新성장동력 찾기 '정중동'

“사업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블루오션(경쟁이 없는 시장)’을 발굴하라”

LG그룹과 계열 분리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지 1년. GS그룹은 지난 1년 동안 홀로서기 기반을 다진 여세를 몰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호, 한화그룹 등과 달리 아직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알짜배기 M&A 인수전에 뛰어들진 않았지만 조용히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

아울러 기존 사업의 내실을 더욱 다지는 동시에 연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가지치기’에도 열심이다.

실제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1월2일 역삼동 GS타워에서 가진 2006년 GS신년모임에서 “올해는 지난해 수립한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 원 GS’비전 달성을 위해 성장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또 허 회장은 “GS브랜드를 자타가 공인하는 밸류 넘버 원으로 육성하고 투명한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는 허 회장이 지난해 GS 계열분리 이후 경영이념과 비전을 수립하고 2010년까지의 구체적인 중기목표를 확정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GS는 지난해 6월30일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 원 GS(Respected & Value No.1 GS)”를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최종 확정, 발표했다.

2010년까지 재계 Top5 진입

GS는 비전달성을 위한 1단계 중장기 목표는 2010년까지 ▦재계 Top 5 위상 확보 ▦미래 성장엔진 확보 ▦ 그룹 선호도 1위 달성.

우선 재계 Top 5는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 단순한 매출 규모가 아닌 이익중심의 질적 성장을 통해 2010년에는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특히 지속적인 잠재 성장성 확보를 위해 2010년까지 신규사업의 매출비중 20% 이상을 달성키로 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목표 때문에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우건설 등 매각기업 인수전에서 GS그룹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GS그룹의 신규사업 윤곽은 기존 사업과 연관된 가지치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재계 판도를 뒤흔들 대형 M&A나 신수종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GS그룹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그룹관계자는 “대우건설 등 대형 M&A 건들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주식시장 활황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 지금으로서는 인수하더라도 메리트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GS는 조심스레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기반 확보 차원에서 해외 현지사업 매출비중도 10% 이상을 달성키로 했다”고 밝혀 해외사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을 예고했다.

실제로 주력기업중 하나인 GS칼텍스는 최근 중국 청도지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주유소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GS는 그러나 함구로 일관하고 있는 신규사업과 달리 기존 사업을 확장하거나 또는 내실을 다지는데는 무척 열심이다.

GS는 비전달성을 위한 원년인 올해 에너지ㆍ유통ㆍ건설 등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 비전을 실현한다는 방침 아래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9,000억원 대비 122%나 늘어난 2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

굵직굵직한 신규 투자들을 보면 ▦GS칼텍스의 중질유 분해시설 및 민자발전회사인 GS EPS의 2호기 발전소 건설 등 에너지 부문에 1조2,000억원 ▦GS리테일의 기존 점포 리뉴얼 및 사업확장과 GS홈쇼핑의 SO투자 등 유통부문에 5,000억원 ▦GS건설 베트남 호치민시 주택사업 및 민자 SOC출자 등에 3,000억원 등이다.

허 회장은 기존 사업의 내실강화를 위해 “무심히 지나쳐 왔던 일들도 더 체계적으로 고민해 보면 개선할 곳을 찾아낼 수 있고, 또한 기존 사업들 안에도 새로운 사업분야에 버금가는 기회가 많이 있다”며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사업구조를 업그레이드시켜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하자”고 역설하고 있다.

이에 따라 GS는 먼저 기존 사업의 내실을 강화, 사업구조를 업그레이드시켜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투명한 조직문화로 기업가치 제고

신규 투자와 함께 GS가 가장 적극적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분야는 원유개발. GS는 에너지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기반 확대를 위해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칼텍스를 중심으로 원유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05년 3월까지 진행한 1기 탐사작업에서 5개의 탐사정 모두에서 양질의 원유를 발견한 바 있는 캄보디아 해상광구에서 현재 2기 탐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2005년 10월 이사회결의를 통해 러시아의 서캄차카 해상광구에 대한 지분참여를 결정하는 등 앞으로도 국내외 주요 석유개발회사들과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성공 확률이 높은 석유탐사 및 개발사업을 발굴,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갈 계획이다.

지주회사인 GS홀딩스도 2005년 3월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광구를 시작으로 예멘 등지로 석유탐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적극적인 광구개발은 허 회장의 의지가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허 회장은 신년사에서 “오늘날 경영환경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지난날에는 경쟁에서 한번 뒤지더라도 회복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다”며 “사업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성장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에너지기업답게 원유개발을 강화, 시너지를 노려야 한다는 것.

GS는 또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2004년 4월 GS퓨얼셀㈜을 통해 1kW급 가정용 연료전지 개발에 성공한 GS칼텍스는 2005년 9월부터 상업화의 전단계인 실증연구에 착수, 현재 성공리에 작업이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정부지원하에 가정용 연료전지 시범보급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GS는 LNG사업에도 적극 투자한다. 지난 2004년 8월 정부로부터 2008년 190만톤 직도입을 승인받은 바 있는 GS칼텍스는 직도입을 통해 확보한 LNG를 여수공장 정유설비 유틸리티 공급용및 GS파워ㆍGS EPS의 전력 생산용 등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LNG 직도입을 위해 LNG터미널 건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유통분야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포함, 신사업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이후 급신장하고 있는 GS이스토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육성, 옥션ㆍG마켓 등이 양분하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차별적 지위를 이룬다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건설분야에서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의 본격 수행을 위한 현지 법인 설립과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투자를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높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고 있는 베트남을 해외 사업의 중심적인 거점으로 삼아 향후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의 확대가 예상되는 도심 재개발 등의 대규모 복합 개발사업의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하여 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GS는 아울러 그룹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GS브랜드 출범 첫해인 지난해 인지도 확보와 친근감 형성에 성공했다고 판단, 출범 2년차인 올해에는 보다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해 본격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그룹관계자는 “ ‘2010년 브랜드가치 Top달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고 브랜드 관리지표를 점검할 것”이라며 “상호와 상표 사용 기준을 확립하고 브랜드 오남용 방지 기준을 설정하는 등 브랜드가치를 보호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GS는 또 출범 2년차인 올해 투명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시스템 정비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조직 구성원간 신뢰 구축과 사회와 더불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투명한 조직문화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

또 기존의 GS건설의 협력업체 멘토제도, GS칼텍스의 역구매제도 등을 전 계열사로 활성화,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계열사별 중소기업 지원책도 견실히 밀고 나가기로 했다.


이규진 서울경제 기자 sk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