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는 현재 야심찬 인도 진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오리사주에 연간 생산량 1,200만톤 규모의 대형 일관제철소를 건설, 현지 철강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확정된 사업 계획에 따르면 우선 1단계로 슬래브 150만톤, 열연코일 250만톤 등 연산 400만톤 규모의 공장을 2010년까지 건설하기로 돼 있다.

1단계 사업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만 총 37억 달러. 이후로도 순차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최종적으로는 생산 규모를 1,20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아울러 제철소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6억톤 규모의 전용 철광석 광산도 함께 개발한다.

세계 철강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로 평가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포스코에게 엄청난 실익을 안겨줄 전망이다. 신흥 4대 경제대국 브릭스(BRICs)에 속하는 인도 철강 시장의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이 포스코에 주는 긍정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91년 개방 경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서서히 체질 개선을 해온 세계 두 번째 인구대국 인도가 중국에 이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선진국과 대등한 기초과학 수준, 우수한 정보기술(IT) 산업 경쟁력, 미국의 정치ㆍ경제적 후원을 지렛대 삼아 감춰진 잠재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

2003년 7.4%, 2004년 9.1%에 이어 2005년 상반기에 10.2%까지 뛴 경제성장률은 인도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미래 전망 역시 낙관적이다.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인도가 2015년부터 2050년까지 연 평균 경제성장률에서 고도 성장 중인 중국을 앞질러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비스업과 더불어 경제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제조업은 최근 10% 안팎의 성장 호조를 띠며 외화 벌이의 선봉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도 재무장관은 최근 “인도가 글로벌 제조업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제예측 기관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0~2025년 사이 인도의 연 평균 외화 보유액은 3,36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코끼리’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세계 각국은 인도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만 보더라도 2001년부터 연 평균 31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견조하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상륙하기 시작한 전자(LG전자, 삼성전자)와 자동차(현대차)를 양대 축으로 삼아 150개 가량의 관련 업체가 현지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과 인도 간 교역 규모도 2000년대 들어 연 평균 24% 성장할 만큼 양국의 경제적 친밀도는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도 시장의 크기나 잠재력에 비해 한국 기업들의 진출은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인도에 투자한 나라 중 투자 규모로는 5위에 해당하지만 몇몇 업종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국한됐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인도에 대한 ‘무지’ 탓이 크다. 경제 시스템이나 문화, 관습 등이 낯선 까닭에 선뜻 도전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막상 진출해도 난관에 봉착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인도 시장에 효과적으로 ‘수출한국’의 깃발을 꽂기 위해서 절실한 것은 바로 향도 역할을 해줄 인도 전문가들의 양성이다.

정부도 친디아(China+India)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도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재계, 관계, 학계, 정계 등에 인도통은 누구인지 그리고 실상은 어떠한지 알아본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