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국내 최초 개설… 교수진 · 커리큘럼 탄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운영 중인 최고경영자과정(AMP)은 1975년 국내 최초로 개설됐다.

3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그동안 이곳을 거쳐간 동문들의 숫자도 3,000여 명에 이른다. 들어올 때부터 CEO였던 사람도 있고 수료한 뒤 CEO가 된 사람도 있다. 그야말로 국내 최대의 ‘CEO 양성소’인 셈이다.

설립 당시부터 고대 최고경영자과정은 많은 CEO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각중 경방 회장,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이상 1기),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상 2기) 등 재계의 원로들이 초창기에 거쳐간 동문들이다.

가장 돋보이는 대목도 역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다. 고대 최고경영자과정은 각종 합동 세미나, 소모임 활동, 해외 연수 등을 통해 단기간에 인맥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학교 측의 자랑이다.

여기에는 선후배 동문들 간의 정기적인 만남에서 다져지는 고대 교우회만의 끈끈한 연대감이 큰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경영대학원 학사지원부 김영규 부장은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가지는 2박3일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동기생들은 교우로 거듭난다. 처음 고대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처럼 이들도 똑같이 교가와 응원가를 함께 배우면서 자연스레 특유의 고대 정신을 익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네트워크와 유대를 중시하는 고대 최고경영자과정의 특징은 몇 가지 독특한 프로그램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버랩(overlap) 강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강의 방식은 재학생들과 바로 직전 기수 선배들이 한 달 동안 함께 수업을 듣는 선후배 합동 강좌다. 이 강좌를 통해 일종의 멘토-멘티 관계를 이룬 선후배들은 자연스레 돈독한 사이가 될 뿐 아니라 학습의 질도 높아진다는 평가다.

과정 중 2차례 실시되는 1박2일짜리 부부합숙 세미나와 매달 한 차례 열리는 부부합동 교양강좌 역시 눈길을 끈다. 재학생의 배우자도 한 가족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배우자들에게는 별도의 이수증도 주어진다.

뿐만 아니라 재학생의 배우자들은 ‘사모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적극적인 사교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재학생 부부의 금실이 한결 더 좋아지는 것은 불문가지.

고대 최고경영자과정은 교수진과 커리큘럼에서도 탄탄한 내공을 자랑한다. 특히 교수들은 선진 경영 이론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겸비한 인사들로만 선별했다. 또한 수강생 1인당 교수의 비율도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아 보다 심도 있는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교수진은 고대 교수들만 70여 명에 달하고 중량급 외부 강사도 40명에 육박한다. 주로 장관급 이상의 인사가 나와 정부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는 조찬 특강도 수강생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커리큘럼은 크게 5개의 범주로 나뉘는데 국내외 경제환경에 대한 거시적 안목과 함께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최신 전략과 기법을 두루 습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눈에 띄는 것은 10여 가지 강좌로 이뤄진 교양 과목이다. 이 과목에서는 기체조, 이미지 메이킹, 행복한 부부생활, 가정 리더십 등 수강생들이 기업 경영을 하면서 자칫 소홀하고 부족해지기 쉬운 부분들을 채워준다.

주요 동문 명단
1기: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김각중 경방 회장, 이장균 전 삼천리 명예회장,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 2기: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 3기: 강민구 유성개발 회장, 김용운 엘칸토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4기: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5기: 구본무 LG그룹 회장. 6기: 강보구 전 삼성전자 회장. 7기: 김찬두 두원그룹 회장, 우대규 한일약품공업 회장. 9기: 노승환 전 마포구청 구청장. 12기: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13기: 원규섭 한국YKK 회장, 정희자 필코리아리미티드 회장. 22기: 이정국 대림대학 학장. 36기: 김동구 금복주 대표이사. 46기: 임성주 애경화학 대표이사. 50기: 강현송 화진화장품 회장, 김기문 로만손 대표이사. 55기: 김진호 한국토지공사 사장.

김영규 부장은 “고대 최고경영자과정의 커리큘럼은 경영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들을 다양하게 익히도록 짜여져 있다”며 “특히 기업 경영과 관련된 학문이나 이론적인 분야 말고도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교양 지식까지 전달하는 것은 고대만의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고대 최고경영자과정은 매 기수 60명 안팎을 모집하는데 지원 자격은 기업체 최고경영자 및 임원, 정부 기관 고위 책임자, 군 장성급 인사, 기타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인사 등으로 제한돼 있다. 평균 경쟁률은 2대 1을 넘는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전체 수강생의 70% 정도는 경제계 인사가 차지하고 나머지 30%는 정관계, 법조계, 학계, 군 등 다른 분야의 리더들로 채워진다. 현재 61기가 과정을 이수하는 중이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