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문가 13인의 한국팀 전망 - '16강 장담' 아드보카트 감독과 엇갈린 전망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라갈 수 있냐고요?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답변하는 겁니까?”

2006 독일월드컵 개막일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승 욕심까지도 거론하며 16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방송사 해설위원들과 전문지 기자 등 축구 전문가들 상당수는 한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의문점을 표시했다.

주간한국이 최근 국내 공중파 및 케이블TV 방송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축구 해설가 및 축구 전문지 기자 13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한 결과 절반 이상(61%)이 ‘16강 진출이 어렵다’거나 ‘대답하기 어렵다. 잘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의외였다.

긍정적인 전망 중에서는 3명(23%)이 한국팀이 최종적으로 16강까지는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16강을 넘어 8강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은 이용수 KBS해설위원 1명뿐이었고 2002년처럼 4강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김대길 KBSSKY 해설위원은 유일하게 한국이 결승까지 올라가 우승까지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들 대부분은 한국이 16강에 오른다면 같이 올라갈 팀으로 프랑스를 꼽았으며 한국이 조2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면에서는 프랑스, 스위스 수준에 못 미치는 편이라고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우승 후보로는 거의 전원이 브라질을 꼽았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도 우승 가능한 후보로 점쳤다.

이들은 특히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기간 무조건적인 강훈련보다는 적절한 체력 비축과 컨디션 조절에 유의하면서 경기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ㆍ세종대 체육학과 교수
"16강서 스페인 만나면 8강 가능"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면 한국이 프랑스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어 H조 1위로 예상되는 스페인과 맞붙으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어 8강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다음 4강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팀은 브라질인데 너무 강적이다. 따라사 4강은 힘들다고 본다.

프랑스는 2002 한일월드컵 때와는 다를 것이다. 비록 지역예선에서 부진을 보였다지만 앞으로 남은 한 달 이상 완벽히 준비된 상태로 대회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실수를 반복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토고도 무시할 만한 팀은 아니지만 한국이 첫 경기에서 이겨 상승세를 탄다면 스위스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독일 이웃 국가인 스위스 관중들이 대거 경기장에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 홈경기와는 다른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다.

이상철 KBS 해설위원ㆍ울산현대 수석코치
"프랑스와 함께 16강 진출할 것"

프랑스와 함께 16강 관문은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만날 스페인이나 브라질과 좋은 경기를 벌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선수 구성이 최고 수준이며 4년 전 실패를 거울 삼아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력상 우리가 이기기 쉬운 팀이 아니다. 프랑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워낙 출중하다.

스위스는 선수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특유의 조직력이 무섭다. 수비면에서 압박은 다른 팀들보다 뛰어나며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팀 전체를 위주로 한 전술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한국팀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토고는 월드컵에 처녀출전하는 팀이다. 좋은 선수가 있긴 하지만 특히 아데바요르를 전담마크 혹은 더블마크하면 승산은 있다. 전체적인 조화면에서는 우리팀이 앞서 있다고 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
"실력 100% 발휘 땐 16강 희망"

몇 강까지는?? 그것은 정말 예단하기 어렵다. 토너먼트의 '외나무 다리' 단판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실력을 100% 발휘한다는 것을 전제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지닌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다면 희망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는 2002년과 같은 강인한 압박을 통해 미드필드에서부터 프랑스의 선수들을 불편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개인기가 뛰어난 프랑스 같은 팀에게 볼점유율을 많이 허용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위기가 찾아온다.

스위스는 이번 월드컵 전체의 '다크호스'가 될 소지가 다분한 팀이다. 다만 요소요소에 포진해 있는 경험많은 베테랑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팀 전체적으로 볼 때는 메이저 국가대항전 경험이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노장 파스칼 추버뷜러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이 다소 약한 편이다. 우리에게 유리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토고는 적어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까지 드러난 그들의 전력으로 보면 16강 진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
"한국 16강 예상은 로또 같은 것"

내 이름을 걸고 예상하라면 정말 모르겠다. 로또 같다. 프랑스가 4년 전 한 골도 못 넣고 탈락했는데 당시 누구라도 예상했겠는가? 어쨌든 토고는 확실히 탈락할 것이다. 한국이 2승1패를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엔 예선탈락에 직면할 수도 있다.

프랑스는 객관적으로 최고 전력이다. 스위스는 젊고 빠른 팀이며 어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 조직력이 강점이다. 하지만 선수 대부분이 챔피언스리그 등 큰 대회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월드컵은 단기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한국은 출전 경험이 많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토고는 네이션스컵 대회가 끝난 이후 특별한 공식경기 없이 월드컵에 임해 조직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급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가 있긴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그에 못 미친다는 점이 우리에게는 다행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
"16강만 가도 엄청난 수확"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다. 예선전이 결코 쉽지 않아 일단 16강에 갈 수만 있다면 성공이라고 본다. 한국은 원정경기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고 한국 축구의 저변 환경을 감안하면 예선 통과만 해도 엄청난 수확이다.

단 16강은 토고를 반드시 이긴다는 전제를 깔고서다. 프랑스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고 스위스는 예상외로 강팀이다. 특히 2002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상대국들이 한국팀을 철저히 분석하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본다. 위상이 올라간 만큼 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력상 열세로 점쳐지는 프랑스, 스위스와의 경기는 수비 중심의 경기 운영을 하다 적은 횟수의 공격으로도 득점할 수 있어야만 승산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어쨌든 한국은 대진 운이 좋은 편이라 토고전에 올인해야만 한다.

김대길 KBSSKY 해설위원
"조 1위 땐 우승 가능성도"

우리도 우승할 수 있다고 봐야 되나? 객관적 전력은 16강 정도지만 우승도 가능할 수 있다. 시차와 현지 경기장 잔디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컨디션 조절을 잘 하느냐가 변수다.

노장이 많은 프랑스는 건재하며 이웃 국가인 독일에서 경기가 열려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이 거의 없을 것이다. 지역예선에서도 공격이 부진한 것일 뿐 실점은 2점에 그칠 정도로 전력이 안정돼 있다.

한국은 토고전을 반드시 이기고 프랑스전에서는 최소한 비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조 1위로 우리가 오른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조 2위가 되면 브라질과 8강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와 같은 승점을 기록하더라도 득실률에서 한국이 높으면 조 1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토고전에서 다득점 전략이 필요하다.

정효웅 MBCESPN 해설위원
"토고 이기면 스위스와 16강"

적어도 16강을 가지 않을까 싶다.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이겨 승점3을 얻는다는 전제하에서다. 무승부이거나 패한다면 16강은 힘들 것이다. 16강은 스위스와 한국이 될 것으로 본다.

스위스는 모든 포지션에서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 슈퍼 스타가 없으면서도 강팀이다. 프랑스는 세대 교체에 실패했기 때문에 결국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실 것으로 보인다. 지단이나 튀랑이 아직도 뛰고 있다는 것이 결코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토고는 아데바요르라는 확실한 선수가 있긴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유럽 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주축이다. 전반적으로 기량이 뛰어나진 않아 한국이 한 수 높다. 하지만 아프리카 팀들이 월드컵 초반엔 종횡무진 뛰며 체력적 우위를 보인 그간의 사례를 고려하면 한국도 경계해야 한다.

장지현 MBC ESPN 해설위원
"객관적 평가로는 조 3위 실력"

한국은 조3위가 유력하다. 1승1무1패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며 운이 따른다면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객관적인 실력을 평가하면 안심하고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16강이 가능은 하지만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16강까지가 한계라고 본다. 확률은 50대 50이다. 물론 심정은 4강이나 우승까지도 가길 바란다.

프랑스는 트레제게, 시세, 사하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근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하는 지단은 동기부여까지 돼 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리그에서 우승권에 접근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것이다.

이번에 일을 저지를 수 있다. 프랑스를 만만히 보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스위스는 프라이가 부상에서 복귀하는 등 공격력이 더 강해질 것 같다. 토고 감독은 스위스팀을, 이번에 새로 영입된 코치는 아드보카트 감독을 워낙 잘 알고 있다는 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김강남 XPORTS 해설위원
"1승 올려도 만족, 16강 어려울 듯"

아드보카트 감독이 16강을 자신한다고 말하는데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감독 입장에서 비록 질 때 지더라도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그렇게 말해야 한다는 점은 십분 이해한다.

우리 팀의 전력이 2002년보다는 노쇠해 있고 그렇다고 세대 교체가 확실히 돼 있는 것도 아니다. 16강엔 조 1위로 스위스, 2위로 프랑스가 올라갈 것으로 본다.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에서 확실하게 믿을 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 박지성, 이영표, 최진철 정도만이 경험많은 선수이고 다른 유럽파 선수들은 최근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한 것이 큰 부담이다.

또 국내파들도 최근 리그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점도 걱정스럽다. 때문에 유럽 정상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1승을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시된다.

송영주 XPORTS 해설위원ㆍ인터넷 사커라인 편집팀장
"스위스전 결과 따라 8강도 가능

16강을 넘어 8강까지도 넘볼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스위스전의 결과에 좌우될 것이다. 프랑스는 아무리 부진하다해도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팀이라 조 1위가 확실하다. 지역 예선에서 부진했어도 중요경기에서 득점할 수 있는 잠재력을 항상 갖고 있다.

한국은 그간 체력면에서 우위에 있는 팀들에게 고전해왔다. 그런 점에서 스위스는 우리에게 부담되는 팀이다. 토고는 그나마 나은 상대지만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이 미드필드진에서 팀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조 1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스타 중심의 선수 구성면에서 출중하고 지난 월드컵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돼 있다. 조직력이 문제된다지만 적어도 수비만큼은 철벽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ㆍ베스트일레븐 취재팀 차장
"변수 많아 16강 장담 못해"

장담할 수 없다. 축구는 워낙 변수가 많아 성적을 예상하기란 어렵다. 부정적으로 보면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보면 8강까지도 기대해본다. 굳이 기대와 희망을 섞어 예상한다면 예선 통과가 51%, 탈락이 49%다. 객관적으로는 결코 쉽지 않다.

한국은 대진 운이 좋은 편이다. 약체로 평가되는 토고와 첫 경기를 치르고 2002년의 경험도 갖고 있다. 1승도 못해본 부담감이 지금은 없고 유럽 명문팀에서 뛰는 선수들도 여럿 있다.

만약 16강에 오를 수 있다면 조 2위를 예상한다. 대신 프랑스가 3승을 하는 것이 우리에겐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2승1패 혹은 1승2무로도 16강에 올라갈 수도 있다.

황선홍 SBS 해설위원ㆍ전남드래곤즈 코치
"16강은 목표일 뿐… 뚜껑 열어봐야"

16강을 예상한다기보다 목표라고나 할까. 우리 대표팀의 독일월드컵 성적은 16강 진출이 첫 번째 목표다. 16강에 오르는 것이 8강, 4강 진출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우선은 16강 진출만 당면과제로 생각한다.

토고는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 복병 중 하나다. 아프리카 축구 특유의 유연성과 개인기가 탁월한 팀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한국이 1승을 올릴 수 있는 제물이다. 이 경기에서 우리 팀은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한 골차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

프랑스는 아트싸커라는 말을 보여줄 정도로 정교하고 창의적인 패스가 일품이고 멤버의 구성 또한 탄탄하다. 요새 주춤거리고 팀 전체가 하향세지만 그래도 톱 레벨이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한다.

스위스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상대하기에는 프랑스나 토고보다 더 까다롭지 않을까. 조직력도 빼어나 우리에게는 매우 어려운 팀이다. 쉽게 득점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3경기 모두 한두 골 차의 피를 말리는 승부가 될 것 같다.

서준형 베스트일레븐 취재팀장
"조 3위 전력, 선전 펼치면 16강"

최악의 경우 조 3위로 예선탈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전한다면 스위스를 꺾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 일단 16강에 오르면 8강은 쉽게 도달할 것 같지만 16강에 오르기가 워낙 쉽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을 보면 한국은 G조에서 3위 수준이다. 프랑스의 앙리는 대표팀에서는 못한다는 얘기를 듣지만 팀 공헌도는 최고다. 골게터이면서도 경기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잘한다.

스위스는 선수 대부분이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오던 팀이라 조직력이 강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한국도 장점은 조직력인데 맞대결에서 뒤져서는 안 된다.

토고는 도깨비팀이지만 감독이 바뀐 후 앞으로 평가전을 통해 조직력이 강화될 것이다. 경기 초반보다 후반에 더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