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TV 사이트 접속, 영화 등 각종 프로그램 시청

‘하나TV, 곰TV, 홈엔TV, 판도라TV, 또 TV포털, 인터넷TV서비스, VOD(주문형 비디오), 거기에다 소TV, 개TV까지···.’

이쯤 되면 “무슨 TV 종류가 그리도 많아?”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TV란 타이틀을 단 다양한 용어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TV를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나아가 그만큼 TV에서 비롯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혁을 예고해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TV용어만큼 종류와 기능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 간다.

“도대체 곰TV가 뭐지?”, “무슨 돈이 그렇게 많길래 연일 곰TV광고가 나오는 거야?” 요즘 TV를 잠깐이라도 시청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자주 TV 화면에 비쳐지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만들어 깊은 인상을 주는 곰TV의 광고는 일단 이름 알리기만으로도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시청 매체 다르지만 하나TV와 서비스 동일

곰TV는 그래텍이라는 엔터테인먼트 벤처기업이 운영하는 인터넷TV 서비스의 브랜드 이름이다.

다름아닌 PC로 ‘곰TV’ 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TV나 영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새로운 종류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다. 누구나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중계 애플리케이션인 ‘곰플레이어’를 PC에 다운로드 받으면 영화나 가요 등 각종 프로그램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곰TV와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하나TV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청 매체가 다르다는 것. 즉 곰TV는 PC로 TV를 보는 것이고 하나TV는 일반TV로 TV시청을 한다. 하지만 둘 다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아무 때나 시청할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곰TV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타이틀은 FOD(Free On Demand), 즉 일부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무료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아무 때나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TV가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의 경우 월 7,000원의 약정료만 내면 무제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하지만 콘텐츠 경쟁에서는 하나TV가 앞서 있다. MBC, SBS, EBS 등 공중파 방송, 소니픽쳐스텔레비전인터내셔날, 월드디즈니 등 50여 개사와 제휴, 2만5,000여 편의 콘텐츠를 미리 확보했다는 것은 하나TV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광고 문구이다. 하나로텔레콤보다 회사 규모가 작은 곰TV는 아무래도 이보다는 못 미치는데 정확한 프로그램 편수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매체가 다르고 콘텐츠도 차별화된다지만 VOD 시청자를 고객으로 삼는다는 데서 그래도 둘은 경쟁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측은 “대상 고객 타깃이 다르다”며 아직까지 각각의 고객이나 회원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상태.

이에 대해 곰TV 최유진 전략기획팀장은 “곰TV는 PC로 TV를 보는 서비스로 PC에 익숙한 10, 20대 연령층이 혼자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개인미디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PC로 TV를 보는 계층이 거실에서 가족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청하는 TV로 옮겨가지는 않는다는 것. 콘텐츠도 영화, 스포츠, 음악, 뉴스, 만화, 연예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곰TV 이용 빈도도 가히 선풍적이다. 최근 하루 곰TV를 클릭한 이용자 수만 최고 340만 명에 달하며 하루 1편 이상의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도 40만 명이나 된다. 비록 중복이나 업그레이드 건수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곰플레이어를 다운로드 받은 누적 건수도 6,000만 건으로 집계될 정도.

프로그램 무료 제공, 수익모델은 광고

엄청난 광고비를 ‘펑펑’ 쓰는 곰TV의 수익모델 역시 광고다. 프로그램을 공짜로 보여주는 대신 프로그램 상영 전후나 중간에 동영상 광고화면이 따라붙는다.

곰TV 홍보대행사인 탑피알의 여수진 대리는 “이미 케이블TV에서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시청하는 광고에 익숙해진 탓인지 곰TV시청자들도 광고에 거부감이 없다”고 전한다.

곰TV는 요즘 다양해진 UCC(User Created Contents, 이용자 생산 컨텐츠) 기반의 개인방송이나 대형 포털의 동영상서비스와도 궤를 달리한다.

이들 인터넷 동영상 포털들은 영화사나 방송사 등과 콘텐츠 제휴를 맺거나 구입해서 네티즌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는 것. 판도라TV는 최근 가장 대표적인 동영상 전문 사이트로 꼽힌다. 또 소TV, 개TV는 곰TV가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느라 광고에서 우스갯거리로 만들어낸 ‘가상의’ TV브랜드명이다.

한편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VOD TV서비스인 하나TV는 KT의 홈엔과도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하나TV가 프로그램을 셋톱박스에서 다운로드 받아 화면을 틀어주는 다운로드(Download) 방식이라면 홈엔은 스트리밍(Streaming) 기술을 사용한다. 서버와 셋톱박스 간에 실시간으로 동영상 신호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방식이다.

콘텐츠의 경우 하나TV가 2만5,000여 편의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홈엔은 이보다 못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IP TV가 본격화되는 등 새롭게 전개될 뉴미디어 TV 시장에서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사업의 성공을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