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잘못된 상식 혹은 오해성격 논란… 많은 돈 모으는 능력과 수익은 별개

“어! 장하성펀드가 우리나라 펀드 아니에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태광그룹 계열사 주식 매집으로 화제를 모은 장하성펀드를 국내 펀드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장하성펀드는 정확히 외국펀드이다. 알려진 바로는 외국인들의 돈으로 해외에서 설립된 외국산 펀드다. 한국인인 장하성 교수가 참여해 펀드 이름도 장하성펀드이니 ‘토종 펀드’로 생각하기 쉬운 탓도 있다. 어쨌든 국내에서 자금을 모아 금융감독기관에 신고하고 등록된 펀드는 아니다.

또 장하성펀드가 사모펀드(PEF)인지 아니면 다른 종류의 펀드인지에 대해서도 구분하기가 명확하지 않다. 굳이 따지자면 아직까지는 헤지펀드에 가깝지 않냐는 평가를 시장에서는 받고 있다.

보통 일반적으로 PEF라면 해당 기업의 M&A와 구조조정까지 염두에 두고 회사 경영에까지 적극 나선다고 볼 때 아직까지 그 단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장하성펀드측도 태광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하성펀드가 왜 그 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모았는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아직까지는 5% 남짓한 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M&A를 노린다거나 구조조정을 위해서라고 얘기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의 감사 선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련 규정을 내세워 감사 선임을 노린 것 아니냐는 소문도 시장에서는 흘러 나온다. 일단 감사 선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CEO(대표이사)나 대주주를 감시하기에 매우 유리해진다.

사모펀드, 즉 PEF의 크기에 대해서도 ‘펀드 규모가 큰 것이 좋지 않냐’고 얘기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또 그렇게 생각하기도 쉽다. 하지만 PEF에 대해서만큼은 특히 펀드 규모와 그 펀드의 수익성과는 직접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펀드의 크기가 아니라 ‘어느 펀드가 운용 능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00억원짜리 펀드가 연 3%의 수익을 거둘 수도 있고 100억원짜리 PEF가 연 9%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이 경우 펀드 규모는 작지만 당연히 100억원짜리가 훨씬 ‘운용을 잘한’ 펀드인 것이다.

때문에 국내 펀드 자금 시장에서 PEF의 약정 자금 규모를 밝히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부 특정 펀드가 운용 능력은 차치하고 ‘우리 PEF에 많은 자금이 몰렸다는 것’만을 시장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모금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점을 내세워 자금을 모으는 홍보 전략으로 삼을 수도 있다.

따라서 특정 PEF가 ‘많은 돈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더라도 그것은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우수한 능력’과는 별개인 셈이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