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닥섬유 원사 개발 이삼용 P&S 코리아 사장섬유교역전서 닥섬유 넥타이·정장 등 선보여… 美·유럽서 수입 주문

우리나라 섬유 기술이 한자리에 모인 2006 대한민국 섬유교역전(PIS 2006, 9월 6~8일)이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 특수한 원료로 만든 첨단 기능성 신소재들이 주목을 받은 가운데 유독 한 부스는 국내외 바이어들과 해외 언론의 방문으로 북적거렸다. 한지의 원료인 닥섬유로 만든 넥타이, 스카프, 가방 등의 엑세서리부터 니트,데님, 정장 등 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대거 공개됐기 때문이다.

닥섬유 제품을 본 일본 바이어는 “일본에서도 종이로 만든 섬유가 선보이고 있지만 제품화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 “닥섬유 개발은 한국이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영국 등에서 온 세계적인 패션잡지 관계자들은 제품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으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닥섬유 제품을 선보인 ㈜P&S 코리아 이삼용(54) 사장은 “닥섬유는 일반 섬유로 만든 옷에 비해 최대 9배까지의 높은 원적외선 방사율로 항균성이 높으며 무게가 가벼울 뿐 아니라 한지의 보온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데 실크와 혼방시 물세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P&S 코리아의 닥섬유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원사이며 닥섬유를 사용한 제품들도 최초로 상용화를 실현한 것”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20여 년을 실크만 생산해온 이 사장이 한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1999년부터.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신라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한지를 접하게 됐는데 천년 가까이 됐음에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그때‘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이라는 말을 실감했는데 한지가 천년이 가는 섬유라더군요. 게다가 흡한속건성(습도조절) 등 한지의 특성이 실크의 특성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소취성(냄새 제거)과 항균성까지 뛰어나 한지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죠.”.

이 사장은 그때부터 닥섬유 개발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전통 수공예가를 찾아가 수작업으로 닥섬유를 만들었다. 당시 방법으로 작업했을 때 가격이 높았지만 2000년에 국내 제지 업체의 협력으로 자동화기기를 활용하면서 한지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사장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사로 한복, 넥타이, 스카프, 와이셔츠 등의 제품을 만들었고 지난해 9월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원주 한지문화재’에서 상용화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후 이 사장은 제품의 다양화를 시도, 청바지와 니트 등을 대량 생산하는 체제를 갖췄다. 경량성, 보온성, 항균소취성 등을 갖춘 친환경 천연소재로 만든 한지 제품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다. ‘PIS 2006’을 전후해 국내외 바이어들의 접촉이 줄을 이었다.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는 각각 100만 달러 가량의 청바지 원단을 주문한 상태이고 독일에서는 의사 가운용으로 18만 달러의 원단을 요청한 상태다.

“내수시장보다 이탈리아 등 유럽의 고급 의류 마켓을 먼저 공략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최근 세계적 원사 회사인 미국의 듀폰사 한국총판 ㈜조현산업과 판매 및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기존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닥섬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최고급 원사를 생산할 예정이다.

“‘식물성 실크’인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계획입니다.”이 사장의 자신에 찬 포부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