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버거 스테이크, 두부 고로케, 땅콩찜두부…풀무원 테이크아웃 두부요리 전문점 '델리 소가' 주부들에 인기

‘비슷비슷한 맛의 두부는 잊어라.’

웰빙족 주부 백은경(31) 씨는 백화점에 올 때마다 식품 매장에 위치한 두부 요리 전문점 ‘델리 소가’를 찾는다. 두부 ‘테이크아웃’ 요리점. 두부도 커피처럼 입맛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두부 버거 스테이크, 유부 주머니 만두, 두부 완자, 두부 해물탕 등···.

백 씨는 “두부 요리의 종류도 다양하고 모양도 예뻐서 먹기에 아까울 정도”라며 “자주 먹다보니 변비도 없어지고 피부가 무척 고와졌다”고 즐거워했다.

웰빙 먹거리인 두부의 변신이 화려하다. 저렴한 반찬거리에서 요리의 개념으로 발전하면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백 씨처럼 건강식과 새로운 문화에 대한 수용이 빠른 젊은 여성들과 주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식문화의 유행 코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이 두부 테이크아웃 요리점에는 하루 평균 150~160명의 고객이 다녀간다. 주말에는 200명 가까이 이를 정도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으깬 두부와 다진 명태살에 한방 데리소스로 깊은 맛을 더한 ‘두부 버거 스테이크’(1인분/ 5,000원)와 담백한 모짜렐라 치즈와 두부의 맛을 조화시킨 두부 고로케(5,000원), 기름기 뺀 유부를 조림간장에 졸인 후 양념한 유부 주머니 만두(6,000원) 등. 이외 콩국에 모시ㆍ황태를 넣은 모시ㆍ황태 쟁개비(6,500원), 두부와 야채 속에 땅콩을 넣어 찐 땅콩찜두부(6,000원), 단호박과 선식을 넣은 단호박콩국(2,000원) 등 메뉴도 약 20 종에 이른다.

풀무원 ‘델리 소가’ 메뉴개발팀 이덕우 대리는 “처음에는 두부 요리라는 게 생소해 신기하게 바라보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입소문을 타고 건강식을 찾으러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저칼로리의 다이어트 식품을 원하는 젊은 여성들이나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을 사러 오는 30, 40대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2004년 12월 국내 처음으로 ‘테이크아웃’ 두부 전문점을 연 풀무원의 델리 소가는 채 2년도 안돼 연 매출 3억5,000만원을 넘어서는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간편하게 먹고, 포장도 해갈 수 있는 ‘건강식’, ‘웰빙식’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부를 재료로 한 가공식품도 주목받고 있다. 면에 두부를 넣어 만든 풀무원의 건강 우동 ‘생가득 두부 우동’(2인분/ 4,200원)은 면을 반죽할 때 몸에 좋은 콩과 필수지방산이 풍부한 두부 우동으로 어린 자녀를 둔 주부 사이에 인기가 많다.

친환경식품 전문점 ‘올가’에서는 유기농 콩 두부로 만든 ‘두부 쿠키’(200g/ 4,000원)를 판매하고 있는데 두부 특유의 고소함이 살아 있으며, 유기농 설탕과 유정란, 무정란 참깨 등으로 만들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아이들 과자를 찾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가 관계자는 “방송에서 화학적 팽창제를 사용한 과자의 유해성 보도가 나간 이후에는 좋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두부 쿠키의 판매가 약 20% 이상 훌쩍 신장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부를 이용한 다양한 신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두부 응용 식품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도넛 전문 업체가 선보인 ‘두부 참깨 링’, 제과전문점이 내놓은 ‘두부 도넛’, 연두부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한 ‘테이크 아웃’ 두부 요리점 등은 이미 두부 제품의 생산을 중지했거나 영업 점포 수를 대폭 줄인 상태다.

지난해 잇따라 두부 관련 제품을 쏟아내던 많은 업체들이 불과 1년 사이 관련 제품 생산을 중단하거나 영업점을 축소한 것. 이 가운데 풀무원이 남아 거의 독보적으로 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두부를 이용한 기능성 제품의 대다수가 이처럼 소비자에게 외면당했을까. 업체 관계자는 “두부라는 소재가 맛의 차별화를 끌어내기에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단종 사유를 설명했다.

두부에 대한 고정관념이 걸림돌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두부 하면 네모 난 두부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기가 어려웠다며 새로운 음식에 대한 배타적 성향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거부감을 깨기 위해선 주요 판매 대상을 분명하게 정하여 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는 게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신개념 제품이라는 것이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상당시간 시간이 소요되지만, 현대인의 건강 중시 풍조와 어울려 향후 성장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