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성분체서 기술 개발 국내 시판 시작… 해외서도 큰 관심섬유질·이소플라본 등 영양소 그대로 유지돼 벌써 인기몰이

소이아트의 기능성 전두부
지난 10월 26일부터 4일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건강박람회 ‘2006 자연건강식품박람회’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대상웰라이프, 풀무원, 유니베라 등 국내 굴지의 건강식품 기업이 참가하고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11개국에서 총 180개 업체가 참여해 370 여 개 부스가 마련된 가운데 한 중소업체의 부스에 연일 400~500명의 관람객이 몰린 것. 부스에 전시된 것은 (주)소이아트(대표 강선주)가 개발한 ‘기능성 전(全)두부’. 나흘 동안 무려 800여 만원 어치의 두부가 팔려나갔다.

‘기능성 전두부’란 영양의 보고인 콩비지를 걸러내지 않고 콩을 통째로 갈아 만들어 식이섬유를 비롯한 콩의 영양 성분을 그대로 담아 ´꿈의 두부´로 불리는 전두부에 인삼, 녹차, 동충하초, 마늘, 당근, 고추 등 기능성을 가미한 두부를 말한다.

기능성 전두부를 개발한 (주)부성분체 강광선 대표는 “관람객들이 처음 대하는 두부인 데다 영양과 건강을 고루 갖춰 큰 호응을 보인 것 같다”면서 “중년과 노인들이 인삼 전두부에 관심을 보인 반면, 젊은 여성들은 녹차ㆍ당근 전두부에 특히 호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기존의 두부는 콩의 66%로만 사용해 만들고 나머지 33%를 비지로 버리지만 전두부는 콩껍질만 제거한 채 만들기 때문에 콩 속에 든 섬유질, 단백질, 이소플라본 등 건강 성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올 5월 건식(乾式) 전두부 제조 기술과 관련한 ‘전지활성 생콩 미세분말의 제조 시스템 및 방법’과 ‘미세분말을 이용한 전두부 제조 시스템 및 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인정받았다

기능성 전두부는 건강박람회에서 대기업들의 관심도 끌어 신세계 백화점은 11월 8일부터 30일까지 본점을 비롯해 영등포, 인천 점에서 순차적으로 기능성 전두부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한미FT의 전두부
강 대표는 내년 일본 식품박람회(JAPAN FOODEX)와 미국 시카고 자연식품박람회, 에너하임 자연건강식품 박람회, 독일 ?렌 식품전 등에 참가할 계획이다. 나아가 동남아 등에도 전두부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모색하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능성 전두부의 우수성을 인정받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최대 대두분말 원료공급 업체인 ㈜발해농원도 옛 발해의 역사무대였던 러시아 연해주에서 재배한 콩을 원료로 ‘발해두 전두부’를 생산하고 있다. ㈜부성분체와 특허기술을 공유, 건식 제조방식을 취한다. 부성분체 자회사인 소이아트가 기능성 전두부에 주력하는 데 반해 발해농원은 순수한 전두부 생산에 비중을 두고 있다. 황교익 대표는 “당분간은 전두부의 지명도를 높이고 두부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 전두부가 자리를 잡게 되면 다양한 전두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에 따르면 장수국가인 일본의 1인당 연간 두부 섭취량은 약 75모로 한국의 30~35모의 두 배에 이른다고 한다. 또 영양과 건강을 고려한 전두부의 소비가 전체 두부 소비 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인 장수지역인 일본 오키나와 주민의 경우 삶은 돼지고기와 두부를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키나와의 두부는 일본 본토의 두부보다 단단한데 각종 영양의 농축판으로 유명하다.

발해농원이 9월 26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신뢰하는 식품연구기관(ACIL)에 전두부의 이소플라본과 올리고당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10월 16일 회신) 두부 100g을 기준으로 할 때 일반 두부에는 이소플라본이 9.69mg 함유된 데 반해 전두부에는 29.47mg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해 유방암, 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의 발생을 억제할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골다공증, 동맥경화증 등 갱년기 장애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을 튼튼하게 하는 올리고당은 두부 100g 중 일반 두부에는 극히 미세하게 들어 있지만 전두부에는 277.07mg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서양 여성의 6분의1에 그치는 이유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제호 교수는 “두부 등 콩 식품을 많이 섭취한 덕분”이라면서 “그러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최근 한국ㆍ일본ㆍ중국에서도 유방암 꾸준히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두부를 건식이 아닌 습식(濕式)으로 제조하는 경우도 있다. 한미약품 관계회사인 ㈜한미FT(대표 조상균)는 올해 7월 5일 세계 최초로 습식 저온 공법의 “콩을 통째로 갈아 만든 전두부 습식 제조기술”로 제1회 신기술인증서(NET마크)를 수상하였다. 습식 제조 기술도 건식 제조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일반 두부와는 달리 비지를 제거하지 않고 콩을 통째로 갈아 만든다.

임용수 마케팅팀장은 “콩 전체를 가용화하기 때문에 각종 영양성분을 100% 섭취할 수 있고 비지(33%)를 폐기하지 않아 콩의 막대한 낭비를 막을 수 있다”며 “기존 두부 제조시 비지를 버림으로 인해 발생되는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

붙였다. 임 팀장은 또 “습식 전두부는 비지 성분에서 기인되는 기포, 조직감, 탄력성 문제 등을 습식저온 가공기술로 해결함으로써 조직이 치밀하고 기포가 없으며, 탄력성이 우수하고 식감이 뛰어나 찌개용, 부침용은 물론 별도의 조리 없이 생(生)으로 바로 먹을 수 있다”고 했다. 한미FT는 앞으로 하루 3만 모씩 생산하는 양을 늘려가면서 여기에 기능성을 강화,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능성 전두부를 대표하는 소이아트도 11월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의 1,100평 부지에 공장을 신설, 하루 5만 모 규모의 전두부 생산 체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미 병원 환자용 건강식과 항공 기내식 등으로 납품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발해농원도 할인매장을 중심으로 판매 규모를 늘려 가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전두부를 습식 전두부와 건식 전두부로 구분하지만, 비지를 다시 가공해 투입하는 형태인 습식 전두부보다는 건식 전두부가 순수 전두부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콩의 건강기능성을 부각한 프리미엄 두부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기능성 면에서 일반 두부는 전두부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 또 일반 두부로는 다양한 기능성 두부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아직 일반 두부 시장에 비해 전두부의 시장 규모는 미미하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과 세계화 가능성 면에서는 매우 낙관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전두부의 전성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