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팬택계열 해외마케팅 본부장 임성재 상무

“팬택에는 숨겨진 비밀 병기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내년도 휴대폰 시장을 지켜봐 주세요.”

팬택계열의 임성재 상무. 팬택의 해외마케팅 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팬택이 최근의 어려움을 딛고 다시 도약할 것”이라고 말머리를 열었다.

팬택은 최근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내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고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칼바람까지 불었다. 이에 대해 임 상무는 “국내에서는 실적이 떨어지면 마치 회사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글로벌 기업들도 그런 매출 부진과 구조조정을 수시로 겪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사실 지난 1, 2년간 휴대폰 매출 부진은 팬택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가 맹위를 떨치고 저가폰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국내 휴대폰 업계 대부분이 상대적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저가폰 시장이 그렇게 커질지는 미처 예상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뒤늦게 뛰어드는 것은 자칫 궤멸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는 것이지요.” 임 상무는 “이제는 시련의 시기가 지나갔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간 단말기 성장을 주도했던 저가폰 시장이 이미 피크를 지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으로의 휴대폰 시장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부쩍 강화될 것입니다.” 그는 특히 휴대폰에 이미 널리 보급된 오디오 기능에 더해 비디오 기술이 혁신적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DMB나 모바일TV같은 것들이 한 예.

오디오나 비디오 등 기술적 측면 말고도 소비자의 감성적 성향도 강화될 것이라는 것도 임 상무가 바라보는 미래 전망이다. 휴대폰이 단순히 통화하는 기기가 아니라 자신의 분신과 같은 소지품이라는 분석이다. 경영학 박사로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교수로도 일한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팬택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감성의 경쟁이 분명하지만 머잖아 또 다시 휴대폰에서 기술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것을 그는 강조한다. 3G폰이 널리 보급되고 모바일TV가 더 확산되는 것이 그런 시점들이다. 팬택은 그런 시대에도 맞춰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당장 팬택은 연말부터 내년 시장을 겨냥, 국내에서 신모델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최근 펼치고 있는 ‘MUST HAVE’광고도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신호탄. S와 U, R 등 3개 모델 시리즈를 잇달아 내놓는데 이들 제품은 슬림 트렌드를 유지하면서 디자인에서도 감성 트렌드를 풍부하게 담아냈다.

S는 모던한 비즈니스용으로, U는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감성형으로, R은 얼리어답터들을 위해 폭넓은 기능을 담은 제품들로 구성된다. 특히 광고에서 ‘MUST HAVE’ 다음 단어는 팬택의 SKY가 돼야 한다는 것이 메시지의 핵심이다.

“팬택만이 지닌 기술과 차별성으로 내년 휴대폰 시장에 싸움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임 상무는 “어려움을 이겨낸 팬택이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시장에 다가서는 것을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