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장선윤 상무- 면세·명품 사업서 업적제주 해비치 호텔 정명이·정윤이 자매- 탁월한 인테리어 감각'장 상무' 마케팅 임원으로 컴백… 면세점 운영 사업자 선정 탈락 아쉬워'정 전무' 설계 단계부터 디자인 등 꼼꼼히 챙겨 현대적 감각의 호텔 완공

“주 업무가 면세점인데 오자 마자 뺏겼단 말이야?”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의 딸 장선윤(36) 마케팅 담당 상무는 최근 부임하자마자 마음이 상했다(?). 다름 아닌 이 지난 7월초 인천공항의 신규 면세점 운영 사업자 선정에서 실질적으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의 면세점 사업 부문은 장선윤 상무가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 10년 전 에 잠시 몸 담았을 때에도 면세점 사업부에서 명품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었다.

장선윤 상무가 공식적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결정된 일이라 장 상무 본인 책임은 아니겠지만 절묘하게도 부임 시기와 교차한다. 장 상무 자신이 애착을 갖고 있을 만한 사업 하나가 부임과 함께 고스란히 사라진 셈이다.

장선윤 상무와 면세점, 명품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지난 3월부터 휴가를 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기 전까지만 해도 장 상무는 롯데백화점 해외명품담당 및 에비뉴엘 총괄 관리직책을 맡고 있었다.

롯데쇼핑의 실세로 주목받던 그녀 자신도 인터뷰에서 “할아버지(신격호 회장)께서 하버드대에 합격했을 때는 별로 기뻐하지 않으셨지만 에비뉴엘을 성공리에 오픈하니 누구보다 기뻐하셨다”라고 곧잘 말했을 정도.

올해 면세점 업계 최대 이슈였던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신라호텔은 대신 기쁨을 안았다. 롯데 애경 DFS 등 기존 사업자 중 DFS가 탈락하고 그 자리를 호텔신라가 꿰찼기 때문이다.

제주 해비치호텔

이번 재입찰에서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2개 사업권을 따냈다.

외견상 신라와 양자의 공동 승리다. 그러나 호텔신라는 롯데에 비해 알짜 사업권이자 황금알로 꼽히는 향수 화장품 사업권을 따냈다. 또한 롯데면세점이 자리하고 있던 공항 내 중앙과 신규 탑승동 등 금싸라기 매장이 신라호텔에게 그대로 넘겨졌다.

신라호텔은 낙찰가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신라호텔의 면세점 전체 매장 면적 대비 평당 낙찰가는 호텔롯데의 절반에 불과하다. 때문에 낙찰가, 사업품목, 매장면적 등 실속 면에서 이번 입찰은 신라호텔의 압승으로 평가된다. 신라호텔은 2008년 3월1일부터 2013년 2월28일까지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롯데로서는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다. 이부진 상무 등 신라호텔 등 고위 경영진들은 일찌감치 직접 나서 인천공항 면세점 유치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부진 신라호텔 상무와 장선윤 상무.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사적으론 친자매 이상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선윤 상무가 새로이 에 둥지를 틀게 됨으로써 앞으로는 동종업계 라이벌 관계도 돼 버린 셈. 때문에 호텔가에서는 사석에서도 수시로 만날 만큼 가까운 두 사람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장선윤 상무가 호텔에 컴백한 케이스라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명이, 정윤이 자매는 호텔 경영에 새롭게 뛰어든 ‘신참’격에 해당된다. 정몽구 회장의 2녀와 3녀인 두 사람은 언니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동생들이다.

정명이, 정윤이 두 사람이 호텔 내외에서 불리는 호칭은 ‘전무’. 하지만 이는 존칭으로 통용되는 직책일 뿐 두 사람 모두 호텔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다.

특히 언니인 정명이 전무는 올 초 오픈한 의 기획과 공사 등 전 분야에 걸쳐 커다란 관심과 정성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사 중에도 여러 차례 현장을 찾는 모습이 목격됐고 오픈 즈음에는 빈번하게 호텔을 다녀갔을 만큼 직원들과도 호흡을 함께 했다.

롯데호텔

호텔의 인테리어나 디자인 장식 등의 분야에서 정명이 전무의 역할이 컸다고 호텔측에서도 밝히고 있다. 호텔 내 벽에 걸린 미술품을 선택하고 소품이나 장식품을 고르는 데 정 전무의 안목과 손길이 적잖이 배어 있다는 것.

공식 직책이 없는 것처럼 두 사람 모두 호텔의 경영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호텔의 업무를 지원하는데 있어서는 팔을 걷어 붙일 정도라고 호텔 관계자들은 전한다. 광고 마케팅이나 촬영, 행사,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적잖이 도움을 받을만한 조언을 해주거나 아이템 등을 소개시켜 주는데도 적극적이라는 평이다.

정명이 정윤이 두 자매가 직접 챙기며 호텔에 기울인 정성도 호텔 내외에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5월 제주 표선에 개관한 해비치호텔은 색다른 현대적 디자인과 시설을 갖춘 호텔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를 잘 안다는 사람들에게도 다소는 낯설은 제주의 동부인 표선 지역에 자리해 인위적이지 않은 제주도적인 풍치를 그대로 보여 준다.

호텔의 디자인 전 설계 단계부터 정명이 전무는 직접 업무를 챙기는 등 기획 작업에 참여해 왔다. 다른 호텔과는 다른 규모와 컨셉트로 꾸며진 로비나 객실, 레스토랑 등도 상당 부분 정명이 전무의 안목과 취향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것이 호텔가의 평.

외국의 대형 오페라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총 1,600여 평에 이르는 호텔 로비는 국내 최대 면적의 호텔 아트리움 양식으로 지상층 로비에서 최상층인 8층까지 시원스레 열려 있는 구조를 지녔다.

낮에는 자연 태양 광이 로비 구석구석 세심하게 꾸며 놓은 정원을 비추고,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을 한 투명 전망 엘리베이터가 고객을 객실까지 안내한다.

242개의 디럭스 룸과 46개의 스위트 룸으로 이뤄진 288개의 객실은 가장 작은 객실의 크기가 14.2평으로 국내 최고로 넓은 수준이다. 전체 객실의 70%가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도 특히 신경 쓴 부분.

Pillow-top공법(독립 스프링에 라텍스 패드가 추가 삽입됨)으로 주문 제작된 객실 침대는 킹 사이즈(210cm x 210cm) 침대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일반 싱글 침대 크기도 일반 더블 침대 사이즈와 맘먹는 넉넉한 크기로 트윈 객실에서 4인 가족이 함께 투숙할 수 있도록 기존 호텔들보다 크게 차별화시켰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