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부' 전여옥·'정책통' 전재희 등 막강 포진… 진수희·박찬숙·김애실·박순자 등도 적극 나서문희 여성단장 전국에 탄탄한 네트워크 꾸려… 김영선 특보단장·이혜훈 의원 등 특급 도우미

지난 4ㆍ25 재보선 직후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 간에는 ‘전의 전쟁’이 치열했다.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여옥 최고위원과 전재희 정책위원장을 붙잡기 위한 양 진영의 총성없는 전쟁이 진행된 것.

전여옥 의원은 당 안팎에서 ‘독설가ㆍ원칙주의자`로 각인될 만큼 탁월한 전투력을 갖췄고 전재희 의원 역시 자타가 인정하는 정책통으로 당에서 신망이 높아 두 의원의 거취는 이ㆍ박 진영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과는 이 전 시장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재희 의원이 지난 5월 말 이 전 시장 측에 합류한데 이어 전여옥 의원이 7월 12일 이 전 시장 지지를 공식 선언한 것. 특히 전여옥 의원은 그동안 박 전 대표 사람으로 분류되어 온 터라 박 전 대표 측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현재 두 ‘전’의원은 이 전 시장 선대위 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과 같은 ‘여(女) 전사’는 이명박ㆍ박근혜 캠프에 두루 있다. 여성정책에서부터 여성조직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양 진영이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인 결과다.

이명박 캠프에는 진수희ㆍ박찬숙ㆍ김애실ㆍ박순자ㆍ김희정ㆍ이계경 의원 등이 포진해 있고 여성위원회 이경숙ㆍ김금래ㆍ강현희 트리오는 모두 당 여성국장 출신으로 여성 당원 및 조직을 확대하는데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그 중 진수희 의원은 정책통에서 대변인으로 변신, 최전방에서 공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캠프가 필요로 할 땐 자기 몸을 사리지 않으면서도 논리적으로 상대편을 설득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전재희 의원은 당 정책위원장 출신답게 고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종합부동산세 폐지 논란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 전 시장이 기존 조세개혁 방안에서 한발 물러나 종합부동산세를 현행대로 유지하도록 해,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전여옥 의원은 주변에서 “전면에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지만 캠프의 공보ㆍ인터넷 분야를 맡아 조용히(?) 이 전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전 의원은 “본선에서는 다른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경선까지는 이 전시장이 정권교체의 적임자라는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죠.”라고 말한다.

이명박 캠프- 전여옥(왼쪽), 박순자(가운데), 박찬숙(오른쪽)

전 의원은 “90%의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고민하고 내일이 불안한 힘겨운 시대에는 이 전 시장 같은 ‘일꾼’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외 앵커 출신인 박찬숙 의원은 TV토론 대책본부장을 맡아 이 전 시장의 홍보력을 강화하고 있고, 경제통인 김애실 의원은 정책 자문을 맡고 있다. 박순자ㆍ이계경 의원은 각각 당 여성조직과 직능조직을, 김희정 의원은 젊은층 여성 조직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캠프 메시지팀의 이진영ㆍ김윤경씨는 이 전 시장이 “이 두 사람은 나머지 남자들 다 하고도 안 바꾼다”고 할 정도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이 전 시장의 강연과 회견ㆍ인터뷰에 담기는 모든 메시지는 두 사람의 손끝에서 정리된다.

이씨는 LK뱅크, 김&장 로펌에서 근무하다 서울시장 선거 때 합류한 뒤 4년간 시장 비서로 일했고, 김씨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 중 2005년 시장 비서실로 옮겨 근무하다 이 전 시장이 퇴임하면서 함께 서울시를 나와 이 전시장을 돕고 있다. 캠프에서는“헌신적이고, 이 전 시장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평가다.

박근혜 캠프에선 김영선ㆍ이혜훈ㆍ문희ㆍ송영선ㆍ안명옥 의원 등이 최전방에 나서 있고 당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그 중 문희 의원은 박 전 대표와 30년 넘는 인연에다 마당발 여성조직으로 캠프에서 부드럽고 강한 여전사로 통한다.

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1970년대 ‘구국봉사단’총재이던 시절 조직국장을 맡아 인연을 맺은 뒤 일관되게 박 전 대표를 지원했다.

박근혜 캠프-문희(왼쪽), 김영선(가운데), 송영선(오른쪽)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 여성단장을 맡고 있는 문 의원은 특히 전국 여성단체에 대한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지난 7월 3일에는 이ㆍ박 양 캠프 처음으로 54개 여성단체들이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 의원은 “회원수가 많거나 규모가 큰 여성단체들은 대개 박 전 대표 지지그룹”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3선의 김영선 의원은 캠프 특보단장을 맡아 ‘박근혜 분신론’을 내세우며 여성ㆍ직능단체 리더들과 전문가 그룹을 확대하고 있다.전문 역량을 갖춘 특보단을 구성, 정책과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경선에 대비해 지역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박 전 대표가 열세인 젊은층과 호남 지역에 공을 들여 7월 초 부산경남지역 총학생회장 출신들과 광주의 의인 고 홍남순 변호사의 아들 홍기섭씨 등이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혜훈 의원은 캠프 대변인으로 이 전 시장측 뿐만 아니라 여권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박 캠프를 대표해 각종 토론회에 나가거나 언론 취재에 응하는 역할도 한다. 캠프에서는 “실력만 갖춘 게 아니라 조직이 원하면 기꺼이 자기 몸을 내던져 전투를 벌이는 게 강점”이라며 “박 전 대표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고 평한다.

그외 여군 사단장을 지낸 김옥이 당 상임전국위원이 여성분과 위원장은 맡고 있으며 김윤덕 전 정무장관, 김정숙 전 의원, 은방희 전 여성단체협의회(여협) 회장 등이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다.

● 이명박-박근혜의 라이벌 '여전사' 진수희-이혜훈
한솥밥 동지가 지금은 적으로
한나라당 싱크탱크 '여의도 연구소' 출신

한나라당 이명박ㆍ박근혜 캠프에는 눈길을 끄는 두 여전사가 있다. 이 전시장 측의 진수희 의원과 박 전 대표 측의 이혜훈 의원이다.

두 사람은 양 캠프를 대표하는 여성의원으로 강한 목소리와 적절한 대응으로 남자 의원들을 능가한다는 평에다 의정활동, 당에서의 위치 등이 자주 비교된다.

진수희-이혜훈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여연) 출신으로 이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여연 부소장을 맡다 올 초 박 전 대표 캠프에 참여하면서 물러났다. 진 의원은 여연 선임연구위원을 지냈으며 이재오 전 원내대표와의 인연으로 지난해 7월 이 전 시장 캠프에 합류했다.

두 의원은 해외박사 이력을 가진 전문가로 이 의원은 미국 유학시절 남편(연세대 경제학과 김영세 교수)을 만나 아들 셋을 키우면서 공부, UCLA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진 의원은 KDI연구원 시절 남편(한양대 경제학과 김재원 교수)을 만나 두 차례 유학을 떠난 끝에 미 일리노이대에서 사회학 박사가 됐다.

두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장돌뱅이' 발언을 놓고 직접 공방을 벌였는가 하면 상대 진영과 청와대ㆍ범여권 인사들의 고소ㆍ고발 사건에 시달리기도 한다.

비례대표인 진 의원이 이 의원의 지역구인 서초 갑에 살고 있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 전 시장이 경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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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