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중 극동러시아개발주식회사 대표 "에너지가 경협 걸림돌… 해주항은 공단 부적합"

지난 8월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 사실이 발표된 이후 장석중(57) 극동러시아개발주식회사 대표가 연일 상종가다.

올 초 북한을 방문한 이해찬 전 총리, 김혁규 의원 등이 남북경협 방안으로 내놓은 프로젝트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주요 의제 중 상당 부분의 ‘원작자’가 바로 장씨이기 때문이다.

장씨는 1990년대 초부터 대북사업을 하면서 남ㆍ북ㆍ러 3국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그랜드 디자인’을 구상했고, 김영삼ㆍ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내로라 하는 인사들에게 그 요약본은 필독서였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처음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도 장씨의 역량 때문이다. 장씨는 2차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와 걱정을 나타냈다.

-2차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으로 간다는 전제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앞으로 남북간에 국방, 외교 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NLL(북방한계선)은 상징적인 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NLL과 남북경협이 가장 큰 의제가 될 것으로 본다.”

-북핵 문제는.

“북한에게 핵 문제의 상대는 미국이다. 그리고 북미 간에는 이미 북핵에 대해 조율이 끝났다. 남북 정상은 북핵에 대해 의례적인 언급에 그칠 것이다.”

-남북경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다. 남북경협이 활성화하려면 에너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에너지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에너지의 어려움 없이, 북측의 간섭도 받지 않으면서 경협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강하구언 프로젝트와 남북접경지대(38 접경지대)에서의 경협을 주장해왔다.”

-한강하구언 개발과 38접경지대 경협의 핵심은 무엇인가.

“개성공단은 취지는 좋으나 에너지 공급, 북한의 간섭, 절차의 복잡함 등 비경제적인 요소가 너무 많다. 내 프로젝트는 지정학적으로 그런 어려움이 없고 효과는 최대화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를 개입시킨 것은 남북한 갈등의 완충역할을 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TKR(한반도종단철도)-TSR(시베리아횡단철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여권에서 주장하는 해주경제단지, 황해경제권을 평한다면.

“북한에서 해주가 차지하는 입지나 위치를 제대로 알고 그런 말을 하는지 묻고 싶다. 해주는 군사도시이고 공업용수 부족에다 인력 등 여러 문제가 있어 공업단지로는 부적합하다.

남포 대체항으로서의 해주항의 가치는 매우 크지만 해주보다 나은 공업단지는 얼마든지 있다.”

-이명박 후보의 '노들섬 프로젝트'는 어떤가.

“포인트는 잘 잡았으나 내용이 부실하다. 현장을 잘 모르고 기획한 것 같다. 공단이 들어설 자리의 지정학적 특성이 어떠하며 밀물과 썰물 때 지형이 어떻게 변하는지 안다면 그렇게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북한에 대한 고려나 남한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변화는, 통일에 대한 전망은.

“이번 정상회담의 포인트는 남북경협과 NLL이다. 오히려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수교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것이다. 통일은 서로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바라지 않는다고 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경제 및 사회, 국제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된다. 통일의 파열음을 없애려면 남과 북이 정권을 유지하면서 수준을 맞춰가야 한다. 경제통일부터 이뤄야 한다.”

-김정일 후계에 대해 견해가 갈리는데.

“김정일 아들 중 누가 승계할 것인가에 대해 경마식으로 보도하는데 아들이 승계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북한 인민의 의식이 변했다. 시대흐름에 따라 3권의 수장이 권력의 중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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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