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사건 핵…심 4가지 쟁점 집중 분석공방 재현만으로도 MB에게 큰 악재… 의혹 증폭되면 치명타

지난 2000년 이명박 후보의 TV 인터뷰때 화면에 잡힌 김경준 전 BBK 대표/ MBC 자료화면.(윗)

김경준 씨 사건을 다루고 있는 미LA연방법원과 김경준 씨(원내). (아래)

BBK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BBK 사건은 1999~2000년 사이, 투자자문사인 BBK가 주식시세를 조작해 5, 000여 명의 소액투자자들에게 600억 원 가량에 피해를 입힌 사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관련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한달여 남은 대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 후보는 김씨의 귀국과 BBK 사건 공방 만으로도 타격이 예상되고 심각한 ‘의혹’으로 증폭될 경우엔 대선정국이 요동칠 수 있다. 이 후보가 BBK 고비를 무사히 넘기면 대세론이 탄력을 받겠지만 거꾸로 치명상을 입게 되면 후보교체론도 배제할 수 없다. 김경준 불씨가 대선의 마지막 ‘뇌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준 씨의 귀국과 함께 BBK 사건의 뇌관은 이미 점화됐다. 과연 어느 정도의 폭발력으로 대선정국을 흔들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경준 씨의 귀국과 함께 점화된 bbk 사건은 1999년 4월 김씨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자산운용회사인 ‘BBK’를 설립하고, 그해 10월 서울에 ‘BBK 한국지사’를 두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2000년 2월 이명박 후보와 함께 자금 수탁회사인 ‘LKe뱅크‘를 설립키로 합의했고, 이 후보가 자신의 투자분담금 30억원을 납부, 김씨와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2001년 3월 BBK 펀드운용보고서 위변조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되면서 김씨와 이 후보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고 금감원은 같은 해 4월 BBK의 등록을 취소했다.

김씨는 그런 과정에서 2001년 1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BBK를 통해 ‘광은창투’를 인수, 이름을 ‘뉴비전캐피탈’로 변경한 뒤 4월에는 ‘옵셔널벤처스’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이른바 BBK 사건은 투자를 유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후보가 김씨와 사업을 진행하던 1999년 11월부터 2000년 상반기 사이 삼성생명이 100억원, ㈜심택이 50억원, 이 후보의 큰형과 처남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옛 ‘대부기공’)가 190억원을 투자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

결국 삼성생명과 ㈜심택은 투자금을 받아냈지만 ㈜다스는 190억원 중 50억원만 되돌려 받았고, 이 후보는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러자 ㈜다스와 이 후보 측은 2003년 5월 김씨를 상대로 회사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미국 검찰에 고소했다.

한편 김씨는 2001년 옵셔널벤처스를 통해 발행주식을 늘리면서 주가조작으로 600여 억원을 챙겼으며, 외국계 유령회사를 설립해 투자하는 수법으로 횡령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5,200명에 이르는 개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고, 김씨는 2001년 12월 384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주했다

2004년 2월, 정부는 미국 법무부에 김씨의 체포와 범인 인도를 요청했고 김씨는 그해 5월 체포돼 수감됐다. 그에겐 증권거래법 위반, 공금횡령, 자금세탁, 공ㆍ사문서 위조 등 4가지 혐의가 걸려 있다.

BBK 사건의 논란은 크게 BBK의 실제 주인이 누구이며,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는냐에 모아진다. 덧붙여 이 후보와 김씨의 관련 여부도 쟁점 사안이다.

1. BBK의실제 주인은 누구일까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 MB연대가 BBK김경준, 병풍김대업, 김유찬의 신3김 두더지 잡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BBK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제 주인인가 하는 점이다. 만일 이 후보가 BBK의 실제 주인이라면 김경준 씨의 주가조작과 횡령이 이뤄진 옵셔널벤처스의 전신이 BBK라는 점에서 이 후보는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셈이다.

무엇보다 이 후보가 후보직을 걸면서까지 “BBK 주식은 단 한 주도 갖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 거짓말로 드러나게 돼 대선 국면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이 후보 측은 BBK가 99년 4월에 설립한 회사로 이 후보가 김경준 씨를 만나기 전의 일이며, 회사 이름도 최초 이사인 오영식(Bobby), 이보라(Bora, 김경준의 처), 김경준(KyungJoon) 3인의 이니셜을 따온 것으로 BBK는 실질적으로 김경준씨 1인 회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합신당은 이 후보와 김경준 씨가 공동대표를 지냈던 LKe뱅크가 BBK의 모회사인 점은 BBK 운영을 이 후보가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봉주 의원이 공개한 하나은행 내부 문건에 BBK가 이명박 후보 소유인 LKe뱅크의 100% 자회사라고 명기된 것은 이 후보가 BBK의 실제 주인이란 명백한 증거라는 것이다.

또 계약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이른바 풋옵션 계약서에 이명박 후보의 자필사인과 도장이 찍혀 있는 것도 이 후보가 BBK의 실소유자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후보 스스로가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BBK의 주인”이라고 밝힌 것이나 BBK에 50억원을 투자한 ㈜심택이 이 후보가 “내가 BBK의 대주주다”라고 한 말을 믿었다는 말들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이 후보 측은 LKe뱅크는 자기사업(인터넷 기반 자산관리)을 사업한 사실이 없으며 본래 LKe뱅크는 BBK의 펀드 투자자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정봉주 의원이 공개한 하나은행 문건은 내부 문건에 불과하고 김경준 씨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잘못된 보고서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금융감독원 자료에는 김경준 씨가 직접 자신이 BBK의 실소유주라고 자백한 사실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언론에 보도된 이 후보의 BBK 언급은 상당 부분 과장됐거나 오보라고 말한다. 이 후보가 심택측에 “대주주”라고 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2. 다스의 BBK 투자금은 이명박 자금인가

통합신당은 이명박 후보의 친형과 처남이 운영하는 ㈜다스(옛 대부기공)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 자금의 실제 주인이 이 후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특히 이 후보의 문제가 된 도곡동 땅을 매각한 대금이 다스를 통해 BBK에 유입됐다는 것이다.

신당은 이 후보와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사실상 다스를 개인회사처럼 소유ㆍ관리해 왔다는 주장을 편다. 따라서 다스가 BBK에 투자한 것도 이 후보의 지시에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스는 김유찬 전 이명박 후보 비서가 1996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대부기공(현 다스)이 선거자금을 공급하고 선거운동자금을 끌어 쓴 회사로 국정감사장에서 폭로했고, 2002년 서울시장 당선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신 모씨가 다스에서 월급을 받았던 전례 등이 다스와 이 후보의 밀접한 관계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통합신당 서혜석 의원은 다스의 투자 시점을 보면 190억원이 어디서 나왔는지 짚히는 데가 있다며 이 후보와의 관련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다스가 BBK에 투자한 것은 수익을 기대하며 자발적으로 한 것이며 이 후보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한편, BBK 사건을 전담할 검찰 특수부나 이번 주에 국내로 송환될 김경준 씨가 다스의 190억원의 실체를 밝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스와 이 후보와의 관계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 이명박 후보 주가조작에 관여했나

신당은 이명박 후보가 BBK의 주인이 아니더라도 주가 조작에 개입한 정황이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이 후보와 김경준 씨가 LKe뱅크를 통해 동업을 한 사이라는 점은 그러한 개연성을 높여준다는 주장이다.

서혜석 의원은 “김경준 씨는 언론을 통해 (이 후보와)모종의 합의서가 있다는 건을 여러 차례 비췄다”면서 “계좌추적을 하면 BBK, LKe 뱅크와 관련되 수상쩍은 회사들이 나오는데 이 후보와 가까운 회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당은 특히 이 후보가 대표이사로 있던 LKe뱅크의 계좌가 주가 조작에 동원된 사항을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정봉주 의원은 BBK가요 실질적으로 주가조작을 한 것은 2000년 12월서부터인데 BBK 돈이 옵셔널벤처스로 넘어가서 그것으로 주가조작을 했다고 주장한다. 박영선 의원도 주가조작사건은 2000년 12월부터이며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의 관계가 단절된 것은 이듬해 4월 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주가조작은 김경준 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범죄일 뿐이며 이 후보는 주가조작이 일어나기 전에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 반박한다. 홍준표 당 클린정치원회 위원장은 “BBK 사건은 김경준이 BBK와는 별개로 인수한 옵셔널벤처스의 회사공금 횡령사건”이라며 “주가조작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면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손해를 본 피해자”라며 “김경준의 단독범행 사실은 연방법원 판결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4. '돈세탁 의혹'에 대한 엇갈린 주장들

대통합민주신당 당직자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BBK 주가조작사건과 관련, 이명박 후보가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송환 저지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신당은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 뿐만 아니라 ‘돈 세탁’을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후보가 대표로 있던 LKe뱅크가 150억원을 투자한 MAF펀드에서 Am파파스로 돈을 송금하고 Am파파스가 LKe뱅크 지분을 매입한 정황이 돈세탁에 해당한다는 것.

특히 이 후보 측 미국 변호사가 김경준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소장에 ‘LKe뱅크의

MA펀드에 대한 투자는 이사회 의결을 거려 이루어 진 것이고 LKe뱅크의 자본금이 투입되었다“고 적시된 것은 이 후보 측이 LKe뱅크와 MAF펀드의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박영선 의원은 “LKe뱅크는 이명박,ㆍ김경준의 약자이고 MAF회사로 자본금이 넘어가는데 이사회 의결을 거쳤는데 이사회는 이명박,ㆍ김경준ㆍ김백준 3인만이 있다”며 이 후보의 돈 세탁 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LKe뱅크는 MAF라는 펀드에 가입한 것일 뿐 운용권을 갖지 않았다”며 “MAF는 김경준 씨와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 등이 주도한 펀드였다”면서 이 후보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MAF펀드는 자금을 분리, 관리하기 위해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LKe뱅크가 MAF펀드 주식과 전환사채를 매수했더라도 펀드 지배권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펀드자금을 횡령한 것은 펀드 수탁회사 역할까지 한 김경준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 '김경준의 총부리는 어디를 겨눌까'

BBK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 씨가 국내로 송환되면서 그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명박 후보를 향한 ‘무기’의 폭발력에 따라 이 후보는 물론, 대선 정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씨는 크게 두가지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해진다.첫째, 자신을 주가조작, 여권위조, 공금횡령 등 파렴치범으로 몬 이 후보를 정면으로 되받아치고, 둘째, 이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힌다는 것이다.

우선 김씨는 자신을 파렴치범으로 낙인 찍은 이 후보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는 것. 예컨대 여권 위조를 통해 단독으로 주가조작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주장에 대해 이 후보도 그러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을 물증을 통해 밝힌다는 전언이다. 김씨가 설립한 유령회사들에 대해서도 이 후보가 일정 부분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힐 것이라는 소문도 뒤따른다.

다음으로 김씨는 특히 주가조작에 이 후보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을 증명하는제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 ㈜다스의 190억 투자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씨는 “주가조작이든 공금횡령이든 종자돈이 있어야 하는데 이 후보가 그 돈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 더욱이 실체도 없고 사라질 상황에 있던 BBK에 이은 LKe뱅크에 190억원을 제공한 것은 주가조작을 부추긴 것으로 그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끝으로 김씨는 누나인 에리카 김을 통해 이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몇가지 ‘무기’를 소지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 중의 하나가 미국에 소재한다는 이 후보의 부동산과 관련된 것이라는 소문이다.

이에대해 이 후보측은 올 초 미국 사립탐정을 통해 그러한 소문을 모두 추적했다며 김씨의 국내 송환이 대세론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김씨의 창이 이 후보의 방패를 넘어설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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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