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현대그룹과 관계 주목…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 중 경제계 실력자 많아

30대에 대기업 사장을 역임하는 등 샐러리맨 신화를 창조하며 살아온 ‘CEO 대통령’ 이명박 당선자는 그만큼 경제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놓았다.

아울러 사립 명문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덕분에 짱짱한 동문 경제인들도 주변에 대거 포진해 있다. 자신의 노력과 학맥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화려한 ‘경제 인맥’을 만들어 온 셈이다.

우선 범 현대그룹과 관련된 인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당선자의 성공신화는 대부분 ‘현대맨’ 시절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인물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다. 정 고문은 대선 막판에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 이 당선자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대선 승리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정 고문이 이 당선자와 손을 잡은 것은 또 다른 상징성을 가진다. 이 당선자는 1992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자신을 키워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다른 정치노선을 선택했다. 이 일로 인해 그 동안 이 당선자와 현대가(家)는 소원하고 냉랭한 관계로 흘렀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정 고문이 화해의 사절을 자청함으로써 이 당선자와 현대가의 인연은 다시 부활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을 필두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고 정주영 회장의 직계 후손 및 친인척 기업 총수들이 자연스레 이 당선자와 돈독한 관계를 복원할 전망이다.

현대그룹 전문경영인 출신 인사들도 이 당선자의 든든한 경제계 인맥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현대건설 출신의 이내흔 현대통신 회장, 박세용 전 INI스틸 회장, 심현영 전 현대산업개발 회장, 이춘림 전 현대건설 회장 등은 이 당선자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박정인 현대기아차 부회장, 윤명중 전 현대하이스코 회장,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강명구 전 현대택배 회장, 박종섭 전 현대전자 사장 등도 이 당선자와 친분이 두텁다.

이 당선자와 같은 고려대 61학번 모임인 ‘61회’에도 경제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같은 경영학과 출신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은 오래 전부터 이 당선자와 돈독한 우애를 나눠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김 회장이 차기 정부의 금융정책에 일정한 조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장경작 롯데호텔 사장도 경영학과 동기로서 이 당선자와 절친한 사이다.

동기는 아니지만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김인 삼성SDS 사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김갑렬 GS건설 사장, 김우평 SK증권 사장 등도 경영학과 인맥이다.

경영학과의 울타리를 벗어나도 이 당선자와 학맥으로 맺어지는 고대 출신 경제인은 꽤 많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고대 출신의 대표적인 젊은 재벌 총수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등도 고대를 졸업했다. 이 당선자가 졸업한 동지상고 출신 경제인 중에는 이휴원 신한은행 부행장과 장지활 SC제일은행 상무 등이 눈에 띈다.

이 당선자의 혼맥으로 연결되는 재계 인사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셋째 딸 수연 씨의 남편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큰아버지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다. 이 당선자의 사돈인 범 효성가가 이명박 정권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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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