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클럽'가입 등 외형은 크게 성장… 미흡한 기초과학 발전에 총력

한국 우주개발정책을 주도하는 과기부의 2008년은 특히 각별하다. 우주강국을 향한 희망과 부담이 교차한다. 과기부 김창우 우주기술심의관을 만나 국내 우주기술의 현주소와 전망을 들어보았다.

_국가적 중대사를 준비하는 책임자로서 올해를 맞는 소감이 남다를 듯 하다.

“그렇다. 우리 민족의 우주개발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이정표가 될 중대한 이벤트가 올해에 세 차례나 벌어진다. 차질없는 임무수행과 성공을 위해 책임이 막중함과 동시에 자긍심을 느낀다. 그러나 한편으론 부담감도 적지 않다. 자력 발사 성공률이 우주선진국들의 경우에도 27.6%에 불과하다. 과학기술개발에는 항상 실패의 위험부담이 있다. 자력 발사 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긍정적이고 긴 시각으로 국민들이 바라봐주었으면 한다. 물론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_우주개발에 대한 과기부의 움직임에 종전과는 또 다른, 훨씬 강도 높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우주기술도 이젠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가 연결된 ‘전략적 기술’라는 면에서 더 이상 우리도 경쟁대열에서 빠지거나 뒤처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차원에서 실제로 아주 강력한 의지를 갖고 관련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_소형위성기술의 경우 한국은 세계우주경쟁국들 가운데 현재 얼마나 경쟁력이 있나.

“위성체쪽은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있다. 벤처기업인 새트랙아이의 경우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터키 등 외국에 오히려 위성과 부품, 탑재체 제작을 수주받아 수출할 정도다. 그러나 발사체 분야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개발 경험도 없고, 올해 러시아의 도움으로 처음 발사해보는 정도라 안정화 단계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듯 하다.”

_우리 우주기술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데 가장 필요하고도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외형적으로는 아리랑2호 발사로 세계 7번째의 고해상도 국가가 됐고, 올 연말 자력 발사에 성공하면 ‘스페이스클럽’에 들어가는 등 외형적인 면모는 있지만, 기초원천기술이 아직 가장 부족하고, 필요하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올초부터 육성지원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1996년에 시작된 종전의 중장기계획(현재 종료상태)과 이번 중장기 개발계획에서 가장 다른 점도 과거엔 사업중심, 현재는 핵심기술 중심개발이라는 차이다.”

_많은 우주선진국 중 굳이 러시아를 협력 파트너로 택한 이유는.

“발사체 개발은 미사일개발과 같아서 기술이전이 안 된다. 미국의 경우엔 통제가 워낙 심하고 기술이전이 불가능해 러시아와 협력하게 됐다. 구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로 들어서면서 그쪽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기술이전에 호의적인 편이다. 그간 우리와의 협력, 교류 경험도 많고, 이번 개발작업 때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우리나라의 강점인 IT기술을 자국 우주기술에 접목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외 다른 나라들과도 협력이 더 늘어날 것이다. 1월 16일에는 중국대표단이 방한할 예정이다.”

_이젠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국산 기술 유출에 대해 주의가 필요한 시점 아닌가.

“그 점 때문에 MCTR(미사일기술 통제체제-미사일 확산방지를 위한 다자간 협의체)에 이미 가입했다. 우리도 핵심기술은 비가입국에 대해 철저히 통제하게 된다.”

-세부실천 로드맵이 완성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이번 정권 교체에 따라 정책에 영향을 받거나 변동이 올 가능성은 없는가?

“궁극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여도 없고 야도 없는, 정권을 초월한 일관된 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우주기술은 더욱더 그렇다. YS정부 때 시작됐지만 그동안 여러 정권교체기를 거치면서도 큰 변동이 없었던 전례로 보아 앞으로도 정책상 큰 줄기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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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