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이 상대적인 매력… 이머징마켓·섹터펀드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요즘 펀드 투자자들은 통장에 찍히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며 새해 희망은커녕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펀드 가입 대열에 뒤늦게 합류한 후발 투자자들은 최근 주식시장 폭락의 불똥을 고스란히 맞아 손해가 더 막심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투자실패를 단정하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본디 펀드란 대개 장기투자를 하면 언젠가는 수익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이를 잘 아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최근 저가매수 전략 차원에서 펀드에 돈을 더 붓고 있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증시 폭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초 지속적인 순증세를 보여 16일 현재 70조 원으로 지난해 11월 말 대비 10조 원이나 늘었다.

다만 올해처럼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야만 위험을 회피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막연한 기대심리로 무작정 들어갔다가는 돈을 까먹을 수 있으니 ‘옥석’을 잘 골라 분산 투자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그들의 전망이 항상 적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시장 흐름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 '최적 자산배분 모델' 참조할 만

지난해 전체 펀드 수탁고 증가액의 90% 이상이 주식형으로 유입될 만큼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역시 글로벌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즉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여전히 시장의 주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은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이익 모멘텀의 우위가 예상된다는 게 근거다. 다만 2007년과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전망도 비슷하다. 한국증권은 적극적인 투자자를 기준으로 ‘최적 자산배분 모델’에 의거해 국내 주식형 펀드(40%), 해외 주식형 펀드(30%), 대안형 펀드(20%), 국내 채권형 펀드(8%), 해외 채권형 펀드(2%) 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보다 세분화하면 국내 성장주 25%, 국내 가치주 15%, 이머징 시장 주식 20%, 선진국 주식 5%, 해외 섹터펀드 5%, 상품펀드 15%, 부동산펀드 5%, 국내 채권 8%, 해외 채권 2%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 한 지역 '몰빵'보다 '멀티지역 펀드'를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 성장주 중에서도 대형 성장주가 올해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하는 가운데 장세 변화에 따라 가치주, 배당주, 섹터 및 테마펀드가 일시적 공백을 메우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펀드 스타일에 따른 분산투자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또한 해외펀드 중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 펀드가 여전히 유망하지만, 지역별 순환매매와 차별화 흐름이 보다 뚜렷해짐에 따라 위험회피 차원에서 브릭스 펀드나 아시아 이머징 펀드 같은 ‘멀티지역 펀드’가 보다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신흥시장 경제성장과 밀접한 연관효과를 지닌 인프라 펀드는 올해 섹터펀드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또 발리 로드맵 등 국제기후변화 대응체제 강화의 후광을 입을 대체에너지 펀드, 국제 식료품가격 상승의 덕을 볼 농산물 펀드, 글로벌 유동성이 집중되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부동산 펀드 등도 선전할 것으로 보이는 섹터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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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