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중국 펀드 수익률 40·80%… 올해는 목표치 하향 조정

40%와 80%. 1가구 1펀드 시대의 문을 활짝 연 2007년 국내 주식형 펀드와 중국 펀드가 각각 올린 대략적 수익률(연초 대비 11월 말 기준)이다.

지난해 펀드시장이 초활황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 그들 중 상당수는 특별한 투자전략 없이도 놀라운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펀드에 가입만 하면 돈 버는 일은 ‘따놓은 당상’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는 말 그대로 ‘꿈 깨야’ 한다. 정초부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2차 충격파로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한파에 휩싸인 가운데 대부분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황은 썩 호전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 더욱 문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자년 펀드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적정 수익률은 대략 10~20%다. 만약 10%라면 최근 크게 치솟은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20%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올해 시장 여건에서 나름대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펀드투자로 20%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짜고 위험관리만 잘 한다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개인 재무컨설팅 기관인 케이리치 자산운용연구소의 연구원 5명이 제안하는 ‘5,000만 원으로 20% 수익을 올리는 황금 포트폴리오’에 귀 기울여 보자.

■ 박승문 책임연구원()
배당주·가치주 저가 매수… 브릭스·원자재 펀드 주목

여러 불확실한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종합주가지수 추락은 과도한 듯하다. 실물경기의 온전한 반영이라기보다 심리적인 영향이 더 큰 것 같다. 또 다른 잠재적 위험이 증폭되지 않는 한, 지금 상황이 대처하기 불가능한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이며 후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1~2년 정도의 중기 전망을 통해 5,000만 원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자. 개인적인 투자 취향에 관계없이 지금처럼 불안한 장세에는 배당주나 가치주가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치주 종목들이 많이 싸진 데다 배당시즌이 지나간 터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소외됐던 중소형 배당주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중국 시장은 그 동안 몰렸던 자금이 수익률 감소로 많이 이탈하는 모습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묻지마’식 투자보다는 위험분산 차원에서 브릭스(BRICs) 시장의 업종 대표주 펀드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원자재는 여러 변수가 있지만 경제운영의 필수적인 소재인 데다 중장기 수요를 감안하면 유망하다고 본다.

이를 토대로 전체 펀드 투입자산의 구성비는 30:30:20:20(배당주 펀드:가치주 펀드:브릭스 펀드:원자재 펀드)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조급증을 버리고 여유자금으로 현실적인 목표를 정해 투자한다면 지금이 또 한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 장우책임연구원()
상반기 주식 매집 찬스… 이머징 마켓은 필수 투자처

상반기는 주식매집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며 대형주 위주로 운용하는 펀드들을 추천한다. 성장주와 가치주로 대별하기는 했으나,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대형성장주 펀드에 2,000만 원을 투입하는 것도 괜찮다.

또한 단기간에 급격한 조정을 받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ELF(주가연계펀드)도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최근 들어 20%를 상회하는 ‘쿠폰수익률’(연 수익률로 생각해도 무방하다)을 제시하는 상품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ELF는 기초자산(예를 들어 현대중공업과 SK에너지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든지)의 가격 등락에 따라 수익이 확정되는 구조다. 단 이 상품을 선택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상품구조와 주요사항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브릭스 펀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 인도펀드의 대체상품으로 이미 많은 전문가가 추천하고 있으며 비교적 무난한 편이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자는 인도나 러시아 중심의 동유럽에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국이나 라틴아메리카보다 상대적으로 좋을 듯하다.

중국 시장은 아직 투자를 정리하기에는 이르지만 올해도 조정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라틴아메리카 시장은 미국 시장의 동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온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중동 등의 이머징 마켓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투자처로 보인다. 이머징 마켓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국부펀드’의 비중이 획기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이머징 마켓에서 주식 수요초과가 많게는 35%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눈여겨볼 만하다.

■ 김연철 책임연구원()
국내·해외 비율 60 대40 적당… 인덱스 펀드에도 관심을

은행 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선진국 펀드와 채권형 펀드보다 이머징 마켓(국내 포함)을 대상으로 한 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갖는 한편 국내와 해외펀드 비율을 60:40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한다.

먼저 국내펀드로는 지난해 말부터 큰 조정을 거친 중소형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다.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소형주 중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심리 때문에 주가가 하락해 ‘가격이 너무 싸고 매집하기도 손쉬운’ 저평가 종목이 많다.

과거 주식시장이 조정을 거듭할 때에도 꾸준한 수익률을 실현한 배당주 펀드와 인덱스 펀드에도 투자할 것을 권한다. 배당주 펀드는 주식매매차익 외에 배당수익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한 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매력적이다. 인덱스 펀드는 상대적으로 펀드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도 있다.

해외펀드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매력과 성장성 확대가 기대되는 동유럽과 남미, 아시아 신흥시장이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 신흥시장을 대표하며 높은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원자재 가격상승의 수혜국인 자원대국 러시아와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아우르는 브릭스 펀드를 추천한다.

개별국가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위험관리 능력과 포트폴리오 구성상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다면 브릭스 펀드의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꾸준한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아시아 인프라 펀드를 추가한다면 포트폴리오상 상관관계가 비교적 낮은 투자 대상으로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

■ 송성호책임연구원 ()
업종 대표주 노려야… 인도·러시아 주가상승 가능성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상반기 글로벌 증시의 영향으로 조정을 거쳐 전(前)고점 돌파는 예상되지만 2007년에 비해 수익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업종 대표주는 불황기에 적게 떨어지고 호황기에 많이 올라갈 수 있는 종목들로 구성된 펀드다. 따라서 조정 국면에는 안정을, 재상승 국면에는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배당주는 투자 배당수익과 주가상승에 따른 자본이익을 함께 얻을 수 있고, 주가 하락시 다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폭을 보여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인도는 성장 잠재력이 큰 데다 내수기업 실적도 좋다. 주요 투자은행의 분석에 의하면 주당 순이익이 연 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근래 조정 국면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상승 추세를 잃지 않고 있으며 올해도 추가상승 여지가 크다고 본다.

또한 러시아는 외국인 투자 개방정책과 국영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민영화, 정부개혁 등을 통해 경제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천연자원 개발 수입 또한 괄목할 신장세다. 마지막으로 글로벌거래소 펀드는 주식거래를 하는 거래소 및 유관기관이 발행하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매출과 수익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이진아 책임연구원()
현금성 자산 20% 보유로 탄력 대응을… PDS 실천 중요

평균 40%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뒀던 지난해와는 달리 2008년 주식시장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와 중국발 인플레 충격, 고유가 등으로 인해 위험관리를 통한 분산이 어느 때보다 필수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유동성 자산과 펀드 스타일별 국내외 펀드 및 섹터펀드로 추천 포트폴리오을 구성했다.

연초에는 현금성 자산을 20% 가량 보유하고 상황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국내외 악재에 따른 주가 급락 장세를 딛고 초과수익 달성을 위해 CMA(연 5% 안팎)에 투자 예비재원 1,000만 원을 예치한다.

국내펀드로는 변동장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대형성장주 펀드에 1,000만 원을, 연말 배당 이후 저가매입 기회가 찾아온 중소형 가치주에 1,000만 원을 각각 투자한다.

해외 및 섹터펀드로는 각 지역별 성장의 수혜를 고루 반영할 수 있는 브릭스 펀드에 1,000만 원,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기대를 반영한 아시아 신흥시장 소비재 펀드에 500만 원, 당분간 가격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원자재 펀드에 500만 원을 각각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펀드는 ‘전망’을 사는 것이다. 2008년이야말로 철저한 자산배분 전략에 따른 계획(Plan), 적절한 타이밍에서의 실행(Do), 인내심을 갖고 모니터링과 수정을 하는 과정(See), 즉 ‘PDS’의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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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