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걷다 지난해 소폭 상승… 24시간 매장 확대·조식 메뉴 개발 등 자구책 약발

패스트 푸드! 역전 드라마에 성공할까?

최근 수년간 침체 일로에 허덕이던 패스트 푸드 산업에 ‘턴 어라운드’(Turn around)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연간 매출 하락 일변도이던 추세가 꺽이고 반전의 기운이 조금씩 움트고 있어서다.

업계 추산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패스트 푸드 매출은 지난 2002년까지 고속 성장을 질주했다. 98년 6,526억원이던 한 해 매출은 성장을 거듭, 2002년 최고 1조2,401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패스트 푸드의 실상(?)이 알려지고 웰빙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이후는 계속 내리막길. 2003년 1조346억원으로 한 풀 꺾이더니만 이듬 해 9,029억원, 2005년 8,587억원, 2006년 8,280억원으로 사양세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가 추산하는 지난 해 매출은 8,600억여원. 지난 해 보다 소폭이지만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년여간의 매출 하락을 딛고 비로소 ‘작지만’ 반전을 이뤄냈다고 업계는 자평하고 있다.

개별 업체들의 매출 실적도 비슷하다. 롯데리아 경우 2002년 5,561억원으로 최고의 실적을 올렸지만 이후 계속 하강, 2006년 3,523억원으로 바닥을 훑었다. 하지만 지난 해 매출액은 3,800여억원.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거둔 8% 가까운 상승세라고 스스로도 감격한 모습이다.

맥도날드 경우는 국내에서 변신을 서두른 탓에 2005년부터 조금씩 재상승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역시 2002년 최고 정점을 찍은 이후 2년여간 내리막길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버거킹의 경우는 약간 상황이 다르다. 원래 패스트 푸드 브랜드들 중에서도 ‘질이 좋다는’ 프리미엄급 버거를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 탓에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 폭도 적은 편이기도 했지만 변신이 폭도 그만큼 적다는 평이다. 굳이 크게 바꾸지 않고서도 잘 꾸려가고 있다는 자신감도 적잖이 작용한다. 또 치킨 브랜드인 KFC 경우는 거의 한 해도 빠짐없이 겨울 시즌 ‘조류 독감’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 매출 부진에 크게 작용했다는 풀이다.

소비자들이 22일 맥도널드 관훈점에서 프리미엄 버거‘빅테이스티’를 시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22일 맥도널드 관훈점에서 프리미엄 버거'빅테이스티'를 시식하고 있다.

패스트 푸드의 이 같은 매출 반전은 업체 차원의 자구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24시간 매장을 늘리거나 아침 조식 메뉴들을 새로 출시함으로써 매출 시간과 기회를 확대, 매출을 향상 시킨 노력이 이에 해당한다. 맥도날드는 2005년부터 청담점에서 시작, 24시간 매장을 무려 130개나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매장들의 야간 영업 시간도 연장했다. 롯데리아도 노량진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30여개 매장에서 24시간 운영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 간의 매출 부진에서 허덕이다 지난 해 매출부터 하락세를 멈췄다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노력 여하에 따라 추가 상승이냐, 재하락이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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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