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얼이머물고 지나가는 굴이다"인상학 전문가 주선희 박사가 본 '귀족형 얼굴'

길고 그윽한 눈매의 이영애는 대표적인‘귀격 눈매’를 가진 연예인이다.
튀어나온 광대뼈를 깎고, 팔자주름을 펴는 등 외모를 보다 ‘귀족스럽게’ 바꾸는 성형이 붐을 이루고 있다. 외모의 계급 상승을 이루려는 강한 욕구가 사회 일각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귀족적인 얼굴’, ‘천한 얼굴’을 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 표준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인상학 박사 로부터 귀족형 얼굴에 대해 들어본다.

■ 뽀얀 피부에 그윽한 눈매가 귀격

주 교수는 “얼굴은 얼이 머물고 지나는 굴”이라고 정의했다. 얼굴의 기품을 결정할 때는 ‘조화’가 중요하다. 가령 얼굴 선이 가는 사람은 눈과 코, 입의 선도 가늘어야 조화가 맞다.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동글납작한 얼굴도 피부가 뽀얗고 얼굴에 탄력이 있으면 귀티가 납니다. 손이나 걸음걸이도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얼굴의 귀격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다. 주 교수는 “우윳빛이 감도는 뽀얀 피부”라고 설명한다. 꼭 흰 피부가 아니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피부 톤에 맞는 건강한 얼굴에는 기품이 흐른다.

노랗다고 해도 ‘찰밥에 조를 뿌린 듯’한 노란 색은 기품이 흐른다. 붉은 피부도 화사한 톤의 붉은 빛이면 역시 기품이 난다. 검은 피부도 구리 빛으로 빛날 때 귀족 얼굴이 될 수 있다. 귀격의 얼굴에는 탄력이 흐른다. 물론 누런 얼굴, 울긋불긋한 얼굴, 때가 뭍은 것 같은 검은 얼굴은 ‘탈락’이다.

“눈매는 약간 길면서도 그윽한 눈빛이 기품이 흐릅니다. 최근 연예인들의 큰 눈망울, 반짝반짝 빛나는 눈은 귀여운 측면은 있어도 귀격은 아니지요. 눈 길이가 짧고 쥐 눈처럼 빨리 움직이는 사람은 절대 귀격이 될 수 없습니다. 눈은 돌출된 뇌입니다. 안정을 못 찾으면 눈동자가 약하게라도 떨리게 마련이죠. 이런 눈은 귀격이 될 수 없습니다.”

주 교수는 그윽한 귀격의 눈으로 영화배우 이영애 씨를 꼽았다. 크고 둥글기 보다는 옆으로 가늘고 품격이 있는 눈으로 명품 아파트 모델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코는 약간 긴 길이가 귀격 상이다. 짧은 코는 귀여운 인상을, 긴 코는 보수적인 인상을 준다.

“입술은 입 꼬리가 올라가야 하고, 붉은 듯하면서도 무게감이 있어야 합니다. 샛빨간색은 오히려 천박해 보이지요. 옅은 재즈와인 빛깔이 가장 좋습니다. 작은 얼굴이 선호되는 데, 광대뼈가 작고 턱이 덜 발달된 사람이 귀격입니다.”

딱딱한 음식을 먹으면 턱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런 사람은 지구력이 좋은 인상은 준다. 예전 누룽지나 찐 쌀 등 딱딱한 음식을 즐겨 먹던 사람은 상류계층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턱이 갸름한 사람이 귀티가 난다. 주 교수는 “턱이 작은 사람의 경우 그만큼 ‘어금니 깨물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인상학은 사회상을 반영한다.

사실 ‘귀족 인상’도 시대마다 차이를 보인다. 예전 먹을거리가 없던 시절, 귀격은 곧 ‘뚱뚱한 것’이었다. 미인의 대명사로 꼽히는 양귀비는 비만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뚱뚱한 풍채는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시녀를 거느려 자신의 몸을 쓸 필요가 없는 재력을 의미했다. 반면 오늘날에는 자기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날씬한 몸이 선호된다.

“광대뼈가 튀어나온 인상도 예전에는 ‘과부상’을 의미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신경 써 힘을 줄 때 광대뼈에 힘이 가해지고, 자꾸 반복되다 보면 광대뼈가 발달하거든요. 하지만 이런 인상이 오늘날에는 커리어우먼을 뜻합니다. 물론 커리어우먼이 귀격 상은 아니지요.”

■ 재벌은 성형하지 않는다

성형수술로 인상을 바꿀 때는 주의를 요한다. 수술로 인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더 나빠지거나 최악의 경우 나빠진 얼굴을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눈빛이 희미한 사람은 성형으로 눈을 크게 만들면 ‘역효과’만 커진다.

주 교수는 “사실 태어날 때부터 귀인의 인상은 갖고 나온다”고 말했다.

“성형보다는 본래의 얼굴인상이 좋아야 합니다. 재벌 오너들은 결코 성형하지 않아요. 정주영,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 성형하는 것 보셨습니까? 지금의 얼굴로 충분히 좋은 인상을 많이 주고 주변 사람들이 따른다면 굳이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성형을 감행할 필요가 없지요.”

성형수술로 좋은 인상이 만들어졌더라도 예전의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귀격 상’이 될 수 없다. 뇌는 많이 사용한 근육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인상을 자주 찌푸린 사람의 경우 이 부분의 근육이 발달한다. 주 교수는 타인에게 인상을 심어주는 데 있어 매력적인 표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이 웃어 긍정적인 표정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귀격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다.

주 교수는 기품이 형성되는 데는 ‘주변사람’의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성형을 해도 주위에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몇 년 안에 귀격이 아닌 다른 인상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또한 귀격을 만드는 데는 얼굴뿐만 아니라 체형에 맞는 목소리와 관조하는 듯 한 느긋한 행동도 필요하다.

“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얼굴 뿐 아니라 말씨의 기품이 있어야 하고, 정보화 시대니까 각종 정보에도 밝아야 합니다. 목소리가 온화해야 하고,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함께 봐야지 인상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혼자만 조각처럼 잘 생겼다 해서 귀족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이 품격이 있어야 귀족인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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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희 교수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