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는 브랜드 레벨 못 미친다" 명품업계 관계자 평가국내 최초 명품 전문관 갤러리아, 초특급 VIP 서비스 눈길현대 백화점은 압구정점 이어 코엑스·목동점서 매출 쑥쑥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올랐다면서요?”

올 초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가 된 대화 내용이다. 콘도 회원권? 세금? 아니면 월 수입? 다름 아닌 현대백화점의 ‘자스민’ 고객클럽 지출 하한선에 관한 얘기인 것.

현대백화점은 한 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자스민’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 이 카드를 가지면 백화점 출입시 발레파킹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각종 공연과 전시회, 골프 대회 참가 등의 특전을 제공받는다.

또 카드 회원인 고객들은 백화점 내 마련된 전용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하는 편의도 누릴 수 있다. 커피나 과자, 음료, 과일, 케이크 등을 마음대로 먹을 수도 있고 동행한 일행과 조용한 테이블에서 한담을 나눌 수도 있다. 종종 연말에 ‘비싼’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이나 해외 여행등의 초대를 받는 경우까지도 있다.

때문에 ‘자스민’ 클럽은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 ‘신분증’으로도 통한다. 조건은 지난 해까지 한 해 3,000만원 이상을 백화점 내에서 써야 된다는 것. 하지만 올 해는 500만원이 더 올라 버렸다. 3,000만원으로 하니 ‘너무 클럽 회원이 넘쳐난다’는 회원들의 불만 때문이라는 후문도 들린다.

이들 자스민 클럽 회원들은 대부분 명품 고객들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한 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소비 금액을 채우려면 적잖이 고가의 명품 소비가 있어야할 뿐더러 실제 이들 대부분은 명품 애호가에 속한다는 것이 정확한 해석이다.

비단 현대 백화점 뿐 아니라 서울 강남의 명품 고객을 잡으려는 백화점 간의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명품 1번지라 할 수 있는 강남 고객들을 잡는 것은 업체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형식상 서울 강남의 명품 패권은 4파전의 싸움으로 전개되는 듯 하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 명품관, 그리고 신세계와 롯데백화점까지. 하지만 사실상 명품에 있어서만은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는 것이 정확한 시장의 평가다.

“롯데 백화점 강남점에 명품이 있나요?” 명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의 강남 명품 시장 입성에 대해 과소평가(?)를 서슴지 않는다. 당연히 롯데 강남점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고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롯데 강남점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한 마디로 명품 브랜드의 규모나 레벨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농담 삼아 하는 얘기라고 하지만 실상 ‘롯데 강남점은 강남도 아니다’는 얘기가 강남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오가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롯데 강남점에 들어 가는 것을 조건으로 본점 에비뉴엘에 매장 코너를 주겠다’는 제의가 오갈 만큼 롯데 강남점 입점 카드가 옵션 패키지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신세계 강남점 또한 아직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물론 입점해 있는 명품 브랜드의 절대 숫자에서는 신세계 강남점은 능력을 보이고 있다. 제법 이름난 브랜드들이 매장 내에 많이 보여서다.

하지만 이 마저도 명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리 높이 평가받지는 못한다. 한 마디로 명품 기준의 높낮이가 화두가 되기 때문. 즉 까다로운 명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신세계 강남점이 ‘쇼핑하기에 뭔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명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개수는 의미가 없다”며 어떤 레벨의 명품군들로 구성돼 있는지로 판단해 봐야 한다”고 애써 신세계 강남점을 평가절하한다.

반면 강남 명품 시장 장악을 둘러싸고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 사이의 대결은 뜨겁기만 하다. 강남 명품 패권을 놓고 현대와 한화 갤러리아가 2파전을 벌이는 셈.

현대본점, 현대본점 샤넬

갤러리아 명품관은 오랜 전통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용품 브랜드가 입점돼 있어 고객들의 다양한 명품 트렌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점을 큰 장점으로 내세운다.

1990년 국내 최초 명품 전문관, 1997년 업계 최초 직매입 편집매장 ‘G-street 494’ 운영, 1999년 업계 최초 국내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 ‘GDS’ 운영, 2000년 국내 최대 와인샵 에노테카 운영, 2002년 전 고객 대상 발레파킹 서비스 제공, 2003년 국내 최초 VIP 쇼핑 공간 ‘퍼스널 쇼퍼 룸’ 운영 등 갤러리아 명품관에는 유독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명품관에서는 ‘샤넬, 에르메스, 까르띠에, 티파니’ 등 전체 입점 브랜드의 70% 정도가 단일 점포로 갤러리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는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갤러리아명품관을 우선해서 입점하는 영업정책을 추구하는 이유로도 작용한다. 상품력으로나 협력업체 관계에 있어서도 다른 백화점 보다 경쟁 우위에 서있다는 것이 갤러리아 측의 자신감이다.

현대 백화점은 최근 코엑스와 목동점에서 명품 매출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의 압구정 본점이 명품 백화점을 기존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면 코엑스 점은 새로운 성장 동력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형국.

특히 명품 구매처로서 코엑스점의 부상은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분당 신도시 등의 부동산 가격이 최근 수년간 급상승 해온 것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또 코엑스점이 남성 중심의 명품에 치중하고 있는 것도 색다른 전략으로 지적된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이다 보니 남성 고객을 수요층으로 흡수하려는 마케팅 전략에다 백화점이 위치한 지역이 지하철 상권이란 점도 고려된 것이다.

두 백화점 간에 충성도가 높은 고소비층 고객들을 확보하려는 VIP 마케팅도 치열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006년부터 VIP고객을 기존 3등급에서 8등급으로 세분화해 고객 데이터를 관리, 등급별 특화된 고객 마케팅을 전개하며 밀착 관리를 하고 있다.

등급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VIP 이상 고객에게는 설날, 추석 등 명절에 유명 지역 특산물을 제공하고 VIP 고객 생일에는 와인, 케익, 꽃다발 등 생일 선물을 증정하는 ‘ Thank you Gift Program ’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명품관의 경우 주요 VIP 고객에게는 점장 또는 팀장이 직접 방문하여 선물을 전달하여 고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등 감성 마케팅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또 ‘ Thank you Gift Program ’ 서비스와 더불어 국내 최고급 호텔에서 갖는 패션쇼, 콘서트 등 대형 이벤트에 초대하는 행사도 점별로 시행한다. 명품관의 경우 패션쇼는 매년 S/S와 F/W 시즌의 개막에 맞춰 연 2회 실시하며 지난 2월에는 갤러리아 명품관 우수고객 1,500명을 초청하여 하얏트 호텔에서 패션쇼를 실시, 고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특히 패션쇼 행사는 우수 고객 초청 행사에 맞게 유명 재즈, 현악 연주단의 공연과 만찬 등을 함께 진행한다. 타켓 고객이 유사한 은행, 증권 등 금융사의 PB(Private Bank) 나 대형 고급가전 메이커, 고급차 메이커와 제휴해 제휴업체의 제품 전시나 홍보 부스 설치 등을 통한 코마케팅(Co-marketing)도 또 하나의 전략. 아울러 연말 사은 행사의 의미로 연간 1회 음악회, 콘서트 등에 초청하는 문화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갤러리아명품관은 패션쇼, 문화 공연 등 이미 백화점업계에서 전개하고 있는 VIP 행사를 탈피, 우수 고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고품격 VIP 마케팅을 시행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26일 프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VIP 고객과 프랑스 와이너리 협회 (UGCB, 보르도 그랑크뤼 연맹) 오너 등 400여명이 참석한 ‘Gala Dinner with UGCB’ 행사로 프랑스 현지 와이너리들과 와인 시음 및 만찬을 가지며 와인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 것.

본점과 함께 코엑스점이 경쟁력 있는 명품군, 명품 벨트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핵심점포의 마케팅 강화는 물론 목동점 등 신규점포의 명품 지원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02년 8월 개점한 목동점의 경우 강서상권 최대규모의 매장환경, 풍부한 상권 구매력을 바탕으로 명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초기 훌라 구찌 듀퐁 버버리, 던힐 발리 아이그너 등 명품 브랜드들이 개점 초기부터 성공적인 정착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자체 평가다. 명품 브랜드수가 강서 지역에서 가장 많아 향후에도 수도권에서 가장 성장성이 기대되는 점포로 현대는 내다보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