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첫인상은 많은 것을 보여주고 또 그 이상의 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5초 안에 결정된다는 첫인상이 평생 그 사람의 뒤를 따라다니기도 하고, 표정과 더불어 하나의 동작이 백 마디의 말보다 더 강력한 호소력을 지지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사람의 얼굴은 인간적인 내면은 물론 한 사람의 일생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2006년 ‘대한민국 청년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혜연 작가는 타인의 얼굴과 모습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자화상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여성을 주제로 한 풍속인물화만을 그려온 김혜연 작가가 2008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개인전을 대구 갤러리소헌에서 12월 13일까지 개최한다.

모피코트를 두른 여자, 한 남자를 뺏기 위해 시샘 하는 여자들, 맨몸을 훤히 드러낸 채 얼굴을 다듬는 여자, 바람에 머리를 흩날리며 남자를 애태우는 여자, 놀이터에서 해맑은 꽃 향기를 피워 올리는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그의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눈을 뜨고 있는 매 순간 그림 안의 인물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는 김혜연 작가는 그만의 자화상을 통해, ‘여자’를 통해 묘한 힘의 원리와 위트를 담아낸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이 여백은커녕 강렬하고 예사롭지 않은 색들로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무겁거나 답답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색과 색, 면과 면, 선과 선 사이에서 치밀하게 여백을 계산해 더욱 강렬한 여백의 미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요철지 작업방식으로 작가 김혜연은 선과 색의 낯설고 대담한 구성을 선보이며,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묘한 필력을 발휘하고 있다.

3- '날 잡아봐라'
4- '소풍을 가다' 147x101cm 요철지에 채색
5- '가족 풍경' 146x162cm 요철지에 채색
6- 'HouseⅣ' 102x100cm 요철지에 채색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