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루프' 시작으로 제도·상업적 권위에 맞춰 다원주의 문화형성에 기여

새로운 형태의 미술, 다양한 가능성을 담은 미술에 대한 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미술계의 활력과 다원성을 위한 지속적인 시도는 그 자체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에 따라 예술의 주체와 객체라는 양분화에서 더 나아가 소외됐던 계층에도 다양한 실험가능성이 열렸고, 다원화된 사회현상과 맞물려 새로운 형태의 미술이라고 하는 ‘대안미술’이 탄생하게 된다.

실험적인 새로운 미술은 점차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새로운 전시 공간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독립성과 실험성을 수용하고자 ‘대안공간’이 등장한 것이다.

대안공간은 1960년대 뉴욕에 거주하는 진보적인 젊은 작가들에 의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버려진 건물이나 지하실, 공장이나 카페 등의 공간을 작업실로, 전시실로 바꿔 주류문화에서 벗어나 있던 작품들을 전시했다. 실험적이고 반(反)자본적인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부터 대안공간이 주목받기 시작한다.

IMF의 타격은 국내 내로라 하는 미술관과 갤러리들도 비껴갈 수 없었다. 당시 국내 미술계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돈이 되는 작품과 인기 있는 작품들만을 선보이기에 급급했고, 이에 미술계의 양극화는 지금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벌어져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해외파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대안공간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게 된 것이다.

이들은 미술자본, 정치자본 등 권력층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열악한 미술 창작 환경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제작 지원 시스템 구축을 이끌어나갔다.

이처럼 국내 기성 미술계가 갖는 권력적 구조에 대한 혁신적 미술의 대안이자 젊은 바람의 실현 장으로 자리매김한 대안공간은 1999년 ‘대안공간 루프(Loop)’의 오픈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안공간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대안공간의 거점지인 미국에서는 대안공간이 안티적 성격이 강한 시스템 가운데 하나로 제도적이고 상업적인 공간에서는 수용하기 힘든 실험적이고 개념적인 미술 형태들을 전시하고, 전문적인 큐레이터에 의존하기보다 미술가들의 직접적인 기획과 제안에 의해 전시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통한다.

아울러 미술의 생산과 수용을 미술품이라는 제한적인 물질로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곳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안공간들은 추구하는 대안성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특징을 지닌다. 판매나 소장을 위해 작가를 선정하지 않고, 장르의 구애 역시 없다.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작가들을 존중하며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성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국내 대안공간들은 이 같은 기본적인 특성들을 바탕으로 자체 전시 기획과 작가들의 전시 지원, 아카데미와 작가 정보 아카이브 등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보다 뚜렷한 대안적 성격을 구축하고 있다.

■ 국내 미술계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온 대안공간

우리나라의 대안공간은 이데올로기의 해체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의 급격한 성장으로 일상 문화현상의 지형도가 변화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발전해 나간다.

신진작가 발굴에 주력하는 곳에서부터 사회적 약자나, 정치, 사회적인 이슈를 주요 테마로 다루는 곳, 미술의 유통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곳,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용이한 장소에 공간을 마련하자는 곳 등 대안공간들이 추구하는 대안성 또한 다양하게 전개돼 왔다.

가장 먼저 다원주의 문화 형성에 기여한대안 공간들이 눈에 띈다.

국내 대안공간 1호라고 할 수 있는 ‘대안공간 루프(Loop)’는 처음부터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실험적 미술의 단순한 전시 차원을 넘어 공연까지도 함께 선보여 왔다. 최근에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미술의 국제교류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며 타 문화와의 활발한 교류를 시도하고, 대안공간의 국제네트워크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코리아나 화장품에서 후원하는 대안공간 ‘스페이스 C’는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소개하는 갤러리이자, 여성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스킨케어 시스템과 휴식 공간까지 갖춘 원스톱 공간으로 새로운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밖에 ‘쌈지 스페이스’나 ‘대안공간 합’, ‘갤러리 정미소’, ‘스페이스 셀’, ‘문화소통단체 숨’ 등도 다원주의 현대문화를 정착시키고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대안공간들이다.

한편 국내 대안공간이 실험적 미술을 선보이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고 발굴해 새로운 담론을 형성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대안공간들의 이 같은 작가지원 활동은 기존의 젊은 작가들에게는 희망을 전함과 동시에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미술을 수용함에 따라 미술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안공간 풀’은 작가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에게 무료 전시공간을 물론 200~300만원가량의 작품지원비를 제공하고, 리플렛 제작이나 세미나 개최 등의 직접적인 전시지원을 하고 있다.

‘쌈지 스페이스’역시 국내외 젊은 작가들에게 안정된 작업실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예술을 지원하고 정기적인 국제 교류전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의 개관전에서 ‘함 진’ 작가가 소개한 <공상일기> 속 독특한 작업세계는 그를 세계적인 작가 대열에 오르게 했고, 이는 대안공간에서 실행하는 작가지원의 영향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사미술공간’의 기획초대전을 통해 ‘김병규’ 작가가 발표한 <옥현이네 집 2004>는 그 당시 일반대중에게 생소했던 인터렉티브 아트를 선보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안공간을 통한 젊은 작가들과 대안 작가들의 도전과 성장이 오늘날 현대미술을 이끌어 나가는 근간이 되었고, 기존 상업 화랑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국내 미술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대안공간 가운데는 화이트 큐브의 정형화된 공간을 탈피해 전시 공간의 혁신을 이끈 곳도 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은 시멘트 벽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작가들에게 공간의 벽면까지도 작품에 활용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작품과 공간과의 구분을 없애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의 공간 활용 사례는 이후 ‘대안공간 풀’, ‘인사미술공간’ 등 여타의 대안 공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고, ‘주차장 프로젝트’, ‘공장 미술제’, ‘지하철 미술제’, ‘골목 프로젝트’ 등과 같은 파격적인 프로젝트 전시의 모태로 작용하며 “미술전시는 반드시 하얀 벽면에 제대로 갖추어진 미술관에서 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데 주역이 됐다.

다원주의 문화 형성, 신진작가 발굴 지원, 전시 공간의 혁신 외에도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큐레이팅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시키는 대안공간들도 국내 미술계에 끼친 업적이 남다르다.

이들 대안공간들은 한 작가에 한 큐레이터 제도를 도입해 기획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한국 큐레이터연구소의 부설 대안공간으로 ‘대안공간 틈새’는 신진 작가들 뿐만 아니라 큐레이터들의 기획활동까지 돕고 있다.

큐레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대안공간 ‘브레인 팩토리’는 자체 기획자와 304명 가량의 게스트 큐레이터들이 함께 작가 선정에서부터 자신들이 선발한 작가들의 작업실 방문에서 홍보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주관한다. 전시 내용에 있어서는 운영진의 간섭을 배제한 큐레이터 책임제 방식을 따르고 있다.

국내 대안 공간들은 이처럼 기존의 예술 공간들이 가지고 있는 제도적, 상업적 권위에 맞서 스스로 주체가 돼 작가들의 자유롭고 진정한 창작 의지를 촉진시키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 대안공간, 재정적 어려움 넘어 진정성과 초심 회복할 때

10년 여에 걸쳐 대안공간들이 보여준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대안공간의 ‘차별화된 대안성의 부재’, ‘재정적인 자립 취약’ 등과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국내 대안공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술계 내 새로운 활로를 만들어 스스로 대안적 성격을 만들어 나가기보다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주류에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안공간의 주체들은 한국 미술계에서 새로운 담론 형성과 젊은 작가 지원을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반면 미술계 환경은 대안공간이 출범했을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 90년대 이전까지는 화랑의 95%가량이 대관 화랑이었고, 전시기간도 1주일 남짓이었기 때문에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시도가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안공간에서 지원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 사립 미술관이나 상업 화랑에서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어 젊은 작가 지원과 발굴이라는 모토만으로는 대안공간의 차별성이나 변별성을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대안공간만이 가질 수 있는 정교한 대안성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 이상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 발굴뿐만 아니라 발굴한 작가들의 국제교류전에도 역점을 두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의 이관훈 큐레이터는 “프로그램 개선과 지역·해외 네트워크 강화 등 대안공간 전반에 대한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안 공간들은 외부 후원을 통해 공간 운영비용과 전시비용을 충당한다. 2000년5월부터 정부에서 국고보조금 형태의 재정적 지원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이 역시도 힘겨운 건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대안 공간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대안공간 풀’은 처음 인사동에 자리를 잡았지만 비싼 임대료를 견디다 못해 인적이 드문 구기동으로 이전을 했다. 풀은 정부 지원금과 후원금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총 운영비의 6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40%는 자체 자금이나 아카데미 수강료, 운영 기금 마련 전시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휴’의 경우는 상황이 더 어려워 총 운영자금의 30%정도밖에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안공간 풀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안공간도 마찬가지지만 비영리법인이다 보니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공간이 운영되려면 인건비, 임대료 등에 대한 지원도 절실한데 주로 예술 활동에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좀 더 안정적이고 중장기적인 지원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트스페이스 휴 측에서도 “일부 정부지원금과 전시기획 대행, 후원행사 등을 통한 자체 수익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이야말로 대안공간이 앓고 있는 가장 큰 고충이자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다”고 밝혔다.

그밖에 몇몇 대안 공간들이 몸집을 불리며 위계적으로 조직화함에 따라 대안적 임무에 모순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대안공간 출신의 젊은 작가들 가운데는 급속도로 상업화되면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세계를 벗어나 미술계 세대간의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게다가 상업 화랑들의 운영체제 일부를 대안공간 운영에 도입하는 곳도 늘어나면서 초창기에 지녔던 비영리성 개념과 독립적인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우신 미술평론가는 대안공간들의 처음 의도가 변질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공간 운영이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도 대안공간들은 한국 미술계에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배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으며, 창의적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주류 미술계가 관심을 갖게 한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공간들이 경제적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국가지원에만 의존하기 보다 재정지원체계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고, 국제적인 교류를 늘려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비영리 독립공간으로서 대안공간의 진정성과 차별된 대안성을 회복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5- 프랑스 파리의 대안공간 ‘로베르네 집’
6- 미국의 대안공간
7- 중국의 대안공간 ‘상하이 비즈 아트’
8- '대안공간 풀'의 벽면을 활용한 '박이소' 작가의 작품전
5- 프랑스 파리의 대안공간 '로베르네 집'
6- 미국의 대안공간
7- 중국의 대안공간 '상하이 비즈 아트'
8- '대안공간 풀'의 벽면을 활용한 '박이소' 작가의 작품전

■ 해외 대안공간

◇ 미국의 대안공간

미국은 대안공간의 시초가 된 지역이다. 1960년대까지 백인 중심의 문화 정책이 뿌리를 내리고 있던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반(反)문화운동, 흑인인권운동, 대안문화운동 등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다문화주의가 태동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런 사회적 변화와 정책 전환기 속에서 대안공간이 등장한다.

초기 대안공간은 상업적 미술관 체제와 반하는 다소 급진적으로 유토피아적인 노력의 일부였다. 예술가이기 이전에 노동자로서 대안공간을 통해 그들은 저항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비상업적인 미술을 추구하고 여성작가를 비롯한 유색인종, 소수민족 등 마이너리티 작가들을 지원하고자 설립된 미국의 대안 공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호 지역에서부터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맨하튼가에 이르기까지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전통적인 화이트 큐브와는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급진적인 전시가 이루어짐에 따라 대안공간의 영향력 또한 커지게 된다.

1969년 아티스트 고든 마타 클라크(Gorden Matta-Clark)와 제프리류(Jeffery Lew)가 뉴욕에 세운 ‘화이트 칼럼스(White Columns)’를 시작으로 1970년 뉴욕의 ‘112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 1971년 ‘키친(The Kitchen)’과 ‘피에스원 스튜디오(P.S.1 Contemporary Art Center)’ 등 실험적인 비영리전시공간들이 속속 등장한다.

계속해서 1974년에는 뉴욕 내 아시아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안공간 ‘아시안 아메리칸 아트센터(Asian American Art Center)’가 첫 선을 보여 뉴욕 차이나타운 중심에 위치하며 1,000여명이 넘는 아시아 작가들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1995년 버려진 공장을 리모델링해 작업실로 꾸민 ‘스매크 멜론(Smack Mellon)’ 역시 대표적인 비영리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 700개가 넘는 대안 공간들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자랑하며 활동 중이다. 이들은 문화적으로 고립된 지역과의 연대관계를 형성함과 동시에 오래되고 버려진 부동산을 문화적 목적으로 탈바꿈 시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또한 이 곳에서 후원한 많은 작가들이 오늘날 현대미술의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더 이상 미국의 대안공간이 마이너리티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국제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공간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유럽의 대안공간

유럽의 대안공간은 그 발생 배경이나 성격이 미국과 거의 비슷하다.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작업과 전시의 기회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기성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업도 지원을 해주는 공간이 유럽에서의 대안공간의 역할이다.

영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미술관과 박물관 그 외 미술 기관들의 역사가 오래고 또 그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대안공간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다. 대신 스콰트(Squat)(폐건물 무단입주) 형태의 공간이 일반적인 대안공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안적 성격을 지닌 스콰트는 이미 파리를 비롯한 많은 유럽 도시에서 하나의 예술양식으로 또 대안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극단적인 점거 형식을 따르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스콰트의 콘텐츠들이 곧 독립적이고 실험적이며, 강력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로베르네 집’이 스콰트의 대표적인 예다.

◇ 아시아의 대안공간

일본은 1994년 고베에 ‘캡 하우스(Cap House)’가 최초로 생긴 이후 도쿄, 오사카, 간사이 지역 등지에 많은 대안 공간들이 자리하기 시작한다. 일본은 주류 미술계의 비중이 너무 크고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전무하기때문에 대안 공간들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수시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부침현상이 심각하다.

한편 1990년대 후반부터 대안공간이 부상한 중국은 21세기 들어 경제 발전과 개방에 따라 대안공간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의 대안 공간들은 중국미술을 후원하는 외국인 미술 관계자들이나 컬렉터, 큐레이터들의 활동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레스토랑을 리모델링해 만든 ‘베이징 로프트(Beijing’s Loft)’와 낡은 공장을 개조한 ‘상하이 비즈 아트(Biz Art Shanghai)’ 등이 중국을 대표하는 대안 공간들이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