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기폭제… 마케팅·광고 등 다양한 접목 시도

‘클래식 오케스트라, 대중 속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룻, 클라리넷, 트럼펫, 색소폰, 더블베이스 등등…. 거의 전부라 할 만큼 다양한 관악기와 현악기들로 어우러진 합주의 결정판 ‘오케스트라(Orchestra)’. 일반인들과는 다소 동떨어진 듯 ‘클래식’하게만 느껴지던 오케스트라가 대중의 품 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른 바 ‘오케스트라 르네상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오케스트라와 함께 갖는 저녁 만찬, 그리고 이어지는 신차 관람! 오케스트라와 미디어 아트가 어우러진 대규모 야외 콘서트, 또 오케스트라 마케팅까지. 꿈 속에서만 품어 오던 일반인들이 무대에 올라 펼치는 오케스트라단의 연주. 오케스트라를 등장시킨 광고의 러시,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통해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인터넷 오케스트라 연주와 해외 공연까지….

오케스트라가 대중과 가까워지는 활동들이 최근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오케스트라와 연관지은 마케팅,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혹은 소재로 활용한 각종 광고와 행사 등이 풍성하게 펼쳐지면서 오케스트라가 일반 대중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

일반 대중에게 요즘 만큼 오케스트라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힘 입은 바 크다. 지난 가을 TV에서 방영된 ‘베토벤 바이러스’가 사실상 우리 사회에 ‘오케스트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특히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안방 시청자를 찾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비롯, 오케스트라와 연관 지어진 최근 일련의 현상들은 오케스트라나 클래식에 대한 일반의 기존 관념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아무래도 오케스트라 하면 일부 상류 계층에서나 즐기는 클래식하면서도 어렵기만 한 음악 장르라는 것이 종전까지의 인식. 하지만 오케스트라도 이제는 일반인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또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이 모든 현상과 다양한 활동들이 모두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에서 비롯됐다고 까지 할 수만은 없다고 평가된다. 이 드라마 방영 이전에도 오케스트라 공연을 활용하거나 등장시킨 마케팅이나 행사가 적잖이 있어 왔기 때문. 또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 방영 기간 중이거나 방영 이후에 벌어진 현상이라도 실제 기획은 드라마 이전부터 진행돼 온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공교롭게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최근 모집한 아마추어 시민 오케스트라단이라 할 수 있는 ‘시민 체임버 앙상블’ 경우 지난 여름부터 기획됐고 유튜브의 인터넷 오케스트라 연주 프로젝트 또한 올 초 이미 사내에서 나온 기획 아이디어란 후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케스트라를 테마로 삼은 이들 여타 기획과 활동들이 드라마로 촉발된 ‘오케스트라 붐’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일단 신드롬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실제 최근 ㈜LG나 LIG가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오케스트라를 광고에 전면 등장시키는 등 오케스트라가 대중적인 문화적 소재로 채택된 사례들 또한 결국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문정수 홍보팀장은 “오케스트라를 테마로 한 다양한 시도들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인기에 편승하거나 휩쓸린 것으로 보기 보다는 일반인들에게 이미 이전부터 내재해 있던 문화적 열망이 한꺼번에 표출된 기회를 맞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일찍이 잠재해 있던 클래식이나 오케스트라에 대한 욕구와 열정이 드라마를 만나면서 공공 속으로 드러날 수 있게 됐다는 것.

때문에 문화계에서는 “최근의 오케스트라와 대중 문화 간 접목 현상은 일회성으로 그친다기 보다 앞으로도 대중들과 문화를 이어주는 기폭제 겸 가교 역할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