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불황극복 마인드 컨트롤]경기 하강기에 언론보도 소비자에 더 큰 영향 '미디어 멜로디 효과' 발견

경제뉴스가 부정적이면 불황이 온다? 사회를 ‘미디어의 창’으로 보는 현대사회의 특성상 뉴스는 대중에게 사회를 보는 시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개인미디어의 영향력이 늘어난다 해도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을 따라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특히 대중심리를 자극해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뉴스는 불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해 고려대 언론학부 심재철 교수가 한국은행 조사국 박양수 반장과 함께 공동 발표한 논문이다. <경제 뉴스, 경제상황, 소비자 심리 그리고 소비행위의 상호 속성 의제설정 관계에 대한 시계열 분석>이란 긴 제목의 이 연구에서 심 교수는 1998년 12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만 7년간 국내 경제뉴스와 소비자 기대심리, 경제활동을 시계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언론의 경제뉴스 보도는 즉각적으로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론의 의제설정기능은 경기 확장기보다 경기 하강기에 더 컸다.

즉, 경기 하강기를 맞은 지금 국내외 상황에서 경제뉴스에 소비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말이다. 심 교수는 논문에서 “국내 언론이 경제여론의 주도자 또는 의제 설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제 설정자인 언론이 경기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부정적인 논조의 프레임으로 보도할 경우 의도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뉴스가 경제 현실을 왜곡하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이슈로 삼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제뉴스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사실에 더 주목한다는 언론학계의 연구 결과를 미루어 볼 때 대중이 경제 현실을 실제보다 더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사실 경제뉴스가 경제 상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는 1990년대 이후 활발히 진행돼 왔다. 1990년 세계적인 경제학자 쿠르츠는 뉴스가 경제상황을 비우호적으로 다루면 실제로 경제상황이 나빠지는 ‘미디어 멜로디 효과’를 발견했다. 쿠르츠는 1990년 발표한 논문에서 “(경제뉴스의) 부정적인 보도경향은 경기회복을 막거나 경기반등을 지연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심재철 교수는 “정책 당국자가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나 해석과 관련해 언론, 기업, 소비자 등 민간 경제 주체와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필요성이 있다. 경제보도 논조가 국가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