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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여성에게 우아함을 선사하다
1947년 S라인 강조 '뉴룩' 첫선, 패션 혁명 평가와 함께 선풍적 인기




글│최유진 미술세계 선임기자
사진│크리스찬 디올 코리아 제공

1- 그는 패션디자이너 최초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 하기도 했다.
2, 3- 크리스찬 디올은 잘록한 허리와 풍성한 스커트로 여성미를 강조했다.
4, 5- 풍성한 치마주름, 유선형의 라인 등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킨다.




오랜 전통과 뛰어난 기술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명품 브랜드는 고유한 철학과 깊은 정신을 담고 있다.

<명품의 정신> 코너는 오늘날 ‘고가의 상품’을 대체하는 말이 되어버린 ‘명품’의 참뜻을 되새기고, ‘자본’이 아닌 ‘사람을 향한 존중’을 우선하는 명품 기업의 정신을 높이 평가, 명품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폭넓게 전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명품은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지거나 고가 위주의 브랜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건에 대하여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현대여성의 아름다움은 헤어, 메이크업, 악세사리, 패션 등 다양해진 카테고리에서 찾을 수 있지만 여성의 신체가 갖는 선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은 전통적으로 내려온 여성의 미(美)로 일컬어진다.

반듯하게 뻗은 선이 아닌 풍부한 유선의 아름다움은 여성의 인체를 그리고 조각한 서양미술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부각된 ‘S라인’은 잘빠진 몸을 칭하는 말로 많은 여성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되기도 했다. 크리스찬 디올은 1947년 이미 S라인을 강조하며 새로운 스타일인 ‘뉴룩(New Look)’을 세상에 선보였다.

디올이 말 그대로 새로운 패션 스타일인 ‘뉴룩’을 선보였을 당시의 프랑스 사회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2차 대전의 영향으로 인해 도시 전체에는 냉랭하고 우울한 기운이 감돌았다.

사람들은 어두운 현실로부터 탈피하고픈 욕구를 가졌고 디올이 내놓은 스타일이 바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뉴룩은 부드러운 어깨선과 잘록한 허리, 풍성한 치마로 여성의 실루엣을 통해 우아함을 강조한 스타일이다. ‘패션의 혁명(revolution)’이라 평가되는 뉴룩은 심플하면서 허리 아래쪽을 풍성한 천으로 장식해 여성미를 강조했다.

디올의 패션은 매우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사회분위기를 변화시킬 정도로 뜨거운 이슈가 됐던 뉴룩 스타일이 패션의 역사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디올은 뉴룩을 선보인 다음해인 1948년 여성용 향수인 ‘미스 디올(Miss Dior)’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향을 패션에 더하는 의미가 아닌 향수병을 여는 것만으로도 그의 옷을 마음속에 그리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회와 패션계의 주목을 받은 디올은 이후에도 새로운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튤립라인, Y라인, H라인 등의 테마가 있는 스타일에는 제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있지만 심플하면서도 여성미가 강조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이 바로 크리스찬 디올의 스타일이다. 소매부분과 어깨부분은 단아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이 살아나고 허리와 치마의 라인은 부드러워 화려한듯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여성미를 강조했다. 나풀나풀 부드러운 천으로 짧은 잔 주름을 표현하거나 풍성한 옷의 주름을 이용해서 가냘프면서도 세련된 여성의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어린 시절부터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많았던 디올은 패션학교가 아닌 정치학교(Sciences Po')에서 공부를 했고 이후 화랑을 오픈하기도 했는데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면서도 단정한 패션 스타일은 정치적이면서도 예술적이었던 그의 성향을 말해주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화랑에서 열었던 전시는 키리코(Chirico), 브라크(Braque),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막스 자콥(Max Jacob) 등의 전시로 이를 통해 그는 현대미술사에 있어 중요한 획을 그은 이들과 친분을 쌓기도 했다. 예술이 그러한 것처럼 사회를 앞서간 그의 스타일에는 이러한 배경이 자리한다.

6- 크리스찬 디올 패션쇼, 파리. 1955년
7- 모델과 함께 한 크리스찬 디올. 1950년


명품 브랜드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창립자의 정신을 변치 않게 유지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크리스찬 디올은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를 디자이너로 영입, 디올의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디올에 대한 존경심을 바탕으로 “디올이 현대의 환경과 문화를 의상에 어떻게 반영할지 상상”하며 작업을 한다.

다양한 주제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표현하는 존 갈리아노는 고급패션과 거리의 모습을 결합하는 등 열린 사고를 패션에 적용시켜 다양한 문화와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패션을 선보인다.

그의 탁월한 패션 감각은 디올이 그랬던 것처럼 늘 새로운 패션을 보여준다. “‘뉴룩’은 매년, 매 시즌 창조된다”는 말처럼 그는 내재된 끊임없는 창조력과 패션에 대한 열정을 여러 스타일을 통해 선보여 왔는데 패션에 대한 그의 재능은 10년간 세 번에 걸쳐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로 선정된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찬 디올은 여성복뿐 아니라 남성복, 아기들과 어린이를 위한 디올 베이비 라인을 생산하고 있다. 향수, 화장품, 구두, 백 등의 악세사리 등 토탈 패션을 선보이는 디올의 파인 쥬얼리는 크리스찬 디올의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Egratigna Chipie, Epinosa, Egratigna Diamants 등은 18K 화이트와 옐로우 골드, 다이아몬드를 비롯하여 옐로우, 핑크 사파이어, 자수정, 아쿠아마린, 차보라이트 가닛, 모거나이트, 시트린, 루벌라이트, 래커 등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진 반지로 색상과 형태부터 매우 독특하다.

화려하고 강렬한 색상은 물론이고 유기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반지는 아름다운 보석으로 인해 고급스럽게 빛나면서 한편으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보헤미안풍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치 손 위에 한 송이의 꽃이 핀듯한 화려함을 주는 이 반지는 무려 4개월에 걸쳐 제작되는 것으로 크리스찬 디올의 세련되고 도시화된 아름다움 이면에 존재하는 거침없는 예술혼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크리스찬 디올은 2007년 크리스찬 디올의 창립 60주년을 맞아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에서 오는 1월 15일까지 <크리스찬 디올과 중국 아티스트>전을 열기도 한다.

크리스찬 디올의 예술적 감성을 선보이며 유럽과 아시아, 패션과 예술을 연결한 이 전시는 장르와 장르가 해체되고 새롭게 만나는 동시대의 크로스오버적 개념을 지닌 것이기도 하다. 왕두, 후앙 루이, 리우 지엔화, 장 샤오강 등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미공개된 크리스찬 디올의 작품들을 함께 전시해 예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고, 세련되면서도 단정하며, 귀여우면서도 지적인 디올의 스타일은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연출함과 동시에 때로는 섹시함을, 때론 자적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등 여성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 모든 스타일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1940년대 수많은 여성들로부터 사랑받았던 크리스찬 디올의 우아한 아름다움은 현대 여성들도 꿈꾸는 스타일이다. 그의 뉴룩은 사회의 이슈를 만든 하나의 패션 스타일을 넘어 모든 여성에 내재된 우아함에 대한 열망을 일깨웠다. 그것이 그가 대담하며 미래지향적인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이유이며 그의 발자취는 패션디자이너 최초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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