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상 잇따라 수상, 절묘한 타이밍으로 서로 상생

‘2년 연속 아시아 최고 항공사 선정’ ‘세계 최고 승무원상’ 및 ‘세계 최고 기내 서비스 상 수상’ ‘최우수 비즈니스클래스 운영 항공사’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연말 ‘어워드’ 홍보 공중전(?)이 치열하다. 200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두 회사가 수상하는 각종 타이틀이 무척 풍성하기 때문.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재계의 여러 산업군 중에서도 가장 경쟁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온 터라 여러모로 이들의 어워드(賞) 수상 경쟁은 재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권위의 미국 여행 전문지 ‘비즈니스 트래블러’ (Business Traveler)가 발표하는 2008년 ‘여행 업계 최고상’(Best in Business Travel Award)에서 2년 연속 ‘아시아 최고 항공사’(Best Airline in Asia)를 비롯한 3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비즈니스 트래블러는 전 세계 15만 명 이상의 유료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여행 전문지로 ‘여행 업계 최고상’은 여행업계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항공 호텔 공항 여행지 등 각 분야에서 매년 7~9월 3개월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한다.

대한항공은 이들 수상에 대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년 연속 아시아에서 최고 항공사 자리에 오른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 유수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는 것.

또 대한항공이 3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노선 최고 비즈니스 클래스 운영 항공사’(Best Business Class to Asia/Trans-Pacific)로 선정됐다는 것은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재확인시켜준 증거라는 설명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올해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새롭게 제정한 ‘최고 광고 캠페인 항공사’(Best Airline Advertising Campaign)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대한항공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은 고유의 푸른색을 활용한 세련된 이미지로 감각적이고도 섬세한 고품격 서비스를 잘 나타내고 있으며, 타 항공사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 선정 사유.

하지만 이에 앞서 연말 첫 ‘수상 발표’ 홍보의 포문을 연 것은 아시아나다.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적인 여행전문잡지인 미 ‘글로벌 트래블러’지로부터 ‘2008년 최고 기내서비스 및 승무원상(Best Onboard Service & Flight Attendants)’ 수상 항공사로 선정됐다고 먼저 발표했다.

이번 수상으로 아시아나는 5년 연속 세계 최고의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게 됐다. 더불어 아시아나는 ‘2008년 최고 태평양 횡단 항공사상(Best Trans-Pacific Airline)’의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이들 상은 글로벌트래블러가 매년 잡지 구독자와 온라인설문결과를 토대로 지역별, 서비스별 최고 항공사를 선정, 시상하는 것으로 이번에는 2008년 1월~8월 8개월간 3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가 이뤄졌다. 아시아나는 “이번 수상은 아시아나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로 공인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극 강조한다.

여기까지는 두 회사간의 일진일퇴 공방. 하지만 두 회사가 받은 다양한 수상 타이틀 발표가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발표마다 각각 1주일 간격으로 이어진 ‘절묘한 타이밍’ 때문이다.

비즈니스 트래블러 시상식에서 아시아나항공 박헌재 캐빈지원팀장과 승무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왼쪽 에바 레너드( Eva Leonard) 비즈니스 트래블러 편집장, 왼쪽에서 세번째 할리우드 영화배우 미나 수바리(Mena Suvari), 왼쪽에서 네번째 박헌재 아시아나 캐빈지원팀장)

실제 이들 수상 발표 내용만을 보면 대한항공은 비즈니스 트래블러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트래블러로부터 각각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역으로 대한항공은 글로벌 트래블러로부터, 또 아시아나항공은 비즈니스 트래블러로부터는 아무런 상도 못 받은 것처럼 외견상 보이기 때문.

그러나 두 항공사는 이들 잡지 모두에게서 각각 여러 상들을 수상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에서의 수상이 덜 부각된 이유는 두 회사간에 이뤄진 ‘발표 시점의 적절한 배분(?)’ 덕분이다.

실제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의 비즈니스 트래블러 발표가 끝나자마자 며칠 후 기다린 듯 수상 자료를 추가로 발표했다. 역시 대한항공과 같은 미국 여행전문지 비즈니스 트래블러로부터 항공사 3개 부문에서 세계 최고로 선정됐다는 내용.

아시아나항공은 이 잡지로부터 3년 연속 ‘세계 최고 승무원 상(Best Flight Attendants in the World)’과 ‘세계 최고 기내 서비스 상(Best In-flight Services in the World)’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에는’세계 최고 지상서비스/콜센터 상(Best Overall Customer Service- Airlines- Ground/Call center’도 처음으로 수상했다. 기내 서비스뿐 아니라 지상 서비스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로 공인받았다는 것이 아시아나측의 자랑이다.

이런 상황은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지난 비즈니스 트래블러 수상 발표 때 세계적 여행 잡지 ‘글로벌 트래블러’ 12월호에서 ‘북(北) 아시아 최고 항공사’(Best Airline in North Asia)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슬며시’ 끼워넣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결국 결과만 놓고 보면 두 회사가 ‘아무런 충돌 없이’ 적절히 시점을 나눠 ‘알릴 것은 알리고 마는 빼어난 홍보 솜씨’를 보였다는 평가.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받은 수상 내용들은 일일이 우열을 따지고 서열을 매기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평가 주체와 방법, 내용 등이 모두 다르고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모두 ‘잘하고 있다’는 호평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 회사 모두 수상과 평가를 점수나 등수로 환산하는 데는 부정적 입장이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항공사의 노력과 우수한 경영 성적표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데 서로의 견해가 일치해서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항공 분야의 국제적인 상을 잇따라 수상하면서 세계 항공업계에서 고품격 항공사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전 세계 여행 전문가들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로 또 한번 높은 평가를 받은데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고 긍정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