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흑백목판화전

중국 흑백목판화 예술은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20세기 초, 노신 선생이 주도한 신흥 판화운동에서 흑백목판화가 중추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과 함께 성장을 거듭한 흑백목판화는 사회주의체제 속 민중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중국 특유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다 21세기 전후로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함에 따라 중국 고유의 흑백목판화예술은 서구의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 사조에 밀려 점차 그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흑백목판화는 특정 시대 중국의 사회상과 그 속에서 삶을 지켜나갔던 민중의 정서를 담고 있는 예술 장르로서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공화랑에서는 북경공화랑 기획으로 중국미술가협회에서 선정한 200여 점의 중국흑백목판화 가운데 95점을 선별해 <21세기 중국흑백목판화전>을 개최한다. 1부~3부에 걸쳐 모두 32명의 흑백목판화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3월 23일까지 인사동 공화랑에서 만날 수 있다. 우수한 전통의 흑백목판화가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것을 막기 위한 중국 미술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됨은 물론 80년대 한국의 민중판화운동과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