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정신] (25) 드비어스(DE BEERS)최고의 원석 완벽한 커팅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배려

오랜 전통과 뛰어난 기술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명품 브랜드는 고유한 철학과 깊은 정신을 담고 있다. <명품의 정신> 코너는 오늘날 '고가의 상품'을 대체하는 말이 되어버린 '명품'의 참뜻을 되새기고, '자본'이 아닌 '사람을 향한 존중'을 우선하는 명품 기업의 정신을 높이 평가, 명품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폭넓게 전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명품은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지거나 고가 위주의 브랜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건에 대하여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1-옐로우 다이아몬드 링
2-바빌론 탈리스만 골드
3-바빌론 탈리스만 팬던트
4-드비어스의 CEO 기 레마리
5-아트디렉터 라파엘 카노
6-드비어스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부회장이자 드비어스 인스티튜 트 오브 다이아몬드 대표 앤드류 콕슨

보석중의 보석, 보석의 꽃 다이아몬드. 사람들이 가장 흔히 알고 있는 보석이며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보석이 바로 다이아몬드다.

'diamonds are a girls best friend'라는 노래도 있지 않은가. 그 이유는 과거에는 부와 신분의 상징으로 귀족들만 소유할 수 있었으며 현재는 다른 보석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가장 아름답게 반짝이기 때문일 것이다.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전문 명품 브랜드로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로 꼽히는 품질의 다이아몬드로 유명하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카피와 함께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었던 광고는 머릿속 깊이 각인됐다. 결혼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등장하는 것은 다이아몬드가 지닌 '영원함'이라는 의미로부터 비롯된 것. 이 광고의 카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예물로 다이아반지를 교환하는 것이 한층 더 보편화됐다.

과거에는 1캐럿짜리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중년부인들의 손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결혼 예물로 1캐럿 다이아몬드를 준비하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그야말로 '콩알만한' 다이아를 끼는 여성들이 많아졌고 연령층도 낮아졌다. 그러나 양보다 질이라 했던가. 다이아몬드는 품질에 따라 가격의 차가 심하고 그 품질은 육안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다이아의 질은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 마디로 정말 질 좋은 다이아몬드는 그리 많지 않고 좋은 다이아몬드를 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에 있어 품질등급을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좋은 다이아몬드로 평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커팅이다. 커팅은 중세 무렵까지도 루비, 에메랄드 등에 밀렸던 다이아몬드가 보석중의 최고로 거듭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어떻게 커팅을 하느냐에 따라 각도와 움직임에 따른 빛의 반짝임이 달라지지만 일반인들은 밝은 조명아래에서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제대로 된 커팅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도 전문도구와 경험에 의해 파악하는 다이아몬드를 일반인들이 눈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다이아몬드라 해도 전문가의 말과 품질보증서에만 의존해 그 정도를 믿는 것이 조금은 아쉬울 수 있다.

드비어스는 고객들이 다이아몬드의 커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드비어스의 매장에서는 뷰티스캔(Beauty Scan)이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을 통해 확인시켜주는데 다이아몬드를 확대해 큰 화면에서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드비어스만의 테크놀러지는 확대된 다이아몬드의 이미지를 통해 균형있게 대칭으로 이루어진 커팅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해 무결점 다이아몬드를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 준다. 다이아몬드의 각 면이 비대칭으로 보이는 것은 커팅이 잘되지 않은 것으로 빛이 새어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커팅이 좋아도 다이아몬드 자체가 좋지 않으면 진가를 발휘할 수 없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는 가공전인 Rough Stone상태에서부터 평가가 시작된다.

그 다음의 평가항목은 멀티컬러 무지개 빛의 퍼짐성을 뜻하는 Fire, 스톤이 움직일 때마다 내뿜는 불꽃과 광채인 Life, 스톤이 지닌 광도를 의미하는 Brilliance로 모든 조항을 만족시켜야만 최종 결정이 이루어진다. 100년 이상 이어져온 다이아몬드 전문가들의 식별을 거쳐 선정되는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들은 이 세 가지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별된 다이아몬드는 드비어스 다이아몬드가 되면서 로고와 일련번호가 새겨지고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보존 기록에 등재된다. 또한 고객이 제품을 구입할 때 드비어스는 드비어스 패스포트(DeBeers Passport)를 제공해 정확한 정보와 신용을 정보화 한다.

1-드비어스의 쇼 'Secret of Diamonds' 내부 전경
2-지난 10월에 열린 드비어스 쇼 '시크릿 오브 다이아몬드'
3-드비어스의 쇼 'Secret of Diamonds' 외부 전경
4-오라 컬렉션(Aura Collection)

드비어스는 1888년 남아프리카의 드비어스 광산에서부터 시작, 다이아몬드 원석을 채굴하고 공급하던 공급업체였다. 세계 최초의 다이아몬드 광산회사 드비어스사는 지난 2001년 많은 명품 브랜드의 인수합병으로 유명한 LVMH와 손잡고 다이아몬드 주얼리 브랜드 드비어스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현재 드비어스의 CEO인 기 레마리(Guy Leymarie)는 원래 명품 위조 범죄 전문 변호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으며 까르띠에 CEO이기도 했다.

드비어스의 총체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아트 디렉터 라파엘 카노(Rapahèle Canot) 또한 법대에서 학위를 받고 주얼리, 시계, 가죽 산업과 관련된 국제적인 지식을 습득, 주요 주얼리와 시계 하우스를 창조하고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드비어스의 스타일을 만들어 낸다.

다이아몬드 원석의 최고 상태와 완벽한 커팅을 모두 추구하는 드비어스는 커팅이 잘된 다이아몬드뿐 아니라 러프한 스톤의 연마되지 않은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함께 선보인다.

악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마법과 같은 힘을 지닌다고 믿어졌던 고대 신앙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컬렉션인 '탈리스만'은 가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를 통해 다이아몬드의 신비로운 느낌을 한껏 풍겨낸다.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연결되어 움직임에 따라 모양을 이루어내는 'Wildflowers'는 피부 위에서 야생화처럼 자유롭게 핀 꽃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이음새를 금으로 처리했는데 이는 다이아몬드의 빛을 중요시 여기는 드비어스의 디자인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드비어스는 고객들이 좋은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지키기 위해 매장 내에서 다이아몬드를 잘 볼 수 있도록 기초적 조명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

또한 어느 것으로부터도 방해 받지 않고 제품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다각면에서 카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매장을 설계하기도 한다. 바로 드비어스가 품질을 보장하는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소비자 스스로가 관찰을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 최유진 미술세계 선임기자 사진 비어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