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매혹3시간 넘는 춤의 향연열렬히 호응하는 것이 제대로 된 관람법

인도 역대 최고 흥행작인 'Gajini'

인도는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라는 조어가 있을 만큼 영화 산업이 발전한 사회다. 인도영화는 그 특유한 향취로 인도를 넘어 세계를 사로잡아 왔다. 하지만 불행히도 국내에 정식 수입 개봉하는 인도영화는 많지 않다.

그래도 인도영화 마니아층은 굳건하다. 그만큼 인도영화의 매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9년째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정광현 씨가 인도영화의 특징과 관람법을 조목조목 정리해 주었다.


춤추고 노래하는 인도영화

인도영화는 춤추고 노래한다. 뮤지컬이냐고? 뮤지컬과 많이 다르다. 뮤지컬의 노래와 춤은 이야기 흐름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인도영화의 노래와 춤은 느닷없다.

모두 빼버려도 이야기 흐름엔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인도영화 마니아들은 말한다. ‘노래와 춤을 빼느니, 나머지 부분을 빼라. 그게 인도영화다.’

러닝타임이 3시간이 넘어?

인도영화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러닝타임이 3시간 전후로 아주 길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간에 항상 ‘쉬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에 화장실도 갔다 오고, 맛있는 음식도 사먹는다.

온 가족이 영화관에 와서 하루를 꼬박 보내는 것은 흔한 모습이다. 인도인에게 영화는 생활의 활력소이며, 가장 좋은 오락거리다.

인도영화의 매력은 춤과 노래, 그리고 특이한 관람법?

인도영화의 매력은 처음에 말한 ‘춤과 노래’다. 그리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다. 10년 전 어느 인도의 허름한 극장에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도 웃고 울었던 이유는.. 바로 관객들의 호응이었다.

마치 우리나라 어린이 극장에서 벌어지는 모습처럼, 다 큰 어른들이 박수치고, 소리 지르고, 울고 웃는다. 춤도 춘다. 노래를 따라 부른다. (보통 수십 번 본 사람이 있기 마련) 바로, 이런 신선한 충격이 나를 10여년간 인도 영화의 마수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최근에는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이런 모습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걱정없다. 매달 1회씩 ‘주한 인도 대사관’에서 열리는 인도영화 상영회에서는 인도식 관람법을 권장한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떠들썩 극장’이 바로 그곳에서 펼쳐진다. 스트레스가 남아 있을 자리는 없다.

최근 개봉작인 'Billu'

인도영화를 보는 이유?

무엇보다 인도 영화를 보는 이유는 ‘재밌어서’다. 인도영화의 이야기는 뻔한 듯 하면서도 꼬여 있다. 예전에는 끝을 뻔히 알 수 있는 권선징악의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엔 다르다. 점점 시나리오가 탄탄해지고 있다.

인도영화를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완전히 풀린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처음엔 어색했던 춤과 노래도, 조금만 중독되면 은근히 기다려진다. 느끼하다고 싫다고 한 배우에게 어느새 열광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인도영화 마니아들에겐 일반적이다.

한국의 인도영화

그렇다면, 우리나라엔 인도영화가 얼마나 알려져 있을까? 불행히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여태까지 개봉된 인도영화는 10편을 넘지 않는다.

그나마 많은 수가 인도에서도 흥행을 실패한 영화나 DVD출시를 위한 반짝 개봉이어서 아쉬운 점이 많다. 인도영화 마니아들은 인도영화를 극장에서 마음껏 볼 수 있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www.indiamovie.kr)


2001년 사람들과 함께 큰 화면에서 인도영화를 보고자 결성한 동호회다. 2009년 4월 회원은 1만 여명에 달한다. 매달 1회 주한인도대사관에서 인도영화 상영회를 연다. 문의는 0502-540-8151





정광현 한·인 교류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