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라톤 그랜드 워커힐·밀레니엄서울 힐튼·리츠 칼튼 vs 신라·인터콘티넨탈

“신라 & 인터콘티넨탈호텔은 게 섯거라! ‘수퍼 트리플 카드’가 간다.”

국내 특급 호텔가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과 밀레니엄서울힐튼, 그리고 리츠칼튼 등 호텔 3사가 새로운 멤버십 카드 ‘수퍼 트리플’을 최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측은 ‘더블 초이스’의 신라호텔과 인터콘티넨탈. 때문에 국내 특급호텔가는 앞으로 두 진영이 ‘호텔 통합 카드’ 시장을 놓고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여야만 하는 형국이다.

서울의 3개 특급호텔 대표이사들이 함께 모여 런칭 조인식을 가진 ‘수퍼 트리플(Super Triple)’이란 쉽게 말해 이들 호텔의 공동 멤버십 카드. 이 한 장의 통합 카드로 가입 회원은 1년 간 횟수 제한 없이 호텔 3사의 객실과 레스토랑 등에서 다양하고도 동일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엇 보다 이번 수퍼 트리플 카드의 출현이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호텔 3사가 공동 마케팅을 위해 함께 뭉쳤다는 점이다. 또한 세 호텔은 통합 카드 발행을 계기로 종전까지 각자 운영해 오던 개별 멤버십 카드 판매도 중단했다. 멤버십 카드에 관한 한 각각 독자 행보에 나서지 않고 3사의 공동 보조 만을 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이 같은 국내 특급 호텔들간의 멤버십 카드 제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 신라와 인터콘티넨탈 두 호텔이 더블 초이스 멤버십을 공동으로 선보였다. 97년 9월에 처음 등장한 이 카드는 강남과 강북에 있는 대표 특급 호텔을 함께 쓸 수 있는 실속 카드로 인기를 모아 왔다.

그런데 지난 해 기준 회원이 2만 여명을 넘을 정도로 호텔 멤버십 중 가장 막강한 지위를 구축해 온 더블초이스로서는 수퍼 트리플의 등장으로 강력한 도전자를 맞게 된 셈이다.

이처럼 호텔들이 서로간의 오로지 경쟁 관계를 탈피, 멤버십 카드 부문에서나마 공동 제휴에 나서는 이유는 ‘뭉치면 나아지는’ 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통합 카드를 통해 고객들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고 이는 곧 호텔의 회원 수와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수퍼 트리플 카드의 탄생에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한 워커힐 호텔 또한 처음에는 리츠칼튼과의 2자 협력만을 염두에 두다 밀레니엄 서울힐튼까지로 제휴 폭을 더 확장시켰다. 서로 지리상으로 근접하지 않은 서울의 강동과 강남, 강북 시내 호텔이 뭉쳐 경쟁 상황을 피하면서도 공동의 영업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 때문.

이처럼 멤버십 카드에 적용되는 호텔 수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누리는 혜택과 할인 폭은 더 넓어졌지만 ‘공짜 쿠폰’은 예전 보다 줄어 들은 것도 달라진 현상이다. 대신 종전 1개 호텔에 35만원 하던 멤버십 카드 가입비(1년)도 3개 호텔로 늘었지만 ‘불과 5만원’만 올린 40만원으로 책정한 것도 같은 맥락. 더블 초이스가 2개 호텔을 대상으로 가입비 39만원이란 점도 (마치 의식된 듯) 서로 대비된다.

“특급호텔 세 곳이 공동으로 홍보 및 광고 활동을 하기 때문에 호텔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 공동 제휴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프로모션과 행사 등도 더욱 활발하게 유치할 수 있습니다”

수퍼 트리플 탄생의 산파 역할을 자임한 (주)워커힐 유용종 사장은 “국내 최초 3사 통합 VIP카드인 ‘수퍼 트리플’이 고급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과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합리적인 가격의 멤버십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