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간, 문화도시 서울 새 거점] 남산예술센터 포함 올해 6곳 개관… 무대공연, 문학 등 특성 맞춰 조성

지난 7일 개관한 금천예술공장. 건물 위에 서 있는 로봇 모양의 조형물은 입주 작가 이기일의 작품으로 '아트로봇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창작공간이라니, 알쏭달쏭하다. 서울시 곳곳 용도 폐기된 공간을 문화예술인에게 위임해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도 살리고, '문화도시 서울'로서의 위용도 갖추겠다는 취지인데 듣기에야 모두 달콤한 말들이지만, 행여 여러 마리 토끼를 쫓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자연발생한 현상이 아닌, 시가 주도하는 문화 정책의 산물이라는 점도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정치적 논리로 만들어진 문화예술 제도가 애초 취지와 달리 운영되거나 정권 교체와 함께 흐지부지된 사례들을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문화예술의 핵심이 자생력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메마른 환경에 문화예술이 숨쉬고, 물 머금을 수 있는 틈들이 벌어진다는 소식은 언제나 반갑다.

이런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아니 오히려 격려하고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서울시 창작공간'을 둘러 보았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궁리되고 있고, 벌어질 수 있는지 관심을 갖는 것은 '문화도시 서울'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창작공간, 서울의 새로운 거점들

서교예술실험센터 옥상공방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워크숍 장면.
올해 개관했거나, 개관할 예정인 서울시 창작공간은 모두 여섯 곳이다. 남산 드라마센터였던 남산예술센터와 홍대 앞 옛 서교동사무소였던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지난 6월 문을 열었고, 지난 7일 금천구 독산동의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한 금천예술공장이 뒤를 이었다.

중구 황학동 지하상가의 빈 점포들을 활용한 신당창작아케이드가 16일 공개되고 서대문구 연희동 서울시시사편찬위원회는 다음달 연희문학창작촌으로 다시 태어난다.

12월에는 이미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영등포구 문래예술공단을 지원하는 센터인 문래예술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성북구에 성북예술창작센터, 서대문구에 홍은예술창작센터, 관악구에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가 들어선다.

곳곳에 들어서는만큼 지역적 맥락이 중요하다. 각각의 창작공간은 이전 용도와 지역 문화를 반영해 다르게 구상되었다. 남산예술센터는 드라마센터였던 전적을 이어받아 무대공연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신당창작아케이드는 공예공방으로 꾸며졌다.

연희문학창작촌은 도심 속 전원 같은 환경에 걸맞게 순수 문학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집필실이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울 여러 지역의 문화와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거점"(서울문화재단 김윤환 창작공간추진단장)이라는 것뿐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 홍대 앞에서 접점을 찾다

그래서 더더욱, 각각의 공간을 꾸리는 문화예술인과 그 활동 내용이 중요하다. 어떻게 채워지고 진행되느냐에 따라 이 제도는 허울이 될 수도,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문어발' 덫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을 헤아리기 위해 가장 먼저 개관해 다섯 달째 운영 중인 서교예술실험센터를 찾았다.

지난 6일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대학생들의 사진과 영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아세안센터가 주최한 <2009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 수상작이었다. 툭 트여 사람들이 오가기 편리한 1층과 지하1층은 주로 전시장으로 쓰인다. 워크샵과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이곳에 입주한 문화예술인에게 가장 반가운 것은 이처럼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작업을 쉽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카바레사운드 이성배 대표)이다. 공간이 있으니 절로 활용 방안을 궁리하게 된다. "녹음실 이외의 작업 공간을 가진 것은 처음"인 인디음악레이블 카바레사운드도 전시를 기획했다.

20일부터 시작하는 <인디음반 제작의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전이다. 지난 6~8월 워크숍을 통해 인디음악인에게 전수한, 스스로 하는 음반 제작 유통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 카바레사운드가 10년간 쌓아온 경험과 기술, 네트워크의 자산을 홍대 앞 인디음악씬과 공유하려는 의도다. 이성배 대표는 "지난 2~3년간 인디음악레이블 사업을 넘어 인디음악 인프라 형성에 기여하는 일들을 추진해 왔다. 이번 전시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른 창작공간 지역과 달리 홍대 앞은 자생적 문화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역할도 기존 문화와의 접점에서 고민되어야 했다. '작가'보다 기획자에 가까운 문화예술인이 입주하고, 프린지페스티벌, 뉴미디어페스티벌 등 기존 홍대 앞 축제들에 협력한 것도 그 때문이다. 개별적 작업실의 모둠이기보다는 홍대 문화를 가로지르고 두루 엮는 네트워킹의 허브 기능이 요청되었던 것이다.

개관 전 열린 간담회에서부터 기존 문화와 새로운 제도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마침 때가 적절했다. 홍대 앞에서도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었다. "허울 좋은 공공미술이 아닌, 진정한 공공성을 추구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형태를 모색하던 중"(문화로놀이짱 안연정 대표)이었다. 서교예술실험센터는 공공적 공동작업 공간으로 쓰일 수 있었다.

홍대 앞에서 일어난 공공성 논의는 개념적인 문화예술의 방향성뿐 아니라 문화예술인 자신의 생존 문제와도 관련된 것이었다. 홍대 앞 땅값이 오르면서 문을 닫는 작업실이 늘어나게 된 것.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여야 했고, 그러려면 문화예술인 개개인의 자산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작업 도구와 기술에서부터 생존 노하우와 공간까지, 각자 구하려면 돈이 드는 것들을 서로 나누려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었다. 환경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지속 가능한 상생'의 가치관을 낳은 셈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도 이런 흐름을 담아냄으로써 정체성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인디음반 제작의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전처럼 이미 진행되고 있던 인프라 구축 사업들이 이곳을 거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 증거다.

'옥상 공방'은 상징적이다. 문화로놀이짱과 퍼블릭아트 고물상이 옥상 식당 공간에 공구를 갖춰 공방을 열었다. 동네 주민, 동네 예술가, NGO 등 공방이 필요한 모두에게 열려 있고, 나아가 이들 간 네트워크의 매개가 될 곳이다.

이 공간은 문화로놀이짱이 2006년부터 진행해온 '00시장'과 '움직이는 00가게'의 연장선이다. 이들은 중고, 재활용 물건은 물론 경험과 정보, 기술까지 나누어 쓰자는 프로젝트.

작년에는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에 '사람과 식물 간 관계를 알려주는 씨앗가게', '기계와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동이륜정비소', '좋아하는 영화, 만화, 음악을 나누는 지적 공동체 공간, 유랑도서관' 등을 노점 형식으로 차렸다. 이 유동적 공간을 안정된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한 첫 시도가 바로 상설 옥상 공방이다.

지난 10일부터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계기로써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필통과 의자를 만드는 목공 워크숍, 음향환경개선장치 만들기, 소형풍력 발전기로 자전거 전조등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 내용 안에 손의 감각을 되살리고 소비를 줄이고 대체 에너지를 이용하는 대안적 삶의 방식이 다 담겨 있다. 공구와 기술을 나눔으로써 새로운 삶의 가능성까지 나누는 것이 옥상 공방이 추구하는 공공성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가 나서야 하는 분야는 또 있다. 아카이브 작업이다. 홍대 앞 문화도 한 세대를 넘겼기 때문이다. 이성배 대표는 "홍대 인디음악씬이 10년을 맞았다. 이제 그 역사를 정리하고 전시할 박물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기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문화콘텐츠마켓'이다. 대표적 대안공간 루프의 10년간 전시 기록을 모으는 등, 지역 문화예술을 기억하는 아카이브형 연례보고전이다. 11월 초에 열린다.

최근 들어 그 자체가 제도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1세대 대안공간의 대안을 표방하는 2세대 대안공간을 엮어 아카이브화하는 '홍벨트'는 새로운 역사적 가능성을 구체화하려는 프로젝트다. 갤러리킹, 그문화, 달링스튜디오, 프레파라트연구소 등이 참여해 11월 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금천예술공장은 무사히 자리잡을 수 있을까

지난 7일 개관한 금천예술공장도 지역 사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안착할 수 있을까. 이곳은 사정이 또 다르다. 기존 문화가 척박하다. 구로공단이었고, 지금은 쇠락한 산업 시설 대신 '디지털 단지'가 들어서는 등 산업 정책에 의해 조성되어 온 지역이라 공장 문화 외에는 문화예술적 토양이 없다.

인쇄공장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예술공장'이라 이름 붙인 데서 알 수 있듯, 서교예술실험센터보다 문화'산업'적 의미를 더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윤환 단장은 "가산디지털 단지, 패션 아울렛, 홈플러스 등 주변 산업, 상권과 문화예술을 중매하는 것도 금천예술공장의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트로봇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다. 가산디지털단지 입주기업과 금천예술공장 입주작가가 함께 예술작품으로서의 로봇과 상품화할 수 있는 교육용 과학 키트를 제작하는 사업이다. 더불어 '로봇교실', '아트로봇 문화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패션 아울렛의 재고 의류를 입주작가가 리폼해 브랜드화하는 프로젝트와 홈플러스 내 아트숍 운영도 계획 중이다.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방점을 찍는 것도 '수출 기지'로서의 구로공단의 이미지와 이어진다. 현재 네덜란드 작가 안드레 헤머와 독일 작가 클라우스 메팅, 프랑스 2 rien merci 극단이 단기 입주해 있고, 2010년부터 외국 작가도 장기 입주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국내외 문화예술인들의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컬(Global+Local)' 미학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서울문화재단과 독일문화원이 함께 국제교류 펀드를 조성하고, 금천예술공장이 일본의 창작공간인 '요코하마 뱅크아트'와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시도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국내 입주작가들의 활동계획은 지역 사회, 특유한 환경과의 교류를 통해 문화예술적 상상력을 확장하려는 것들이 많다. 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실험 예술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사진과 설치 작업을 하는 장석준 작가는 금천구에 대한 공간 연구를 할 계획이고, 영상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우하하는 지역 주민들이 영상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궁리하고 있다. 시각 아티스트, 건축가, 경관연구자, 도시사회학자, 공공미술 프로젝트 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무빙밀머리는 지역 리서치를 통해 주민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화가 박능생은 서울 풍경을 수묵으로 그려낸다.

문화가 척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에게는 추상적인 환경이라는 뜻이기도 해서, '세속'에 구속됨 없이 1940~50년대 느와르 장르영화와 20세기 초 무성영화를 연구하거나(노재운), 1960년대 한국그룹사운드 1세대의 활동을 정리하는(이기일) 등 이곳을 타임머신으로 삼는 이들도 있다. 미디어아트 작가인 이세옥과 최수환은 다중 스크린에서의 서사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등 마음껏 '미디어'에 골몰할 예정이다.

행정과 문화예술은 어떻게 만나야 하나

이 모든 방향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입주한 문화예술인들은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사회에서의 공공적 역할에 뜻을 둔 문화예술인이 모인 만큼, 이들의 힘을 믿고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안연정 대표는 "지난 정권 때 생겼던 다원예술매개공간이 2년 만에 정치적 상황 변화로 문을 닫은 후 생긴 곳이기 때문에 서교예술실험센터는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공간이다. 이번에는 행정 시스템이 얼마나 기다려줄 수 있을지가 문제다. 입주한 우리도 좀더 '실험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창작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평당 5천~1만 원의 관리비를 받는 것은 상징적으로나마 입주한 문화예술인의 자존심을 살리고, 그들의 독립성을 존중하겠다는 제스처다.

김윤환 단장은 "건물 내부의 공간 구성과 인테리어 역시 입주한 이들과 논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에게 필요한 요소를 반영하는 동시에 공간 자체를 작품화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이런 의도가 잘 실현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 안연정 대표는 "더 비워놓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이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공간에 대한 애정을 갖는 과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창작공간은 막 씨앗을 뿌린 상태다. 서교예술실험센터와 금천예술공장을 채운 것은 무엇보다 이 공간을 잘 길러보겠다는 기대와 열정, 상상력과 활력이었다. 행여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해도 앞날의 거름으로 삼으면 될 일이다.

다만, 금천예술공장 개관식에서 몇몇 연사에 의해 강조된 '컬처노믹스'가 이들을 숨막히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예술이 산업적 효과로까지 이어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중요한 것은 당장의 '성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르고 차가운 곳곳에 문화예술이 기발하고 따뜻하게 말을 거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 누구라도 그것을 나누고 만끽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도시의 온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 공간들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가 아닐까.

'금천예술공장'에는 서울시 창작공간의 포부가 모두 들어 있다. '금천'과 '예술', 그리고 '공장'. 서울이 진정한 '문화 도시'가 되는 길은 이 중 어디에 있을까.


"이방인 눈에 비친 금천구 영화화 구상 중"
영상·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우하하 민동현 대표 인터뷰

금천예술공장의 터를 닦을 제1기 입주작가는 총 14개 팀이다. 장르와 경력이 다양하다. 그중 영상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우하하의 민동현 대표를 만났다. 가장 '문어발적'으로 보이는 활동계획으로 창작공간의 영토를 넓혀줄 것 같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스튜디오 이름이 독특한데, 웃음 소린가.

그렇다. 10년 전 '우하하 필름'으로 시작했다. 대부분의 독립영화가 우울했던 때다. 심각하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할 수 없을까라는 것이 나의 화두였다.

금천예술공장에는 어떻게 입주하게 됐나.

서교예술실험센터에 먼저 입주한 카바레사운드 팀이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고 알려줬다. 우리 스태프들이 다들 오지랖이 넓어 이런 시도를 반가워 했다. 그런데 막상 함께 지내려니 쉽지 않아 공간뿐 아니라 서로에게도 적응하는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공연예술 영상 아카이브 작업은 뭔가.

스태프 중 인디밴드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 '서커스 매직 유랑단'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남지현 감독이 있다. 그가 국악, 무용 등 공연자가 자비로 만들고,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 비인기 공연 무대를 기록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것을 발전시켜 국악, 무용 분야의 DVD 아카이브를 만들려는 계획이다.

인디뮤지션 교류 프로젝트도 있는데.

카바레사운드 팀과 함께 벌이는 일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와 금천예술공장의 창작공간 간 교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지역사회 교류 프로젝트 'Edu-HAHA'는 교육 프로그램인가.

올 초 청소년 센터인 하자센터에서 영화팀 '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영화에 관심 있는 중, 고등학생에게 영화에 눈 뜨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카메라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무작정 카메라를 들려 재미있는 현장으로 보냈다. 이런 컨셉트로 금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카메라를 다루는 데 필요한 것은 다만 용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창작공간에는 지역 사회의 거점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이전에 금천구에 와본 적은 있나.

서울내기인데도 이번에 처음 와봤다. 이전에는 주로 홍대 근처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새로운 환경이 무척 흥미롭다. 그래서 <금천>이라는 영화를 구상하고 있다. 이방인의 눈으로 금천구의 재미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한 달에 한 공간씩 일 년 동안 열두 공간을 찾아내 그곳의 인물, 에피소드들을 연결해 중 장편 영화를 만들까 한다.

지역 주민과의 교류는 좀 있었나.

아직은 밥집 아주머니 정도? 아주머니가 금천예술공장이 문화센터인 줄 알고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되냐"고 물으시더라.(웃음)

금천예술공장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나, 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중심가도 아니고, 교통이 좋지 않은 지역이다. 이곳에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 쉽게 육?하려면 다른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러려면 작가들에게 가능성을 많이 열어주어야 한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끼리 많이 놀아야 나오는 것이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