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몸' 만들기] 강력한 실천 의지와 생활습관 바꿔야… 꾸준한 운동과 다이어트, 금주·금연 생활화

새해를 맞이하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하나 정도는 결심을 한다. 설사 작심삼일이더라도. 가장 많은 결심은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것들이다.

온라인몰 G마켓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20일까지 네티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새해 결심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운동과 다이어트를, 12%가 금주와 금연을 선택했다. 재태크·빚 청산(22%), 취업·진학(21%)이 그 뒤를 이어, 경제적인 문제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조사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새해결심 또한 운동과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로 나타났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결심으로 운동·다이어트라고 응답한 비율은 33%, 재태크·빚 청산 19%, 취업·진학 17%, 금주·금연이 15%로 나타났다.

몸테크의 고수들에게 성공비법에 대해 한 수 배워보는 건 어떨까.

㈜한솔교육
"반식 다이어트로 3개월 만에 13kg 감량 성공"

변재용 회장
새해 다이어트를 결심한 뒤 얼마 만에 실패할까? 10명 중 4명은 '작심삼일'에 그쳤다.

한 비만클리닉이 지난해 초 다이어트를 계획했던 2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작심삼일로 끝났다는 응답이 41.5%(120명)로 가장 많았고, 1~2주 하다가 실패했다는 응답자는 19%(55명)이었다.

많은 이들이 실패하는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뭐가 다를까. ㈜한솔교육 은 지난해 9월 다이어트를 시작해 3개월 만에 77kg에서 64kg으로, 13kg나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음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골고루 먹되, 먹는 양을 반으로 줄이는 반식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요. 또, 중간중간 배가 고프면 간식 대신 생수와 우유를 마십니다."

하지만 먹는 양을 줄이고, 허기짐을 견디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변 회장은 다이어트의 성공요인으로 강력한 의지를 꼽는다.

이혜경 대표
"건강검진 중 관상동맥에 이상이 발견됐어요. 비만을 해결하지 않으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연히 체중감량 의지가 생겼지요. 거기에다 상담의사와 감량을 약속했거든요. 다이어트 의지를 다지는 데는 건강에 대한 인식과 함께 누군가와 약속을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의 앞에서 다이어트를 공언하고 시작해 보세요."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생활습관을 바꿔라

물론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겠다는 의지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이어트를 위해 생활습관을 바꿨다.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직업의 성격상, CEO들은 염분이 많고, 열량이 높은 외식과 술자리가 생활화돼 있다.

이런 이유로, 변 회장은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부터 저녁식사나 술 약속은 웬만하면 안 나가고 있다. 야식 등을 피하기 위해 활동량도 줄였다. 술자리에 꼭 참석해야 할 때는 술은 1~2잔 마시되, 안주는 되도록 입에 대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 욕구가 생기기 때문에 스트레스관리도 철저히 해오고 있다.

서홍관 책임의사
"전에는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헬스와 목욕으로 풀고 있어요. 운동이나 목욕을 하면서 생각을 비우는 거죠."

그래도 식욕을 억제하기 힘들 땐 어떻게 할까?

"TV나 영화보기, 독서 등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도움이 됩니다. 먹고 싶은 것도 생각이거든요. 어딘가에 빠져들어 먹는 생각을 잊어버리게 돼지요."

하지만 그의 다이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해 다이어트 목표는 감량한 체중을 계속 유지하는 것.

㈜오르비스 인터패션
"심신 단련이 젊음 유지하는 비결"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책임의사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를 사는 요즘, 외모 가꾸기에 무심한 사람도 있을까? 새해결심 1위가 건강관리인 것도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가장 지키기 어려운 새해결심이 다이어트와 운동이라는 설문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외모관리에 성공하는 이는 드물다. 이탈리아 악어 백 브랜드 콜롬보를 수입 판매하는 ㈜오르비스 인터패션 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童顔)이다. 50대의 나이에 30대 같은 외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그는 첫째 운동을 강조한다.

운동의 효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좀체 운동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쁜 것으로 따지면 이 대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1년에 7~8회 정도 해외출장을 갑니다. 한번에 짧게는 9일에서 길게는 15일 이상 일정으로 가고요. 그 사이 지방출장도 4회 이상 갑니다. 어떤 때는 한국에 도착한 지 1주일 만에 다시 해외로 출장을 가기도 해요. 출장가면 눈코 뜰새 없이 일을 하고요. 국내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일하다 끼니를 놓치거나, 차 한잔 마실 여유가 없을 때도 많아요."

하지만 그는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루 일과 중에 운동할 시간이 따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몇 년 전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두 시간 꼬박꼬박 운동을 했다.

유태우 원장
지금은 건강 상의 이유로 새벽운동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을 실천한다.

"회사 집무실이 4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려요. 이렇게 4층 집무실까지 걸어 다닌 지가 벌써 10년이 됐는데,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몸 바꾸려면 마음도 바꿔라

이 대표가 운동과 더불어 제안하는 몸 가꾸기 방법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운동만으로 몸이 바꿔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요가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 심통 난 얼굴이 되기 십상이에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세월을 원망해서 그런 거 같아요. 몸 관리를 하려면 마음관리가 되어야 해요. 저는 매사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요. 또, 스트레스가 쌓이면 즉시 풀어버려요. 가령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엉엉 소리 내 울기도 하고, 즐거울 땐 춤을 추기도 하고, 배가 아플 정도로 웃기도 해요."

그는 또, 마음을 다스리려면, 자기 자신을 돌볼 시간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것을 권한다.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늘 귀와 마음을 열어두고 나와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젊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의지가 최선, 금연 약도 효과"

담배를 피우는 사람 대다수는 금연을 원하거나 시도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에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대한민국 흡연자를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흡연자의 80%는 금연을 원했으며, 82%는 금연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니 흡연자라면 한번쯤 새해가 되면서 결연한 금연 의지를 다져볼 법하다. 하지만 새해 금연 시도자 대부분은 1월 15일 이전에 실패한다는 게 금연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도 1977년 대학입학과 함께 흡연자의 길로 들어섰다. 서 교수는 당시 성인남자의 흡연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남자가 담배 피우는 것을 지극히 당연히 여기는 사회분위기였다고 말한다.

"술과 담배는 남자의 자연스러운 권리라고 생각했고, 부모님도 반대하지 않으셨죠. 심지어 대학병원 의사들도 담배를 피우면서 회진할 때였으니까요."

그런 그가 금연을 결심한 것은 88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 참여해 '양담배 수입확대 압력에 대한 반대와 금연운동 주장' 성명서를 준비하면서였다.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을 공부하다가 흡연보다 건강에 해로운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확고부동한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결심한 다음날부터 금연에 들어갔고, 단박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렇게 쉽게 금연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했다.

"그냥 의지로 끊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니코틴 중독 지수도 다르고, 그에 따라 담배를 끊는 과정도 다양하기 때문에, 금연에 실패했다고 의지박약이라는 뜻으로만 해석하면 안 됩니다. 저의 경우, 담배를 그저 멋으로 피운 것이지 골초가 아니었어요. 하루에 반 갑 정도 피웠죠."

한 연구에 따르면 의지만으로 금연을 하는 경우 성공률은 3% 미만에 그치고 있다. 그 이유는 흡연은 '습관'이 아닌 '중독'이기 때문이다. 니코틴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등과 같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을지, 다른 도움이 필요한지는 니코틴 중독자가 테스트를 통해 알 수 있다. 테스트의 설문조항은 6개. 서 교수에 따르면 이 중 핵심 질문은 2가지다.

"하루 흡연량이 얼마나 되는지, 아침에 일어나 첫 담배를 얼마 만에 피우는지 여부가 니코틴 의존성을 알아보기 위한 핵심 질문입니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30분 이내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의지만으로는 담배를 끊기 어렵다고 봅니다."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 어려운 상태라면 껌이나 패치 등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하거나 금연 약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서 교수는 껌이나 패치 등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하는 경우 금연 성공률은 2배 정도, 금연 약을 복용하는 경우 3배 정도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의사와의 상담도 도움이 된다.

담배 끊으면 스트레스가 증가한다고?

금연에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스트레스다. 흡연자들 가운데는 담배를 못 피워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담배를 피우면서 정신적으로 위로받는 것이 건강을 위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다.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이 뇌에 전달되면, 도파민이 분비돼 잠시 안락함을 느끼게 됩니다. 니코틴에 중독되면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 불안, 초조, 짜증 같은 금단증상을 겪는데요. 이 같은 금단증상은 담배를 끊었을 때 생기는 게 아니라, 흡연하는 매일매일 겪는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1~2시간만 피우지 않아도 금단증상이 생기는 것이죠. 한데 많은 이들은 담배를 끊으면 불안, 초조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잘못 생각합니다."

따라서 담배가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담배를 피우는 동안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중독을 극복하는 비법을 들려준다.

"사실 흡연자가 담배를 끊을 때 느끼는 고통은 순간입니다. 실험결과, 흡연이나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 중독자들이 느끼는 충동이 지속되는 시간은 5분에 불과합니다. 충동을 느끼는 5분만 참으면 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식사 직후 담배가 간절히 생각날 때 5분만 다른 생각 혹은 다른 짓을 해보세요. 산책을 한다든가 차를 마신다든가, 과일을 먹는다든가."

신건강인센터
"작심삼일 피하려면 삶의 목적부터 바꿔라"

신건강인센터 은 자신이 개발한 '반식(半食)' 다이어트를 통해 15kg 감량에 성공하고, 긍정적인 삶을 사는 등 환자에게 권하는 것을 스스로 실천하는 의사다.

그런 그에게 "새해 건강관리 결심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어차피 작심삼일로 끝날 텐데, 좌절하지 말고 아예 결심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번번히 결심해놓고 실패하는 것일까. 삶이 질병과 건강을 좌우한다는 '삶의 의학'을 주장하는 그답게 근본적으로 작심삼일의 원인은 삶의 목적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삶의 목적 자체를 바꾸는 것이 새해 새몸 만들기 결심을 세우기에 앞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 주변 사람들을 보면 모두 승진하려고, 1등 하려고, 돈 많이 벌려고 안달을 해요. 삶의 목적이 그러니, 일에 올인하게 되고, 몸은 언제나 뒷전일 수밖에요."

유 원장은 지난해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주임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나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보다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고.

"저도 40대 초반까지는 밤낮없이, 그리고 주말에도 독하게 일에만 매달리는 의사였어요. 대학병원 의사들이 다 그렇죠. 그런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제 삶의 목적을 바꿨습니다. 일과 성취 중심의 삶에서 나와 가족 중심의 삶으로 말입니다."

무소유의 정신으로 삶을 바꿔봐

삶의 목적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소유의 마음을 가지라는 게 그의 처방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비현실적인 얘기다. 먹고 살려면, 아등바등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닌가. 그의 생각은 다르다. 과도한 욕심만 버리면 그렇게 발버둥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힘들게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실적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살아남으려고, 혹은 성공하려고 뼈 빠지게 일만 하다 보면 결국 일과 건강, 모두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나온 이후 사업적으로 보자면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욕심을 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잘 살고 있지요. 욕심을 내니까 힘들게 일하고, 삶과 몸이 망가지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는 무소유 정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줬다. 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그에게 치료 받았던 대기업 회장님이 감사의 뜻으로 그와 그의 동료교수들을 골프에 초대했다. 회장님을 비롯해 모두 4명이 골프를 즐겼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회장님과 나머지 동료교수 2명의 차는 모두 고급 세단인데, 유 원장의 차만 냄새 나고 먼지 묻은 고물이어서 무척 머쓱해지더라는 것이다.

"이제 차를 바꿔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곧바로 마음을 바꿨어요. '나는 나대로 살자'로. 남과 비교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삶의 목표가 오로지 일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는 진료 외에도 '누구나 10kg을 뺄 수 있다' '유태우의 질병완치' 등 왕성한 저술활동과 언론사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다.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기를 쓰고 일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활동들이다.

그러나 그는 오후 5시 퇴근 후엔 대개 아무 일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낸다고 할 정도로 '헐렁한' 생활을 하고 있다. 스트레스 안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 주어진 시간 안에만 일을 해도 결과가 충분히 좋다는 걸 스스로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삶의 목표를 바꾸고, 삶을 바꾸면 마음과 몸이 달라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의사인 제 삶과 생각이 환자들에게 영향을 주어서 일까요? 대학병원에 있을 때는 6개월 비만치료로 15kg을 감량시켜줬는데, 지금 신건강인센터에 오는 환자들은 3개월에 기본 15kg을 감량시켜주고 있어요. 또, 전에는 완치 못할 것 같았던 아토피 등의 질환도 지금은 완치되고 있습니다."

그는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그것을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적당히 원하니까 그래요. 간절히 원해 보세요. 성취 다음으로 몸을 생각하지 말고, 정말로 몸 바꾸기를 원한다면 꼭 이뤄진다고 믿습니다."



전세화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