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문화의 새바람] 유니세프 특별 대표, 아이티 지진 성금 쾌척… 기부 공연 앞장

'소리꾼' 장사익의 수식어는 많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좋은 일 많이 하는 국악인'. 장사익은 현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특별대표로 있으며, 얼마 전 아이티 지진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10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그의 '기부 실천'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01년 '지학순 정의평화기금 모금 공연'에서는 공연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2004년에는 불우이웃돕기 콘서트를 열었으며, 2007년에는 미국 4개 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위안부 결의안 채택운동'에 기부했다. 또한 클래식과 대중가요 등과 크고 작은 협연을 통해 자선 행사에 앞장서는 국악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를 서울 홍지동의 고즈넉한 자택에서 만났다.

"벌써 유니세프와도 3,4년은 정을 이어가고 있네요. 저번에 한번 놀러가서 얼굴 한번 비쳤을 뿐인데... 하지만 아무것도 해 준 게 없어서 오히려 미안하죠. 제대로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죠."

장사익은 올해로 데뷔 16년을 맞는다. 그는 '소리꾼'으로 무대에 오르며 단독 공연은 물론이고, 뜻이 좋은 무대에도 서슴지 않고 올라 선행에 앞장서고 있다. 장사익의 공연을 생각하면, '기부 공연'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다.

"사실 제가 나서서 주동적으로 그런 일(선행)을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뜻이 좋은 공연에 분위기만 맞춰서 바람만 잡아주는 것이죠. 저는 바람 같이 사는 사람이에요. 다만 노래 하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사익은 노래의 즐거움을 전하는 건 물질적인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하는 일들은 그저 노래를 위한 부수적인 행동이라는 것. 사람들에게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리는 좋은 노래 한 소절을 들려주는 게, 그가 말하는 '좋은 일'이다.

장사익은 이를 위해 6월에 일본 오사카와 도쿄에서 연이어 공연을 갖는다. 지난해 고베에서 공연한 적이 있어서 설레는 마음이 가시지 않는 눈치다.

"일본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만으로 흥분되죠. 그들이 생전 겪어보지 못한 음악을 경험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니까요. 한국의 위상도 알릴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고 재밌어요. 허허"

그는 올해 일본 공연에 이어 내년에는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월드투어 공연에 도전하는 것. 그는 내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전 세계를 다닐 계획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다. 혹시 '좋은 일'을 위한 공연은 없냐고 묻자, 그는 대뜸 "그런 일은 계획하고 하지 않아요. 기다리고 있으면 제안이 들어오고, 서로 뜻이 맞으면 실천하는 겁니다. '좋은 일'은 노래를 하면서 기쁨을 줄 수는 것이죠. 무엇이든 의식하고 하는 건 안 하느니만 못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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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