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문화 中心에 서다] 뉴미디어 유통 활성화 따른 맞춤형 콘텐츠 개발 한창

스마트폰이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의 변화를 넘어 공급자의 입장에서든 소비자의 입장에서든 음악, 문학, 출판, 영화, 드라마, 게임, 광고, 만화 등 순수 및 대중문화의 지형까지 바꿀 수 있을까?

애플사의 아이폰이 현재 50만 대를 넘어 올해 100만 대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멀지 않은 듯 보인다.

'손 안의 PC'가 현실화 되면서 전문가들은 문화의 변화도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과연 문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다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눈앞에 놓인 지금, 문화계는 들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맞춤형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픈 마켓용 만화콘텐츠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작콘텐츠팀은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 중 만화오픈마켓 유통을 위해 국산만화 디지털화 편집 및 변환(150권), 영어 번역(150권), 오픈마켓 유통(150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산 만화 시장이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 없다. 더불어 스마트폰을 통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전 세계를 시장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외국 만화들로 움츠러졌던 국산 만화 시장이 글로벌 유통을 통해 좀 더 주목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셈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대중문화팀은 또한 내년 중 인디밴드의 음악 등 제대로 된 유통 통로를 갖기 힘든 아티스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설 생각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중문화팀 이현주 팀장은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 유통 활성화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콘텐츠의 개발 및 유통은 대중문화 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문화도 스마트폰으로 확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얼마 전 서울예술대 디지털아트학부의 최영준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아이폰을 이용해 국악 연주를 보여주었다. 국악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한국 전통음악의 소리를 스마트폰을 통해 연주한 것이다. 장구, 꽹과리, 북, 징 등 우리의 소리가 전 세계를 무대로 들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피아노연주
기회의 장이 되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더 주목받게 된 분야는 출판계다. 그동안 출판계는 e북 시장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지만, 정작 미비한 준비와 정책으로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더불어 애플사의 아이패드 등이 출시되면서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교보문고는 국내 전자책 시장의 붐을 일으키고자 스마트폰에 e 북 서비스를 실시했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 안드로이드 탑재폰(M100S)에 교보문고의 전자책을 검색, 구매하는 것은 물론 독서까지 할 수 있는 '원 스톱'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인 '교보문고 Apps'를 제공한다.

교보문고는 전자책 콘텐츠 보유 종수가 6만8000여 종으로, 소설 약 1만 2000종, 시· 에세이 약 8000종, 아동서적 약 7300종, 인문서적 약 4000종 등 매월 1000종 이상이 신규 등록된다. 사용자는 다양한 전자책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교보문고 측은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책읽기 열풍에 힘입어 국내 전자책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가능하고 대화면, 고화질을 제공할 수 있어서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서점의 진출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책 보급화가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들은 중간 유통과정이 없어 보다 싼 가격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독서를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각 출판사들도 일차원적인 e 북 형태의 도서가 아닌 대화형 멀티미디어에 기반을 둔 스마트폰용 전자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전자책 시장이 훨씬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이폰의 앱스토어에서 전자책 판매량 수치가 게임 판매량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며 "국내에서도 대형서점뿐만 아니라 전자책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각 출판사들의 합류가 멀지 않았다. 작가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글을 연재하고,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온 셈"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