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라이프] '디지털 노마드족' 등장 시간 공간 제약 극복 소통 확대기계와 기술 의존적 삶 개인화·인간 소외 등 역기능도

첨단기술이 바꾸는 현실은 '스마트 라이프'라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며, 전체적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스마트 폰 이용자들만 보더라도 일상생활에서의 이용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5월 10일~19일까지 전국 만 12~59세의 스마트폰 이용자 1,578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실태를 조사했다. 응답자 중 51.0%가 스마트폰 이용이 학업 또는 업무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또 이용자의 97%가 재구매할 의향이 있으며, 97.4%는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스마트 라이프는 편의성과는 다른 측면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도 제기한다.

이동성·소통·가상현실의 확산

스마트 라이프의 특징으로 스마트 폰이나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를 갖고 이동하는 '디지털 노마드(유목민)'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써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존재'라는 기존의 사유와 범주가 해체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신의 능력을 모방한 인간,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기능이 향상된 모바일 기기는 타인과의 소통을 보다 활발하게 하고 있다. 디지털 세대는 블로그, 모바일 웹을 경험하며 나와 공감하는 웹 부족을 찾아 생각과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하기도 하며 결속력을 다진다.

스마트 폰의 등장으로 블로그,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보다 수월해졌고, 소통의 양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권력이 거대 미디어그룹에서 네티즌으로, 조직에서 개인으로,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실제와 가상현실, 인간과 기술과의 구분이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인간의 상상이 현실로, 현실세계를 상상의 세계로 재편집하는 '드림 인텔리전트(dream intelligent)' 그룹이 생겨나고 있다. 영화 아바타나 아이폰, 사물놀이를 4D 홀로그램 무대에 '디지로그 사물놀이'로 올린 것 등이 드림 인텔리전트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의 예라 할 수 있다.

개인화와 물질화, 양극화 등 부작용도 많아

스마트 라이프는 편의성과 안전성, 효율성 등을 높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소외를 부추기고 있다. 기계와 기술의존적인 삶은 개인화를 가속화시키고, 기계가 인간을 압도하며 인간소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더욱 늘어난 기술소비는 기계 및 물질문명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있다. 심할 경우, 디지털 중독이나 하이테크 강박증, 물질만능주의에 빠져들기도 한다.

서울경제신문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에 참석한 한 기업인이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의 기조열설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김승수 교수는 최근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디지털 문명을 즐기려면 컴퓨터, 디지털 텔레비전 등 많은 전자제품을 사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는 통신비에 소프트웨어, 콘텐츠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정보와 생활수준의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날카로운상상력 김용섭 소장은 "이같은 디지털 격차는 세대차이보다 무서운 사회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며 스마트 라이프가 사회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보혁명 뒤에는 넘쳐나는 정보로 인한 폐해도 심각하다. 정보의 홍수는 지식비만으로 이어지고, 인지과부하가 생기기도 한다. 음란물과 사이버테러 같은 사이버 범죄에 노출될 확률도 더 높아졌다.

도움말= 날카로운상상력 김용섭 소장,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김승수 교수, 인터패션플래닝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