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가족 중 우선순위 질문에 외국과 달리 '자기 자신'꼽아

그렇다면 한국 여성은 다른 21개국 여성과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대표적인 공통점은 역시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가사노동과 양육, 직장 업무를 병행하면서 늘 시간에 쫓기고, 특히 자신을 위한 시간보다 가족을 위한 시간에 우선순위를 매기며 살고 있기 때문에다. BCG조사에서 가사노동을 혼자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과반을 넘었다. (도표1. 참조)

시간과 관련된 3대 고충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여성들은 가계/재정관리(51%), 내가 짊어지는 책임이 너무 많다(45%), 나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45%)는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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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른 나라 여성과 비교해 한국여성의 차이점은 뭘까? 재미있는 것은 "가족 중 우선순위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다수 한국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꼽았다는 사실이다. 미혼과 기혼에 상관없이 한국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을 우선순위로 꼽았는데, 이는 조사 대상국 21개국 가운데 한국과 멕시코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란 질문에서 다른 나라 여성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성공하기'를 꼽은 반면, 한국 여성은 '연로한 부모님 모시기'를 꼽아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그래서인지 한국 여성들의 심리 상태는 대체로 우울함을 자주, 또는 항상 느낀다는 응답자 비중이 37%로 다른 나라 평균 21%를 훨씬 웃돌았다. 만족감을 자주, 또는 항상 느낀다는 대답은 한국 여성이 20%, 다른 나라 평균이 47%였다.

한국 여성은 자신의 니즈를 이해하고 충족시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투자, 자동차, 은행, 생명보험 등 금융계통 상품을 꼽았다. 여성을 위한 금융 상품이 취약함과 동시에 이 부분을 잘 개척하면 시장의 파이를 넓힐 수 있는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도 있다. (도표 2. 참조)

반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분야로는 음식과 의류, 얼굴피부 관리 등 분야를 꼽아 대조를 이루었다.(도표 3. 참조)

고학력,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갖춘 여성은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