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진화와 문화의 변화] 하루종일 집 안서 교육, 건강, 여가 생활을 한 번에

애플 TV
미래형 홈 네트워크는 어떻게 달라질까. 40여 년간 우리의 곁을 지켰던 TV로 인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한다면?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선 2010 국제가전전시회(IFA)가 열렸다.

삼성전자, 애플, 소니 등은 미래형 스마트TV를 전시하며 달라질 홈 네트워크의 환경을 보여줬다. 현재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확대판이라고 할 만한 스마트TV는, TV와 휴대폰, PC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데이터를 끊임없이 이용할 수 있는 TV를 말한다.

최근 삼성은 세계 최초로 스마트TV용 응용프로그램 마켓인 삼성앱스를 개발해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2014년이면 스마트 TV가 정착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 아래 TV는 계속 진화 중이다.

TV 틀어놓고 공부하라고?

"TV 그만 보고 공부해!"라며 아이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던 부모들이 "어서 TV 켜고 공부해라!"라고 말할 날도 멀지 않았다.

삼성 스마트TV 체험존
아이들이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스마트TV의 각종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해 공부를 할 수 있다. 영·유아들은 영어학습을 도와주는 동화책 애플리케이션을, 중·고등학생들은 EBS 수능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선택해 볼 수 있다.

두 자녀를 둔 서울 강남의 주부 박수정(35) 씨는 "스마트TV가 어쩌면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똑똑한 가정교사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제적인 비용으로 아이들이 좋은 강의나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면 스마트TV 시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스마트TV의 등장을 반겼다.

아이들과 학생들의 교육뿐만이 아니다. 전업주부들도 스마트TV로 자기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외국어나 휘트니스, 요리 등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집안에 문화센터를 들여놓은 듯한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스마트TV가 일반TV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TV용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해 볼 수 있다. 즉 단순히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의 변화가 눈앞에 와 있는 셈이다.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해 즐기는 맞춤형 TV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발 빠른 전략을 폈다.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TV용 애플리케이션 콘테스트를 진행한 것. 그 결과 다국어 동화책, 노래방 기능 등이 선정돼 올해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이 스마트TV에 가장 기대를 거는 부분은 여가시간의 활용이다. 드라마를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SBS 드라마', 화가들의 명화를 감상하는 'Getty image', 집 안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인 'Push up', 실제 카지노에 온 듯한 카드게임 '블랙잭', 퍼즐게임인 'Chuzzle'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삼성 앱스
삼성전자 파브마케팅팀 변준석 과장은 "TV는 일방적인 매체다. 그러나 스마트TV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위주의 TV가 가능해진다"며 "특히 해외는 정보에 대한 애플리케이션이 발달한 반면 국내에선 교육용 콘텐츠가 발전하고 있다. 삼성은 조만간 각 나라별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각 콘텐츠의 로컬화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내 집을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Art Window', 'Wall TV'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내 집안이 매번 화려한 전시관으로 변신한다. TV가 액자나 창 형태로 벽면을 차지해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LG경제연구소는 이를 두고 스마트TV가 인테리어 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을 가지 않아도 가정에서 산이나 바다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벽면 전체가 디스플레이화되는 'Wall TV' 또는 홀로그램 등이 체험형 엔터테인먼트를 구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을 TV 화면에 가득 채우며 마치 거대한 액자를 걸어놓은 듯한 효과도 낼 수 있다. 가족사진으로 화목한 거실 분위기도 연출이 가능하다.

LG경제연구소는 "특히 이 디스플레이가 가정의 주변기기와 연동하면서 TV는 사용자에게 디지털 오감 체험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영화 등을 볼 때 에어컨, 조명 등의 기기들이 TV와 연동돼 촉각, 후각 등을 통해 실제 상황을 느끼는 것과 같은 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홀로그램 영상을 이용하여 TV에서 옷을 구매하기 전 실제 입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는 기능도 발전할 것"이라고 TV의 진화 방향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TV의 디스플레이적 기능의 발전이 'TV 대체제의 확산'의 영향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즉 사용자들은 PC나 넷북, 스마트폰 등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이런 현상은 TV의 변화를 더욱 부채질하며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유기발광 다이오드), 홀로그램 등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2010 IFA에서 31인치 3D OLED를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0.29cm의 두께를 지닌 OLED TV다.

스마트TV의 진화는 건강, 보안 등의 기능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콘텐츠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기능이 예견된다. TV의 센서를 이용해 체온, 혈압 등의 신체 정보들을 전달하면 가정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게되는 것이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