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만화예술축제(ICAFE) 기획자 이철주 아르떼피아 대표작가주의, 순수 아트 카툰 초점, 젊은 작가 해외진출 플랫폼 되길

모두가 산업으로서의 만화에 매달릴 때, 반대로 그 예술적 가치에 주목한 이가 이철주 대표다. 그는 지금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통해 우리 만화의 예술적 확장을 꿈꾼다. 국제만화예술축제는 그와 작가들의 꿈을 위한 든든한 발판으로 키워질 예정이다.

- 만화와 미술의 만남을 통해 대중문화와 예술의 소통을 이야기하는 전시들은 가끔 있었다. 이런 콘셉트를 하나의 축제로 만들기로 한 계기가 있다면.

"현재 우리 만화 시장은 몇 명의 상업작가들이나 캐릭터 산업에만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유럽에 가보니 일러스트레이터나 카투니스트를 위한 별도의 시장이 있었다. 그래서 아트마켓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예술성이 담보되어야 했다. 현재 만화 전공자들도 예술계로 진출하고 있고, 예술전공자들도 만화적 차용이 빈번하는 등 환경은 이미 조성돼 있었다. 그 접점에서 하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 최근 만화의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주목받으며 국내 만화축제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국제만화예술축제가 이들 만화축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기존 행사들은 대개 산업적 접근을 한다. 주로 시장에서 매출이 큰 애니메이션에 치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연으로 말하면 뮤지컬에만 집중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견본시 형태가 주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기존 만화축제에서 강세를 보이는 코믹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지양하며 순수 아트 카툰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기초를 탄탄히 하고 예술을 보급하는 데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 덜 산업적이다."

- 첫 행사인 만큼 작품 선정에 공을 들였을 텐데, 선정 기준은 뭐였나.

"작가들이 상호 자극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선정했다. 우리는 철저히 작가주의를 지향한다. 이런 만남을 통해 제9의 예술인 만화와 현대미술, 특히 팝아트의 사이에서 파생되는 무언가가 나올 수 있다. 지금은 그 정도 범주지만, 앞으로 그 폭은 더 넓어질 것이다. 아울러 생존 작가와 작고 작가의 특별전도 계속 마련할 것이다. 아쉬운 점은 더 많은 작품들, 특히 순수미술작품을 많이 초청하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 행사를 거듭하며 이 부분을 보강할 방침이다."

- 국제행사인 만큼 국제 페스티벌이나 단체와의 연결성이 중요한데,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프랑스 마르텔 유머축제와는 교류를 지속하기로 결정했고, 내년 초에 협정서도 체결할 예정이다. 일본의 망가협회와도 교류의 지속을 위해 논의 중이다."

- 앞으로 어떤 행사가 되기를 바라나.

"젊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의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만화는 아직도 대중적이거나 기존 예술에 비해 저급한 장르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현대미술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만화는 예술적 상상력의 가장 큰 힘이다. 시각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상상력과 창의성, 그게 바로 만화의 핵심이다. 이런 만화의 저력을 알릴 수 있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