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관람 기회제공 찾아가는 메세나서 문화예술교육으로 방향 전환

한화, '한화 예술더하기' 예술캠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활동들이 확대되고, '착한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시장의 요구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메세나)도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작년 말 ISO26000(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이 발효되고, 기업의 비전이나 문화를 소비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예술을 활용한 기업의 사회참여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0년대 초기 찾아가는 메세나를 시작으로 문화소외계층의 문화 향수 기회를 확대하면서, 점차 공연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문화예술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다.

찾아가는 메세나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어온 이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메세나는 기업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LG화학 '뮤지컬훌리데이' 울릉도 공연
한화그룹의 '찾아가는 음악회'는 공연예술 관람의 기회가 적은 지방도시들을 찾아 관객과 만나는 의미 있는 공연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역공연문화를 활성화하고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해 2004년 시작한 '찾아가는 음악회'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김대진 등 유명 연주자가 참여하고, 작년에는 지휘자 금난새가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희망나눔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5월 인천시를 시작으로 광주, 속초, 부산, 대전, 천안을 거쳐 여수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쳤다.

LG화학의 <뮤지컬 홀리데이>는 도심과 떨어져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군부대와 지역을 직접 찾아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주는 메세나 사업이다. 2007년 처음 시작된 <뮤지컬 홀리데이>는 종래 연예인 위주의 위문공연에서 탈피해 장병 및 지역주민들에게 순수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년에는 국악 뮤지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라는 작품으로 8~9월 LG화학 공장이 있는 전남 여수를 시작으로 전국 6개 지역의 육군, 해군, 공군 장병 및 지역주민 4000여 명을 찾아 공연했다.

LG연암문화재단의 '스쿨콘서트'는 2006년부터 시작된 청소년 메세나 사업으로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하게 하고, 창의적 감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로 직접 찾아가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2010 해비치써니페스티벌(홍천)
작년 10월 초 인기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를 경기도 의정부 경민고등학교에서 막을 올린 후 약 한 달간 전국 8개 지역 고교를 찾아 대중문화에 익숙해진 청소년들에게 순수예술의 감동을 전했다.

Arts for children

기업 메세나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래투자'를 하는 점이다. 문화소외 계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그리고 아이들이 몸소 다양한 장르를 체험하며 직접 체득할 수 있는 문화예술캠프 등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미래 경쟁력을 갖추게 하자는 데 취지가 있다.

삼성의 '희망+재능', 현대차그룹의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해비치 써니스쿨', 한화의 '한화 예술더하기', 포스코 '헬로 아트캠프', SK '해피스쿨', LG '아트 클래스', 하이원리조트의 '드림플러스', K옥션의 'K옥션주니어아티스트'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하이원리조트 '드림플러스' 문화예술교육
이들 기업은 지역 아동센터나 초등학교 분교, 저소득층 아동 및 청소년 등 문화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간 지속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한다.

삼성의 '희망+재능'은 전국의 29개 지역아동센터 소속 초등학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하고, '하이원 드림플러스'는 강원도 영월, 태백, 정선, 삼척 등 폐광지역의 14개 초등학교 어린이를 지원한다.

'K옥션주니어아티스트'는 보육원 또는 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교 5~6학년 및 중학생 중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동 및 청소년 50명을 선발해 실시한다.

특히 '한화예술더하기'는 기업의 후원으로 기량이 향상된 아동ㆍ청소년들이 또 다른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 문화예술 재능을 기부하는 선순환 형태의 지역사회환원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860여 명의 아이들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양로원, 공연장, 공원, 주민자치센터, 복지기관 강당, 대학병원 로비에서 총 45회에 걸쳐 약 1만 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활동을 펼쳤다.

기업 특색에 맞는 대상을 선정해 전시ㆍ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메세나 사업도 활발하다. 대림의 '꿈나무 예술여행'은 경기ㆍ인천 지역 보육원 및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미술 체험과 공연 관람을 제공하고, CJ문화재단의 '나눔의 영화관'은 문화 소외계층 아동 및 청소년에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문화예술을 끊이지 않고 접할 수 있는 문화시설 기반을 마련해주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소니코리아의 '소니드림키즈데이'와 '소니스쿨시어터'는 산간벽지, 도서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강당에 영화관과 같은 시설을 설치해주고 있다.

즐거운 나눔티켓

장애가족, 기초생활수급자,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즐거운 나눔티켓' 사업도 있다.

LG 연암문화재단이 2007년부터 시작한 이 메세나는 예술적 자극을 통해 지적 성장의 기회를 주고, 수준 높은 공연 관람을 통해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프로그램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