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주창윤 교수꿈의 좌절에는 보호장치 없어… 종편되면 가속화

tvN <슈퍼스타 K> 시즌 1의 톱10 진출자의 평균 나이는 21.6세다. MBC <위대한 탄생>에는 최연소 출연자인 11세 김정인 양이 톱20 안에 들었다.

10대부터 20대까지 가수가 되기 위해 오디션에 나선 진출자들은 치열하게 경쟁한다.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청소년이나 사회로 나가기에는 아직 덜 여문 청년들의 도전기가 슬퍼 보이기도 하다. 오로지 '꿈'을 볼모로 전진하는 청춘들이 있을 뿐.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주창윤 교수는 "꿈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의 방황"이라고 말한다. 그는 "요새 아이들이 상당 부분 자신의 꿈을 잘못 찾아가고 있다. 청년 실업자들도 꿈을 찾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의 발달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연예계의 화려한 면모만을 보게 만들었고, 또 그런 화려함이 강조된 것에 몰리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 반 이상이 연예인이 되는 게 꿈인 시대가 된 지 오래다. 또한 20대 실업자들은 자신의 꿈마저 실현시킬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들에게 허황한 꿈만 쫓게 한다는 것이다. 그 꿈이 좌절됐을 때의 허망함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지상파 방송의 집단 이기주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주 교수는 "MBC는 <위대한 탄생>에 이어 '신입사원'이라는 아나운서 공개 오디션을 방송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상승세를 타니까 자꾸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만약 MBC가 검증된 시스템에만 안주하려 한다면 드라마, 쇼·오락, 뉴스 등이 다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교수는 <슈퍼스타 K>의 대성공으로 지상파 3사 방송들이 '오디션 시대'를 포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검증되고 보장된 것에 안정적으로 끼워 맞추려는 생각이라는 지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미 틀에 정해진 포맷으로, 여러 방송사에서 '찍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스타가 되고 싶은 일반인들이 무더기로 나와 심사위원의 평가에 의해 가차 없이 탈락하는 형식이다. 다분히 제작진의 입장에서 출연자들을 촬영하고 또 그들 중에서 고르면 되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은 그들이 짜 놓은 순서대로 움직인다. 그리고 TV 화면에 나오는 것이다. 리얼리티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사생활까지 노출해가면서다. 하지만 그 이후의 보호장치란 없다. 우승자가 아닌 이상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시대가 되면 이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니 더 악화될 것이다.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고, 시청률과 수익성 등이 보장돼 있으니 방송사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막강한 출연 대들이 준비돼 있으니 섭외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올 한해는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무리가 될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로 인해 시청자들은 포식이 아니라 과식을 할 게 분명하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든가. 방송계가 이런 부작용에 조금은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