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기업 경쟁력이다 - 삼성

문화는 이제 개인의 삶의 질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에도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기업과 문화의 접목은 창의성이 중요한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기업발전과 브랜드 이미지에 매우 중요한 경영요소가 되었다.

주간한국은 '문화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시각 아래, 국내 대기업들의 문화 경쟁력을 분석하는 기획물을 주기적으로 게재한다. 첫 회는 삼성그룹이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

기업경영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의 말은 삼성을 세계적 일류기업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삼성은 다양하고 과감한 국내외 문화마케팅으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나가면서, 한편으론 활발한 메세나 활동과 사회공헌을 통해 국민기업의 이미지를 유지해가고 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이 뛰고 있는 영국의 명문구단 '첼시'는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시각적으로 친숙한 팀이다. 바로 그들의 유니폼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SAMSUNG' 로고 덕분이다.

삼성은 한국의 1등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영화 <스파이더맨3>에서 뉴욕의 마천루를 종횡무진하는 스파이더맨 뒤로 선명히 빛나던 삼성의 CI는 세계 속 삼성의 위상을 증명했다.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 설문조사에서도 삼성은 몇 년째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1등' 이미지에서 비롯되었다. '1등 삼성'의 이미지는 벌써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1990년대 초반 삼성의 광고 카피는 아예 '역사는 1등만을 기억합니다'였다.

삼성의 1등주의는 곧 이어 나온 '애니콜'로 이어진다. 삐삐 사용자가 대부분이던 당시에 등장한 국내 브랜드 애니콜은 국내외 휴대폰 시장을 독점해왔다. 최근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아예 'How to live SMART'를 새로운 기치로 삼은 삼성은 마치 다른 경쟁제품과의 비교를 거부한다는 듯 '하늘과 땅 차이'라는 카피로 또 한번의 1등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 국민기업으로 올라선 데는 이 같은 '1등주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친근한 삼성'을 표방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또 하나의 가족' 광고 시리즈다. 2000년대 이후 삼성이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선택한 것은 '휴머니즘'이었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맞아 차가운 기술력의 이미지보다 따뜻한 인간미를 택한 것이다.

이 같은 예상은 적중해 삼성은 지금까지도 소비자의 생활 속에 존재하는 기업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동반자의 이미지를 추가하게 됐다. 말 그대로 '또 하나의 가족'이 된 셈이다. '따뜻한 삼성'의 전략은 이후 '당신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와 같은 광고 카피로 이어진다.

알려진 대로 삼성의 저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투자와 디자인이 곧 기술이라는 믿음, 무엇보다 인재에 대한 전폭적인 육성과 전망을 내다보는 냉철한 판단력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삼성이라는 이미지에 끌리는 것도 이런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삼성이 가진 브랜드의 힘은 무엇보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라고 할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CEO의 리더십과 함께, 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에 힘써온 노력에 기댄 바 크다. 급변하는 글로벌시대와 하이테크의 무한경쟁시대에서 삼성의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