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문화 마케팅]

대영박물관의 삼성 정보 표시 대형 모니터 설치
삼성, 특히 삼성전자의 문화마케팅은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국제적인 문학상 제정, 볼쇼이극장 후원, 에르미타주 박물관 문화재 복원사업 지원, 세계 명소에 디스플레이 제품 후원 등 다양한 메세나 활동은 해외에서 삼성 브랜드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여 왔다.

각 지역의 문화, 역사적 정체성을 기업 이미지와 결부시키는 이 같은 문화마케팅 전략은 삼성을 일류 기업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는다.

세계 명소에서 볼 수 있게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해외 문화마케팅으로 꼽히는 것이 이른바 '명소 마케팅'이다.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한 궁전과 박물관, 오페라 하우스 등에 삼성전자 제품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인도 타고르 문학상 제정 MOU체결
특히 명소마케팅은 '명화마케팅'과 이어져 신제품 런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피카소, 벨라스케스, 고야 등 수많은 화가와 미술의 본 고장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티센 미술관에서 '명품 풀HD 3D LED TV 9000'시리즈의 공식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생생하고 편안한 3D 입체화질과 함께 세계 최고의 예술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7.98mm의 초슬림 두께, 스테인레스 메탈 소재의 세련된 디자인은 큐비즘 계열의 작품과 조화를 이뤄 미술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행사 후 바르셀로나 소재의 피카소 미술관은 삼성 풀HD 3D LED TV 9000 시리즈의 상설전시를 확정했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La Scala) 극장에서 관객의 이동이 가장 많은 로비, 갤러리 입구, 관람 박스 입구, 무대 입구, 프레스 룸 등에는 삼성 LED TV가 설치되어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러시아의 문화ㆍ예술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에르미타쥬 박물관과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 LED TV를 기증해 브랜드 위상을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에르미타쥬 박물관에 기증한 LED TV 12대는 박물관 입구와 주요 작품이 위치하고 있는 홀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에게 박물관과 예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볼쇼이 극장에도 삼성 LED TV 2대를 기증, 극장 로비에 설치되어 삼성 TV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영 박물관에 정보 표시 대형 모니터(Large Format Display: 이하 LFD) 8대를 추가로 공급하며 문화 마케팅을 강화했다.

대표 문학상 된 삼성톨스토이, 타고르 문학상

명소마케팅과 더불어 삼성의 대표적인 문화마케팅으로 꼽히는 것이 문학상 제정이다. 삼성이 제정한 톨스토이문학상은 영국이 후원하는 맨 부커상, 솔제니친문학상, 국가문학상과 함께 러시아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03년 레프 톨스토이 탄생 175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이 제정했다.

휴머니즘과 관용주의를 표방한 장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대상과 신인상을 수여한다. 다양한 심사위원과 심사 과정의 투명성 등으로 짧은 기간에 최고 권위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가 문학상을 제정한 두 번째 나라는 인도다. 삼성은 지난 2009년 인도 문화부와 공동으로 인도 대문호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를 기리는 타고르 문학상을 제정했다.

인도 내 8개 언어로 쓰인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5월 7일 타고르 탄생일에 시상식을 갖는다. 지난해 1월 델리에서 8명에게 시상되었으며, 수상자 중 6명은 6월에 한국을 방문, 삼성전자 수원 소재 디지털 시티(수원사업장) 방문, 한국번역문학협회 방문 등을 하고 돌아갔다.

해당 지역의 문화, 역사적 정체성을 기업 이미지와 결부시키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21세기 기업 문화마케팅의 전형으로 꼽힌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