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시봉', 등 막강한 영향력 입증

MBC <놀러와> '세시봉 콘서트'
아마 Mnet <슈퍼스타 K> 때부터일 것이다. TV가 음악시장에서 지대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피부로 느끼기는. 특히 지난해 <슈퍼스타 K 2>는 기성 가수가 아닌 그 지망생들이 부른 노래들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장악했다.

시청률 20%를 웃도는 기록적인 결과가 낳은 당연한 성과였다. 다시 한 번 TV와 대중음악이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가수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노래가 전파를 타고, 인터넷 속으로 들어가 대중과 만난 것이다.

<슈퍼스타 K 2>는 당시의 음원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수십 억에 이르는 것으로 내다본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컸다. <슈퍼스타 K 2>가 끝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그 여파는 여전하다.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 <슈퍼스타 K 2> 출신들의 뉴스가 연일 장식한다. 각자의 길을 찾아간 이들이 하나둘씩 앨범을 발매하면서 그 또한 이슈가 된다. 또 이들이 부른 노래도 온라인에서 큰 반응을 보인다. <슈퍼스타 K>로 인해 TV에서 보이고 들려지는 대중음악은 시청자(대중)와의 간격을 더 좁혔다.

사실 TV와 대중음악은 오래 전부터 한 배를 탔었다. 미국의 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는 1950년대 'TV스타'였다. 그는 1940년대 세계적으로 텔레비전이 보급화되면서 50년대를 장식한 '비디오형 스타'이기도 했다.

KBS <가요톱텐>,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대중음악평론가 차우진은 이 시기를 '청년문화의 부흥기'라고 설명한다. TV는 청년문화의 발달을 상업주의와 연결시키려 음악을 택했다는 것이다. 음악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가수들이 그 자리와 무대를 채우는 형식이었다. 1950년대 말 영국의 TV쇼 <탑 오브 더 팝스>나 <레디, 스테디, 고> 등이 생겨났다.

이들 프로그램은 비틀즈 등 대스타들을 발굴해내며 음악과 대중을 직접적으로 연결했다. 출연했던 스타들의 앨범은 판매부수를 올렸고, 노래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TV에서의 인기는 앨범 판매 수와도 직결되는 기준이었다.

국내에선 1980년 컬러TV가 퍼지면서 <가요 톱 텐>(1981~1998),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1985~1996) 등이 자리를 잡으며 시청자를 찾았다. 두 프로그램 모두 10~20여 년간 전파를 타며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이들 예능 프로그램들은 음악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며 대중에게 다양한 음악을 선사했다. 발라드, 록, 댄스, 트로트 등 장르의 구분 없이 전 연령대가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며 "가요 즉 대중음악은 특별한 대본이나 연출이 필요 없는 전천후 콘텐츠였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TV는 그 탄생 단계부터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선택해 대중을 '현혹'했다. 아마 대중음악이라는 건 TV의 보급과 발달로 생겨난 말일지도 모른다. TV는 대중으로 하여금 음악을 찾아서 보고 듣게 했다. 전파를 타고 인기를 끄는 음악들은 그야말로 '대중음악'으로 발전했다.

그러다 1990년대 TV는 아이돌 그룹의 가수들을 배출했다. 10대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인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까지 아이돌 그룹은 대중음악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장르로 커지고 있다.

결코 TV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10년 이상 아이돌 그룹들에게 내 준 TV의 무대(예능, 음악프로그램)는 대중에게 지루함과 싫증을 선사했다. 갈증을 해소해줄 청량제가 필요했다.

지난해 9월 깜짝 등장해 지금까지도 그 여세를 몰아가는 '세시봉'이 그렇다. MBC <놀러와>에 소개된 이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콘서트를 시작하더니 매진 행렬을 이으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젊은 시청자들이 많았던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20~30대에게도 색다른 감흥을 안겨줬다.

'세시봉 친구들' 공연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7월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8월에는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유럽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음반판매를 집계하는 한터차트에선 '세시봉 친구들' 앨범이 3월 한 달간 판매순위 4위에 랭크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TV의 영향력이 대단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례다.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나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 등도 음반의 판매나 음원 수익에 영향을 미치며 대중과 만나고 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 이소라, 박정현 등의 콘서트가 매진에 가까운 높은 티켓 판매율을 올린 것만 봐도 그렇다.

참고자료 : <대중음악과 TV: 엔터테인먼트 산업 속의 대중문화>(차우진ㆍ시민과 세계 18호)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