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바람처럼, 무희 최승희'전광주시립미술관서 사진, 회화, 아카이브 자료, 영상물 전시

광주시립미술관 최승희 특별전의 전시장
무용가 최승희의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2002년 국내 최초로 최승희 사진전(전시명 <춤꾼 최승희>)을 연 후 9년 만이다. 최승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4월 7일 개최한 <불꽃처럼 바람처럼, 무희 최승희>전은 사진 150여 점을 비롯해 회화작품, 최승희 관련 아카이브자료, 영상물 등 희귀자료들로 꾸며졌다.

최승희 사진은 정병호 전 중앙대 무용학과 교수가 20여 년간 중국, 몽골, 일본 등지를 돌며 수집한 것으로 재일교포 하정웅(광주 시립미술관 명예관장)씨가 사들여 대형인화한 후 미술관에 기증한 것이다. 사진은 무용사진뿐만 아니라 평상시 생활사진, 모델 활동사진 등 다양하다.

회화작품은 일본 작가 마츠다 레이코가 1940년대 초 최승희를 묘사한 우키요에(일본의 다색목판화)와 재일교포 김창덕, 송영옥이 최승희 사후에 그린 유화들로 구성됐다.

아카이브 자료에는 최승희의 활동 당시 공연 티켓과 리플렛, 포스터, 편지, 서적 등이 선보인다. 또한 TV에 방영되었던 최승희 다큐멘터리와 최승희가 월북 후 안무해 북한 최초의 천연색 영화로도 제작된 민족무용극 '사도성의 이야기' 등 영상물을 상영, 최승희의 드라마틱한 삶과 예술세계를 역동적으로 보여 준다.

1938년 현대무용 리릭그 뽀엠
최승희는 일제강점이라는 암울한 시대에 국제적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월북예술가라는 이유와 친일 논란 등으로 예술세계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미술관측은 "이번 전시가 일제강점기와 해방, 민족분단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를 거치며 친일예술가, 월북무용가라는 이념적 굴레를 쓰고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최승희 연구와 조명사업에 도화선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최승희 특별전은 8월 21일까지 계속되며, 이후에는 사진을 중심으로 오는 10월 일본 도쿄, 11월에는 서울에서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062)613-7100


일본 작가 마츠다 레이코의 '최승희 검무'(1940)
1939년 파리 공연 후 딸 안승자에게 보낸 엽서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