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클래식 전문지 기자, 현직 의사, 번역가 등 다양한 배경나만의 노하우로 클래식 초보부터 마니아까지 사로잡아

수강생들로 가득 찬 풍월당에서 열강하는 씨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팝송 키드들이 추억하는 과거 중 하나는 청계천 세운상가의 속칭 '빽판(해적음반)과 '월간00' 같은 잡지가 아니었나 싶다. 풍족하지 않던 시절, 팝음악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엔 누구나 아련한 추억 하나쯤 가지고 있다. 클래식 애호가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이 한 장의 명반>시리즈로 유명한 안동림 전 청주대 교수에게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어려운 시절, LP판 한두 장씩 사 모았던 안 교수는 결혼 후 아내 눈치가 보여, 개집 옆에 몰래 숨겨뒀다가 개가 물어뜯어 모두 들을 수 없게 된 일이 있었다. 가끔 들르던 음악감상실은 그야말로 당시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라고 했다.

1990년대에는 PC통신 동호회에 붐이 일면서 클래식 애호가들 역시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동호인들은 구하기 어려운 음반을 모여서 감상하거나 해외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를 번역해 정보를 공유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보량이 급격히 증가해 음악을 감상하거나 정보를 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정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려운 지금의 현실에서는 오히려 길을 잃기 십상이다.

게다가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어렵다고 여겨지던 클래식 공연에 '재미있는 해설'이 곁들여지는 등 그 눈높이가 대중과 접점을 찾아가면서 관객과 무대 사이의 먼 거리는 한층 좁아지고 있다. 그런 노력의 흐름 중 하나가 2000년대 들어 활성화된 클래식 음악의 감상과 해설을 강의하는 아카데미이다.

이용숙
10여 년이 지난 현재, 공연장보다 음악 강좌만 순회하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흥미를 돋우는 강좌들이 다수 눈에 띈다. 하지만 강의는 어디까지나 "음악의 맛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이 충고는 새겨 들을 만하다.

강의를 섭렵했다 하여 클래식 음악의 모든 것을 통달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강좌에서 길러진 배움을 바탕으로 공연감상이라는 마침표를 찍어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폭넓은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클래식을 가르쳐주는 이는 누구일까?

전 클래식 전문지 기자부터 현직 의사, 바이올리니스트, 번역가 등 다양한 배경을 이들이 클래식에 대한 열정으로 강단에 서고 있다. 그들의 배경에 따라 강의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또 그들을 찾는 이들은 누구일까?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질문을 공통적으로 던졌다.

장일범
1) 현재 정기 강의는 어디에서 하세요?
2) 각 강의의 주요 수강생은 어떤 분들인가요?


겉으로는 '음악 칼럼니스트'라는 공통된 직함을 달고 있지만 자신만의 내공으로 클래식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과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는, 5인의 클래식 강좌 고수들을 만나봤다.

독문학 번역가이자 음악 칼럼니스트,

1) 무지크바움, 세종예술아카데미, 세일아트홀
2) 무지크바움 저녁반에는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40대 이상의 남성 전문직과 젊은 여성 직장인이 많다. 세일아트홀은 오후에, 세종예술아카데미는 오전에 열리는데, 가정주부나 은퇴자들이 많다. 세일에는 초심자가, 세종에는 오페라에 대해 조예가 깊은 수강생이 많다.

정갈한 말솜씨의 씨는 독문학 공부를 위해 독일 유학까지 다녀왔다. 유학을 마치고 온 그녀가 그동안 번역한 책이 40여 권에 이를 정도로 전문 번역가로서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유정우
그녀가 번역한 소설 <알리스>(유디트 헤르만 저, 민음사)도 현재 출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어느새 음악 칼럼니스트의 영역은 그녀 삶 속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계기는 독일 유학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에 본 오페라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같은 대학에서 오페라 역사, 사회사, 발성 등을 추가로 공부했고 귀국 후, 오페라에 관한 글쓰기를 이어갔다. "제가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웃음)" 그녀 역시 지금의 변화에 놀라워한다.

그녀의 오페라 강좌는 문학을 기반으로 한다. 세일아트홀과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하는 오페라 강좌가 그렇다. 전체적인 오페라 창작 배경, 당시의 사회상 등을 설명하면서 원작 문학과 오페라가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를 보여준다. 마스네의 <베르테르>는 그 유명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 베르디의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왕의 쾌락>을 원작으로 하듯, 대부분의 오페라가 문학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이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극도의 악한으로 그려져도 오페라로 옮겨오면 노래하는 동안만큼은 누구나 매력적이어야 해요. 그래서 악역의 캐릭터도 조금씩 바뀌지요. 단순한 줄거리 설명뿐만이 아니라, 문학이 오페라로 바뀔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드리면 재미있어 하세요."

지난 4년간 오페라 강의를 해온 무지크바움에서는 올해부터 한층 통섭적인 강의를 하고 있다. <오페라&컬쳐>는 오페라 최신 영상물을 보여주거나 오페라와 관련이 없어도 철학과 역사, 문학을 결합한 인문학적 소양을 더할 수 있는 강좌다. 음악이란 프레임을 통한 세상 바라보기이다.

정준호
"혜강의 <성무애락론>에 음악이 인간을 순화시키는지, 흥분하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음악이 인간을 오히려 격정적인 상태로 만든다는 식의 소설이거든요.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었고요."

무엇보다 그녀는 오페라를 단지 음악의 한 장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유럽 전체의 역사와 사회와 문화사를 보여주기에 여전히 흥미롭다고 말한다.

유쾌한 만능 엔터테이너,

1) 마리아 칼라스홀
2) 강의가 오후에 이루어지다 보니, 30대부터 60대까지의 여성들이 많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많다. 각종 공연장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이나 대학원 최고위과정 강의실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들린다. KBS 1FM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의 가정음악>의 DJ이기도 하다. 최근엔 tvN의 <오페라 스타>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최은규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그가, 마리아 칼라스홀에서 강연 프로그램을 짜는 기준은 명확하고 실용적이다. 그 해에 열리는 오페라 공연이 프로그램이 되는데, 올해는 짤츠부르크에서 열리는 공연 레퍼토리로 커리큘럼을 짰다.

최근에 열린 강연에서 그는 스트라빈스키의 <나이팅게일>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을 소개했다. 이후 벨리니의 <청교도>를 강의하는데, 이유는 내달 글로리아오페라단이 오랜만에 국내에서 이 공연을 올리기 때문이다.

"저는 오페라를 거의 끊지 않고, 전작 감상을 위주로 합니다. 전작에 숨어 있는 뜻을 하나하나 깊숙이 짚어주는 거죠. 그래서 한 편의 오페라를 2주에 걸쳐 강의해요, 너무 길면 조금 더 넘기기도 하구요. 음악은 자르면 전체 작품을 이해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보거든요."

메인으로 소개하는 오페라 DVD를 다 본 후에는 다른 프로덕션과 연출가의 같은 작품에서 주요 곡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보여준다. 강의 안에서 철저한 복습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그의 최고의 강점은 탁월한 말솜씨와 배우 기질이다. 그의 강좌나 특강에서 웃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는 밝고 유쾌하다. 더구나 그는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에서 종종 오페라 아리아를 직접 부르기도 한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월간 객석에서 기자 생활을 했던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1999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가 크게 성공하면서 지금까지 스타 클래식 해설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브런치 콘서트도 현재 세 개다. 경기도 문화의전당 <아츠 온 스크린>과 고양아람누리에서 마티네 콘서트 <음악, 유럽의 도시를 거닐다>, 워커힐 오페라 브런치 등이다.

"특강에서는 본 강의와 달리 세계 클래식 음악이나 오페라의 트렌드, 각 분야의 스타들에 대한 강의를 많이 해요. 저 역시도 계속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가 되는 거죠. 다만 정기강좌인 오페라 강의를 할 때는 전곡 감상을 기본으로 해서 깊이 있는 강의를 합니다."

의사와 음악 칼럼니스트 사이,

1) 예술의전당 예술아카데미, 풍월당
2) 두 곳 정기강좌에는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에 조예가 깊은 이들이 많고 특강에는 초심자가 많은 편이다.

클래식의 선율에 푹 빠진 씨의 본업은 의사다. 강북삼성병원에서 흉부외과 교수까지 지낸 그는, 클래식 음악 강연과 원고 요청이 쇄도하면서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피부과를 개원했다. 그는 요즘 KBS2의 문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명작 스캔들>에도 고정 출연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집에 있던 클래식 음반을 듣기 시작해 국내외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를 사 모으면서 독학했다고 한다. 음반보다는 실황 공연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과거의 연주자보다는 현대 연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직접 오보에를 배우면서 아마추어 연주가로서의 실전 감각도 키웠고 해외 공연 뉴스를 찾아 읽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공연을 보기 위해 해외에 나가기도 했다. 덕분에 요즘의 클래식 음악이나 오페라의 트렌드에도 민감해졌다.

"요즘 오페라의 트렌드라면 무대 연출, 드라마가 강조되는 시기이다 보니, 예전처럼 노래만 잘해서는 관객들을 만족시켜줄 수가 없어요. 각광받는 오페라 가수들이 노래는 기본이고, 연기와 외모도 뛰어난 건 그 이유죠. 기악에서는 예전에 독일이나 프랑스, 미국 등 각국의 연주기법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연주기법이 생겨서 연주기법의 차이는 없지요. 대신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1등만 살아남는 살벌한 시대가 된 거죠."

그의 오페라 강좌는 역사적인 배경과 스토리, 용어 정리, 그리고 각 작곡가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을 깊이 있게 소개한다. 베르디와 푸치니 작품이 가장 많고, 모차르트 바그너, 로시니나 도니제티, 벨리니 같은 벨칸토 오페라와 19세기 후반의 사실주의 오페라까지, 바로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시대별 대표 오페라를 폭넓게 아우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은 베르디와 푸치니 같은 이탈리아 낭만주의 작곡가들이 차지한다. 여기에, 처음 가면 낯설 수 있는 현지 극장에서의 관람 태도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진다.

이른바 클래식 고수들이 모인 동호회 특강에서는 최신 정보와 작품에 숨겨진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그 자신이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독학을 해왔기 때문인지 기본적으로 강의는 어려운 말도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모토다.

"클래식 음악이나 오페라 하면 고급 예술이라거나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는 식의 강박적 접근을 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 장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주눅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유럽 사람들도 자기 나라말이라고 해도 오페라가 친숙하지 않으면 아리아 가사를 알아듣기 어렵거든요. 더구나 고전 예술이니 100프로 이해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제 강의 때는 '절대 졸지 말아야 할 부분'과 '졸아도 괜찮은 부분'을 짚어주죠. 직장 끝나고 공연 보러 가면 피곤하거든요, 하지만 시간과 돈을 들인 만큼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있으니까요."

공부한 만큼 더 가르쳐주는 클래식 오딧세이,

1) 푸른역사 아카데미, 무지크바움
2) 무지크바움의 오전 수업은 주부 수강생이 대부분이고, 저녁 수업에는 30대부터 60대까지, 전업주부에서 의사까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하다.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 코리아'에서 편집장을 지낸 씨는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최근 다시 독문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강연을 줄였다. 현재 KBS 1FM의 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무지크바움에서 두 개의 강의를 격주로 진행하는데, 하나는 '말러의 해'를 맞아 한 달에 한 작품씩 말러 교향곡을 집중 조명하고 있고, 다른 하나에서는 '베토벤 교향곡'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라는 베토벤은 서양 고전음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기에 짚어보고 있다고 했다.

"작곡의 기원이라던가, 당대의 의의처럼, 어떻게 해서 이 곡이 작곡되었는가를 알려줍니다. 가령 베토벤 3번 교향곡 '영웅'은 나폴레옹과 헤겔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죠. 교향곡 5번 '운명'은 E.T.A 호프만이라는 독일 작가와 관련이 있죠. 이 외에도 베토벤이 책을 읽고 영향을 받았거나 또는 베토벤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직간접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 강의는 이러한 관계를 통해 당시 음악가들의 관계망과 그것이 작품에 미친 영향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그의 저서 <스트라빈스키>(을유문화사)의 컨셉과 많이 닮아있다.

내달부터 시작되는 푸른역사 아카데미의 <음악사의 하이-피델리티>는 인문학적 소양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그가 쓴 <이젠하임 가는 길>을 토대로 하는 강좌로, 음악을 듣기보다는 역사나 철학, 미술, 문학 등을 더한 통합 인문학 강좌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그 자신에게도 실험적인 강연이다. 푸른역사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미술사나 문학 강의와도 함께 호흡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음악 애호가보다는,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올 거라고 예상해요. 선택에 따라 음악 강좌만 들을 수도 있지만 거기에서 열리는 다른 수업도 함께 들을 수 있거든요. 각기 다른 수업을 들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스스로 고백하듯, 는 수강생들에게 친절한 강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강연은 클래식 음악에 관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넓은 시야에서 예술을 체감할 수 있다. "예습과 복습이 불가능한 내용이어서 더욱 소중하다"는 한 수강생의 말대로, 알면 알수록 건질게 많은 강의임에는 틀림없다.

클래식 음악 읽어주는 바이올리니스트,

1) 예술의전당 예술아카데미, 부천필과 함께 하는 음악감상반, 풍월당
2) 부천필과 함께 하는 음악감상반, 특히 오후반에는 소위 고수들이 많다. 예술의전당의 저녁반은 젊은 직장인과 은퇴자, 전업주부 등 다양하고, 풍월당에는 듣고 싶은 강연 주제를 골라 오는 분들이 많다.

복잡한 클래식 음악을 해석하는 일은 클래식 애호가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 연주자가 아니고서는 각양각색의 음표로 가득 찬 어지러운 악보는 감히 읽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가끔은 음악 그 자체에 파고들고 싶은 마음을 누를 길이 없는데, 그런 아쉬움을 해소시켜 주는 음악 칼럼니스트가 씨다.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던 덕에 그녀에게는 오페라보다 교향악이나 작곡가 시리즈 강좌 요청이 많다.

평소 글쓰기를 원했던 그녀는 부천필에 몸담은 동안 대학원에서 음악학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부천필에서 프로그램북을 제작하거나 '해설이 있는 음악회'가 열릴 때면, 직접 원고를 쓰고, 가끔은 바이올린이 아닌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또 부천필에서 장기 프로그램으로 진행해온 말러 시리즈를 하는 동안에는 공연 한 시간 전 말러 곡을 해설하고 프렐루드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에서 <클래식 세계 여행>이라는 테마로 국가별 클래식을 소개하는 그녀의 강좌는 작곡가의 생애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에 이어 체코, 헝가리, 북유럽 등으로 이어지는 강좌다. 각 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를 소개하는데, 반응이 좋다.

"우리나라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곡은 독일 작곡가 위주거든요. 얼마 전에는 헝가리 음악의 기원부터 대표 작곡가인 리스트, 코다이, 바르톡의 작품을 살펴봤어요. ?곡을 자세히 보는 것도 있지만 가급적 많이 들려드리려고 해요."

대곡은 전곡을 들려주기보다는 중요한 단서가 있는 부분을 잘라낸 음원을 만들어 들려준다. 그녀의 강의엔 악보도 종종 보여진다. 수강생들이 악보를 굳이 읽지 않더라도 거기에 쓰여진 음악 용어라든가, 선율의 흐름은 느낌으로 알 수 있으니 음악을 들을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각 악기 소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자주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한 강의에서 했던 컨텐츠를 다시 다른 강의에서 하기가 쉽지 않아요. 중복해서 듣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강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긴 하지만 저 역시도 반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늘 새로운 강의를 준비해야 하죠. 하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웃음)"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