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전광영 개인전 '집합 Aggregation 2007-2011' 갤러리현대 6월 30일까지
삼각형의 스티로폼 조각을 일일이 한지로 감싸 맞춘 '집합Aggregation' 시리즈는 "고향의 전통으로 미국, 유럽의 추상표현주의를 확장했다"(헤리 필브릭 펜실베니아 미술대학 박물관장)는 평을 받았다.
기원이 재미있다. 작가의 삼촌이 운영하던 한약방이 영감의 뿌리라고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감기에 걸려 한의원에 갔을 때 본 수많은 약봉지를 잊지 못했다.
의사가 진찰을 하고 탕약 냄새가 풍기는 동안, 어머니는 손을 잡아주었고, 아이는 천장을 바라봤다. "종유석처럼 삐죽삐죽 불거져 나온"(오광수 미술평론가) 추상적 형태는 한의원 풍경에 대한 오마주이자 생활의 발견이기도 한 셈이다.
'한지'라는 소재에 담긴 지역성과 일상문화는 작품의 함의를 풍성하게 한다. 책은 물론, 창문과 물건 포장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 한지의 강인함과 유연함은 전광영의 작품의 또 다른 모티프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갤러리현대 강남에 2007년부터 올해까지의 행보가 '집합Aggregation 2007-2011'한다. 02-519-0800.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