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전광영 개인전 '집합 Aggregation 2007-2011' 갤러리현대 6월 30일까지

'Aggregation09-SEO56', 2009
들여다 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둘두둘한 표면의 질감과 치밀한 조직이 고서의 한지로 빚어졌다는 걸. 모던한 형식과 전통적 소재의 절묘한 합은 세계를 매혹한 전광영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다.

삼각형의 스티로폼 조각을 일일이 한지로 감싸 맞춘 '집합Aggregation' 시리즈는 "고향의 전통으로 미국, 유럽의 추상표현주의를 확장했다"(헤리 필브릭 펜실베니아 미술대학 박물관장)는 평을 받았다.

기원이 재미있다. 작가의 삼촌이 운영하던 한약방이 영감의 뿌리라고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감기에 걸려 한의원에 갔을 때 본 수많은 약봉지를 잊지 못했다.

의사가 진찰을 하고 탕약 냄새가 풍기는 동안, 어머니는 손을 잡아주었고, 아이는 천장을 바라봤다. "종유석처럼 삐죽삐죽 불거져 나온"(오광수 미술평론가) 추상적 형태는 한의원 풍경에 대한 오마주이자 생활의 발견이기도 한 셈이다.

'한지'라는 소재에 담긴 지역성과 일상문화는 작품의 함의를 풍성하게 한다. 책은 물론, 창문과 물건 포장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 한지의 강인함과 유연함은 전광영의 작품의 또 다른 모티프다.

'Aggregation 07-D122'
2008년 미국 뉴욕 로버트 밀러 갤러리와 코네티컷 주 얼드리치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 후 해외에서 주목받아 2012년까지 미국과 중국, 독일에서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 전광영 작가의 한국 전시가 6월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갤러리현대 강남에 2007년부터 올해까지의 행보가 '집합Aggregation 2007-2011'한다. 02-519-0800.


'Aggregation10-NV039', 2010
'Aggregation07-A135', 2007
'Aggregation08-N044', 2008
'Aggregation08-D053 BLUE', 2008
'Aggregation08-JU014 BLUE AND RED', 2008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