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최찬미 개인전 'REVIVAL_Cinderella version' 갤러리 스페이스선+ 6월 18일까지

'DRESS', CMDR10102711, fishbone, 85×97×147cm, 2010
아름답다. 드레스와 구두, 왕관과 핸드백. '신데렐라'의 것답다. 색은 은은하고 짜임은 정교하다.

530개의 가리비, 가자미 10마리의 등뼈, 56개의 숭어 눈알, 5개의 우럭 머리중심뼈.... 드레스의 재료들이다. 과연, 가까이 보니 저 우아한 치맛자락이 해물의 사체다. 구두와 왕관, 핸드백 모두 생선뼈로 만들었다.

죽음을 품어 아름다움에는 명분이 생겼다. 이건 부활이다. 한 번 생명이 스러졌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먹히는 용도에서조차 밀려난 생선뼈도 이렇게 빛날 수 있다.

신데렐라의 모티프는 반전의 의미를 더한다. 작품에서 잔혹하고 피폐한 죽음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버려진 것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준 정성과 상상력만이 남았을 뿐이다.

사실 이런 아름다움은 자연스럽다. 사체가 거름이 되고, 죽음이 또 다른 삶의 근원이 되는 순환이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버린다'는 개념 자체가 인간의 것이다.

'BAG', CMBG10090132, fishbone, 20×9.5×3.5cm, 2010
그러므로 고작, 드레스와 왕관, 구두와 핸드백의 형상으로도 죽음의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 없다. 작가는 자신이 관찰한 생선의 생애를, 죽음을 통과해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비디오 작품으로도 담아냈다.

최찬미 작가의 개인전 'REVIVAL_Cinderella version'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 스페이스선+에서 6월18일까지 열린다. 02-732-0732


'HIGHHEELS', CMHH10081241, fishbone, 23×8×8cm, 2010
'TIAPA', CMTR10052021, fishbone, 14×8.5×9cm, 2010
'REVIVAL', 단채널 비디오, 00:02:09, 2011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