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김지선 개인전 '어떤 곳' 송은아트큐브 10월 19일까지
색이라고는 없는데도 황홀하다. 넝쿨 같은 선을 헤집으며 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만큼 보인다. 오래 들여다볼수록 자신만의 비밀이 생긴다.
김지선 작가는 펜 하나로 이 모든 마법을 부렸다.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의식의 흐름'에 가깝다. 하나의 점에서 출발해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접합하며 화면을 채워나간다. 사물들은 인과관계가 아닌 우연의 고리들로 연결되고, 그 느슨한 간격은 시가 된다.
정밀함은 경이로움을 더한다. 선들은 뜻 이전에 모양만으로도 아름답다. 한 땀 한 땀 수놓은 자수 같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예술은 사람의 손에서 나온다.
김지선 개인전 <어떤 곳>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송은아트큐브에서 9월 6일부터 10월 19일까지 열린다. 02-3448-0100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