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정부 고위 관리 출신인사가…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C&K주식으로 40억 차익 카메룬 광산개발권 개입으로 주가조작설 제기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지난 6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개인 간의 주식 거래였다" 조중표 전 실장 해명
"광산개발 팩트로 주식 상승" C&K 반박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이 MB정부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외교통상부가 다이아몬드 개발업체의 발표를 검증도 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내줬다는 것이다. 이 보도자료가 나간 뒤 다이아몬드 개발업체인 C&K인터내셔널의 주가는 폭등했다. 주목할 것은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주가가 폭등하자 최고점에서 보유주식을 팔아 치웠다는 점이다.

의혹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기관이 왜 확인도 하지 않고 개인회사가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발표했는가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부 고위 관리 출신인사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사고팔아 큰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이에 지식경제위원회는 지난 29일 국정감사에서 C&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개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C&K 측이 카메룬 정부에서 광산개발권을 획득할 때 사업성을 부풀리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권 핵심 인사 연루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C&K 측이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7억3,000만 캐럿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정확한 매장량 근거가 없다. 완전사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박 전 차관이 지난해 5월 카메룬을 방문해 C&K 측의 개발권 획득 과정에 개입했다"며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자료에도 이런 내용이 나와 있다"고 박 전 차관과의 관계를 따져 물었다.

C&K 다이아몬드 개발의 사실여부를 떠나 사업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다분하다.

지난 5월부터 검찰과 금융감독원은 C&K 계열사 C&K 마이닝의 '카메룬 요카도마 다이아몬드 광산 탐사 승인'에 따른 주가조작 의혹과 총리실, 외교통상부 지원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회사의 주가조작과 주식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C&K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은 5월 17일 총선 출마를 이유로 차관직을 사퇴한 박 전 차관이다.

지난해 12월 17일 외교통상부가 매우 이례적으로 'C&K 마이닝이 카메룬 상기 광산에서 4억 2천만 캐럿 매장량의 세계 최대규모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고 세계 연 생산량의 2.6배'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 발표 뒤 C&K의 주식은 2010년 12월 16일 3,465원에서 12월 17일 이후 한때 18,350원으로 급등했고 2011년 1월 10일에는 시총 8,516억으로 코스닥 시총 13위를 기록했으며 불과 2-3주 만에 10배 증가했다. 외교부가 정부공신력으로 보도자료를 내 거래소 공시를 대신한 것이다.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보름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사업 실체에 대한 의문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이 회사의 주요 임원과 사외이사 및 자체 보유 주식을 매도한 타이밍이 절묘했다는데 있다. 1월 21일 지분 10만여 주는 최고 고점인 15,100원에 매도했는데 이후 하락하여 10,800원으로 떨어졌다. 이런 식으로 관련자 4명과 회사가 직접 매각한 주식은 42만 8000주에 차액만 40억 원 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출신의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도 이 회사의 주식 폭등으로 차익을 얻었다. 조 전 실장은 이 회사의 고문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실장은 6일 C&K의 홈페이지에 "주주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직을 떠난 후 오덕균 C&K 회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9년 4월부터 자문해 왔다"며 "주식 거래는 순전히 개인 간의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지난1월 26일 현지를 방문해 'C&K 마이닝'의 개발권 부여 축하 행사에 참여했다. 김 대사는 총리실에서 외교부로 자리를 옮겨 '에너지 자원대사'직을 맡았다. 조 전 실장과 김 대사는 박 전 차관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다이아는 있다" 진실게임

이에 대해 C&K 측은 지난달 30일부터 6일 현재까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반박자료들을 하나씩 공개했다. C&K 측은 자사의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을 음해하는 인물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감 등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하나하나씩 반박했다.

C&K 측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반박자료를 내고 일부에서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C&K 측은 정태근 의원이 "시추를 2,000개 이상해야 하는데 176개만으로 정확한 추정 매장량을 산출할 수 없다.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매장량 조사에는 통상적으로 수백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나 UNDP가 이미 대부분의 지질조사, 지구물리학, 항공촬영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한 조사를 해 놓았기에 어떤 대기업이나 세계적인 전문가들 보다 완벽한 자료를 만들 수 있었다. 매장량 산출방식도 퇴적을 받은 역암층 탐사는 2x4m, 4x8m, 깊이 3-5m의 대규모 항정을 파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한 개의 항정은 수백 개의 시추공 보다 훨씬 큰 탐사량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의원은 "UNDP 95-97년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UNDP에 매장량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C&K 측은 "당사는 UNDP 70, 80, 90년대 자료 모두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95년 UNDP탐사보고서에 의하면 모빌롱 광산의 평균 품위가 1m3당 0.7 캐럿에 달하며, 역암층이 50km x 5km에 걸친 면적에 발달하여 '다이아몬드 저장고'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가 개입된 카메룬 다이아몬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외교부 보도자료는 C&K와 관련이 없다. C&K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부탁한 사실이 없다. 박 전 차관은 2010년 3월 국무차장시절 카메룬 광산 브리핑하면서 처음 만났다. 박영준 전 차관의 카메룬 방문은 C&K가 요청한 것이 아니며, 박 전 차관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중 카메룬에 20여명의 사절단과 함께 림베항 프로젝트 등을 협의코자 방문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C&K는 해명했다.

또 박 전 차관-조 전 실장-김자원대사 등 총리실 라인의 주가조작 연계설에 대해 C&K는 "당사에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 중인 조 고문은 해외비지니스 관련 주요 계약 및 자문을 하고 있으며, 박 전 차관과는 일면식도 없고, 근무 기간도 서로 상이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가 조작을 통해 자사주 매도 및 임원들이 매도해 4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원혜영 의원의 지적에 "당사는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없다. 카메룬으로부터 두 번째 개발권을 받은 기업이자 카메룬 정부와 합작법인인 C&K Mining Inc.이 다이아몬드 광산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기에 팩트로 주식이 상승한 것"이라며 "자사주는 경영활동 상 재무건전성을 위한 조치였다. 임원들의 매도 역시 2년 이상 보유하였으며, 전부 매도가 아닌 일부 매도로 개인적인 필요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C&K 주가조작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C&K의 주가 조작과 정부 고위관료의 개입 의혹이 커지자 감사원이 진상 파악을 위한 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예비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달 초중순경 본격적인 감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환기자 jjh@sphk.co.kr